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연설회 한 시간 전부터 당원들로 혼잡
김기현 등장에 지지자 줄 수백미터 이어져
정진석 "내년 총선 새 지도부와 반드시 승리"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 이틀차를 맞은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는 수천명 당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는 오후 3시부터 시작되지만 이미 부산항은 2시쯤부터 붉은 옷을 입은 당원들로 가득 찼다.
부산항여객터미널 입구 밖에는 당원들이 수십명씩 무리를 지어 북과 꽹과리를 치며 각 후보를 응원했다. 4번 게이트 앞 좌측에는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이 '이기는 김기현', '미래희망 김기현' 등이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김기현'을 연호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김기현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3.02.14 parksj@newspim.com |
김기현 후보 진영 옆에는 안철수 후보 진영이 자리했다. '총선압승 안철수'가 적힌 붉은 야구점퍼를 입고 붉은 모자를 쓴 약 20명의 지지자는, 박자에 맞춰 북을 두드리며 안 후보를 응원했다. 바닥에는 안 후보를 응원하는 문구가 적힌 3m가량의 현수막이 줄줄이 놓였다.
황교안 후보 진영도 마찬가지였다. 응원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지지자들은 박자에 맞춰 '황교안 당대표'라고 소리쳤고, 10여명은 사물놀이 복장을 착용한 채 북과 장구, 꽹과리 등을 치며 지지의 뜻을 표현했다.
응원 열기는 내부가 더 뜨거웠다. 4번 게이트 안으로 진입하자 수백명씩 모인 지지자는 15m 정도 되는 긴 현수막을 들었다. 연설회가 열리는 5층도 응원단으로 혼잡을 빚었다. 수백명씩 모인 지지자들은 복도를 가득 채워 양쪽에 현수막을 들고 각 후보 이름을 외쳤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황교안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3.02.14 parksj@newspim.com |
일부 최고위원 후보는 미리 현장에 도착해 당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김병민, 태영호 후보는 2층과 5층을 오가며 입장하는 당원들을 향해 90도로 허리 굽혀 인사했다. 일부는 후보를 꽉 끌어안거나 주먹을 쥐며 '화이팅'을 외치는 당원도 있었다.
2시30분쯤이 되자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허은아, 김용태, 이기인 후보가 함께 등장했다. 이들을 알아본 당원들은 활짝 웃으며 "응원합니다"라고 외쳤다. 연설회장에 입장한 후보들은 나란히 어깨동무한 뒤 당원 앞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곧바로 등장해 '거부할 수 없는 개혁 천아용인'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당원을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김기현 후보가 2시35분쯤 모습을 드러내자 김 후보를 따라가는 지지자로 수백미터의 줄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연설회장에 입장하자 지지자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고, 김 후보는 지지자들 향해 양손을 번쩍 들거나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기인, 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후보가 지지자들 앞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다. 2023.02.14 parksj@newspim.com |
3시쯤이 되자 안철수, 황교안 후보와 각 최고위원, 청년최고위원들이 합동연설회장 자리에 앉았고, 후보들과 인사하기 위한 인파가 몰려 한때 혼잡을 빚었다. 연설회장 입구는 들어가기 위한 사람과 나가기 위한 사람이 뒤엉켜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일부 당원은 비표가 없다며 입장을 거부당해 '왜 안 들여보내주냐'며 소리를 지르는 일도 있었다.
약 10분이 지나서야 자리가 정돈됐고, 청년최고위원, 최고위원, 당대표 후보자 순으로 비전을 발표했다.
가장 먼저 천하람 후보가 연설에 나서 "부산에 오니, 부산에서 시작해 순천에서 마무리된 임진왜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고 운을 뗐다. 마이크를 잡자마자 천 후보 지지자들이 '천하람'을 연호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었다.
그러면서 "거꾸로 공신의 자리를 왕의 비위만 맞추던 소위 윤핵관들이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공정하지도 상식적이지도 않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인사들을 간신배로 지칭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때 일부 지지자들은 '맞습니다'라며 자리에서 번쩍 일어나 소리치기도 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후보 지지자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 2023.02.14 parksj@newspim.com |
두 번째 발표는 김기현 후보가 나섰고, 유력 당권주자인 만큼 지지자들의 응원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김 후보가 등장하자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다. 김 후보 발언 내내 '당대표는 김기현' 등 응원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내년 총선거를 이기기 위해서는 민생을 해결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심판받은 결정적 이유는 민생이다. 부동산 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세금은 폭탄 맞고 일자리는 없어졌다"고 외쳤다.
아울러 그는 부울경 지역 과제도 언급했다. 김 후보는 "부산 월드엑스포 유치, 가덕도 신공항을 빨리 착공해야 한하고 산업은행도 부산으로 이전해야 하고 울산 그린벨트도 해제해야 한다"며 "진해신공항 스마트 메가허브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늘 제가 부산의 자랑스러운 5선 조경태 의원과 만나 손을 잡고 저를 대표로 만들자고 합의를 봤다"고 말했다.
황교안 후보는 경쟁자인 김기현·안철수·천하람 후보를 열거하며 "아직 우리 당 대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부산=뉴스핌] 박성준 기자 = 1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2023.02.14 parksj@newspim.com |
붉은 색 목도리를 두르고 단상에 선 그는 "이번에 대표 후보로 나오신 분들에게 묻고 싶다"며 "생명을 건 단식 해 봤나. 신념을 지키기 위한 삭발을 해 봤나. 선당후사를 위해서 험지 출마를 해 봤나"라고 소리쳤다.
황 후보는 "천하람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폄하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미화했다"며 "여러분도 그렇게 생각하냐"고 되물었고, 객석에서는 "아닙니다"라는 대답이 터져 나왔다.
안 후보는 김 후보를 겨냥해 "당대표 후보라면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면서 흑색선전으로 당의 분열과 위기를 조장하면 안 된다"며 "그런 사람은 당대표 후보 자격이 없다"고 맹공했다. 안 후보 역시 지지자들의 환호소리가 이어졌고, 안 후보가 비판의 수위를 높일 때마다 지지자들은 '안철수'를 연호했다.
그는 "당대표 후보라면 어떻게 내년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을지 자기 비전을 밝혀야 한다"며 "자기 비전하나 없이 어딘가에 기대고 얹혀가려는 후보가 어떻게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park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