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에서 영세 문학가, 예술인들에게 집필 장소를 제공하는 연희문학창작촌 입주작가를 모집한다. 장애예술창작센터,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등에도 입주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어 소외된 예술가들과 예비 예술인력의 희망을 지원한다.
◆ 연희문학창작촌, 정기공모 이어 수시공모…예비 문학가들에 문호 개방
서울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연희문학창작촌은 2009년 문을 연 서울시 최초의 문학 전문 창작공간으로, 작가에게는 레지던스(집필실)를 제공하여 창작 산실로, 시민에게는 문학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주택의 4개 동과 19개의 집필실로 구성되어 있으며, 야외무대, 문학미디어랩 등의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돼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
특히 지난해 정기공모에 이어 올해 수시공모는 등단 또는 창작집을 발간한 작가와 더불어, 등단하지 않았거나 이력이 많지 않아도 활발히 창작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청년 예비작가에게도 문을 개방했다. 아직 등단하지 않았어도 창작 관련 활동 이력, 등단 위한 준비나 노력, 출판 경험(공동저서 가능), 문예지, 웹진, 브런치, 텀블벅 등을 통해 작품을 최근 3년 이내 지속적으로 노출해본 경험이 있다면 공모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오는 23일까지 공모 중인 연희문학창작촌 입주 작가로 선정되면 올해 4월부터 8월 가운데 1개월 동안 창작촌 내 집필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공동주방, 세탁실, 미디어랩(도서·잡지·소규모 문학모임 공간) 등 공동시설 이용과 함께 입주작가 집체형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에도 참여할 수 있다. 기존 등단 작가들을 비롯해 문인 및 시민 향유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작가와 예비창작자, 시민들 간에 교류도 가능하다.
지난 2020년 제 11회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김초엽 소설가 등 실력있는 문학인들이 연희문학창작촌을 거쳐갔다. 김 소설가는 당시 입주작가로 선정되고 당시 두 편의 온라인 소설을 공개하기도 했다. 2022년 제 11회 벽산문학상을 수상한 신예 배해률 극작가도 그해 연희문학창작촌을 거쳐갔다.
◆ 공예·디자인 분야 및 장예예술인 지원도…정은혜·김현우 등 값진 결실
연희문학창작촌 외에도 서울문화재단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순수예술 종사자들을 위한 입주공간을 지원하고 있다. 공예‧디자인 분야 예술가들을 위한 신당창작아케이드와 시각예술분야 창작자들을 위한 금천예술공장, 장애인 예술가들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신당창작아케이드에선 작업실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 가능한 공예‧디자인 분야 예술가를 대상으로 총 32실 내외의 스튜디오를 지원한다. 공동작업실과 작가 라운지, 사진실, 커뮤니티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으며 기획전시, 제휴협력전시, 신당아트랩, 오픈스튜디오, 기타 창작 프로젝트 등 프로그램도 마련돼있다. 입주여부는 매년 심의로 결정하며 최대 3회 연속 선정 가능하다.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워크샵룸 [사진=서울문화재단] |
장애예술창작센터는 대학로에 위치했으며 올해 입주작가를 지난해 말 선발했다. 만 19세 이상 국내 거주 시각예술분야 장애예술가들을 대상으로 하며 서울 외 타 지역 거주자도 제한 없이 신청 가능하다. 워크숍룸, 휴게공간 등을 사용해 주체적인 작품활동이 가능하다. 이밖에 기획전시, 전문가 연계 프로그램, 역량강화 교육 프로그램 등도 지원한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등에 배우로도 출연했던 정은혜 작가는 장애예술창작센터의 전신인 서울문화재단 잠실창작스튜디오 11기 입주 작가 출신이다. 정 작가는 2019년부터 2년 연속 입주작가로서 재단의 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작품활동 매진할 수 있었고, 다방면에서 활약하며 좋은 결실을 맺었다.
정은혜 작가와 함께 지난해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한 청와대에서 열린 '장애예술인 특별전'에 참여했던 김현우 작가 역시 잠실창작스튜디오를 거쳐갔다. 김 작가는 2017년 9기 입주작가로 선발됐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작업 공간을 갖게 돼 개인작업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엔 처음으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발달장애 작가 김현우 씨와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
서울문화재단의 창작공간 입주작가 모집은 보통 정기공모를 통해 선발한다. 금천예술공장, 신당창작아케이드, 연희문학창작촌, 서울무용센터, 서울장예예술창작센터까지 총 다섯 분야의 순수예술분야 종사자들을 지원한다. 주로 각 공간 별로 6개월, 3개월 장기 입주작가들을 대상으로 정기공모를 진행한다. 1개월 단기 입주작가들을 위해 일부 공간이 남겨져있을 경우 수시공모가 이루어진다. 장기 입주작가들 가운데 일정 변경으로 공실이 생길 경우 추후 공모가 열릴 수도 있다.
재단에 따르면 2023년 서울문화재단 창작 공간 중 입주작가 운영 중인 5개 공간(금천예술공장, 연희문학창작촌, 서울장애예술창작센터, 신당창작아케이드, 서울무용센터) 직간접적 지원에 약 18억 9000만원을 예산이 사용된다. 전년(약 17억 8000만원) 대비 1억 1000만원 증액된 규모다.
서울문화재단 운영 창작지원센터 측은 "입주작가의 경우 창작지원금을 주는 형식이 아니고, 안정적으로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무료 혹은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공간을 제공하고, 연말 결과전시, 오픈스튜디오 등을 개최하는 간접지원의 형태가 다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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