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 3번째 성과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정부는 외교부와 경찰청, 아동권리보장원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시행 중인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42년 전 실종돼 독일로 입양된 아들 A(46세, 실종 당시 4세, 독일 거주) 씨와 친모 B(67세) 씨 등 가족들이 16일 극적으로 상봉했다고 밝혔다.
이번 상봉은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재외공관(14개국 34개)에서 입양인의 유전자를 채취·분석해 국내 가족과 친자관계를 확인하게 된 세 번째 사례다.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사진=뉴스핌DB] |
외교부에 따르면 아들 A씨는 1981년 1월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실종된 이후 독일로 입양됐다. 그는 성인이 된 후 2009년 국내 입국해 '가족을 찾고 싶다'며 수원서부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를 채취했으나, 당시에는 일치하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다 친모 B씨가 지난해 6월 여주경찰서에서 '헤어진 아들을 찾고 싶다'며 유전자를 채취했고, 이를 계기로 작년 7월 두 사람의 유전자 간에 친자관계 가능성이 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이 나왔다.
정확한 친자관계 확인을 위해선 두 사람의 유전자를 재채취해 정밀한 2차 유전자 분석 작업이 필요했다. 국내에 거주 중인 친모 B씨와 달리 아들 A씨는 독일에 거주하고 있어 이전이라면 A씨가 국내에 입국해야 하는 등 재채취가 번거로운 상황이었으나, 2020년부터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운영해 온 '해외 한인 입양인 가족 찾기' 제도를 통해 손쉽게 문제가 해결됐다.
경찰은 아들 A씨에게 재외공관에서 유전자를 재채취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이에 A씨는 2022년 11월 주독일 대한민국대사관을 방문해 유전자를 재채취했고, 국립과학수사원 감정 결과 아들 A씨가 친모 B씨의 친자임이 올해 1월 최종 확인됐다.
이후 아들 A씨와 가족들의 상봉을 추진하기 위해 이 사건을 담당한 여주경찰서와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는 함께 상봉일정·장소·방식 등을 세심하게 조율했고, 상봉 이전에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를 상담·안내해주는 등 입양인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날 독일로 입양된 아들 A씨와 한국의 가족들은 42년의 기다림 끝에 감격적인 상봉의 기쁨을 누렸다. 가족 상봉은 아들 A씨가 한국으로 입국해 친모 B씨가 직접 운영하는 경기 여주에 있는 식당에서 친형 C(48세) 씨와 함께 세 가족이 대면하면서 이뤄졌다.
아들 A씨는 "친가족과 재회하게 된 것은 큰 축복이다. 마침내 나의 과거와 뿌리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정말 기쁘다"며 "도와주신 경찰, 대사관, 입양인지원센터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친모 B씨는 "둘째 아들을 찾게 해달라고 날마다 기도했는데, 유전자 등록 덕분에 결국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며 "도와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장기실종자 발견은 실종자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이다. 이번 상봉이 더 많은 실종아동을 찾게 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하며, 앞으로도 경찰은 장기실종아동 발견을 위하여 유전자검사 고도화 등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법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더 많은 해외 입양 동포들이 현지 재외공관을 통해 친부모 등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아동권리보장원 관계자는 "경찰청,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더 많은 해외 한인 입양인분들이 이 제도를 이용하여 가족을 찾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입양인들의 뿌리 찾기를 위해 입양기관이나 아동복지시설 등에서 보유하고 있는 과거 입양정보에 대한 전산화 작업을 지속하는 등 관리체계 구축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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