마크롱 연기 요청에 英 왕실도 동의
노조 주도 연금 개혁 저지 시위 확산...다음주도 예고
마크롱 "연기 불가피...연금 개혁 늦추진 않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프랑스 정부가 추진하는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프랑스 방문이 연기됐다.
프랑스 엘리제 궁과 영국 왕실은 24일(현지시간) 오는 26~29일로 예정됐던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연금 개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찰스 3세 방문 기간 중에 예정돼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방문 연기를 요청했고, 영국 왕실도 이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문은 찰스 3세 국왕의 취임 후 첫번째 해외 공식 방문이었다. 마크롱 대통령도 영국 국왕의 첫번째 방문과 회담을 통해 유럽 내 지도적 지위를 대내외 과시하려던 구상이 차질을 빚게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한편 마크롱 대통령 정부는 연금 수령 연령을 64세로 2년 더 연장하는 것을 골자로 한 연금 개혁을 추진하고 있지만 프랑스의 노조와 시민단체, 야당은 일제히 이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동단체들이 주도하는 연금 개혁 저지 가두 집회는 수도 파리를 비롯해 프랑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프랑스 전역에서 100만여명의 시민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고, 일부 시위대와 경찰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등 프랑스 정국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노조들은 찰스 3세의 국빈 방문 중인 28일에도 대규모 장외 시위를 예고해 둔 상태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시위와 관련한 상황을 고려, 찰스 3세 국빈 방문을 상식적이고 우호적으로 맞이하기 위해 연기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기된 찰스 3세의 프랑스 방문이 올 여름쯤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밖에 노조 등의 강력한 반발과 시위 확산에도 불구하고 "연금 개혁 추진을 미루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국 왕실은 오는 29~31일로 예정된 찰스 3세 국왕의 독일 방문은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