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가격 톤당 123달러...3개월 만에 50% 이상 상승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지난해 연간 실적이 엇갈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의 시선이 상반기 후판가 협상에 쏠리고 있다. 톤당 80달러 대까지 떨어졌던 철광석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접어들면서 철광석을 재료로 한 후판가에도 영향이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23.66달러다. 톤당 127.6 달러인 지난 3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높으며 지난해 11월 82.42 달러와 비교하면 50% 이상 상승했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철광석의 가격 인상은 중국의 리오프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철광석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 재개될 경우 가격은 향후 더 오를 수 있다.
철광석을 원재료로로 하는 후판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팽팽히 맞서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하반기 협상에서 후판가는 10만원 인하된 110만원으로 정해졌다.
조선업계는 지난해 실적에서 적자 규모를 줄이면서 올해 흑자전환을 앞두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이어가며 올해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중공업 역시 견조한 수주 실적과 선가 회복의 영향으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새 주인을 찾은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흑자전환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철광석 가격 인상에 따라 후판가 인상이 이뤄질 경우 흑자전환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 후판가 인상분 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는 곧 비용으로 집계돼 영업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후판가 협상이 이제 막 시작한 단계에서 얼마나 오를지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환율 등의 다양한 고려 사항이 있지만 조선사는 후판가 변동이 크지 않으면 좋겠다는 게 당연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재작년처럼 갑자기 두 배 이상이 오르고 하면 조선사들 입장에서도 답이 없다"며 "앞으로 철광석 가격이 얼마나 오를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0년 6월 톤당 100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이 이듬해 6월 톤당 226달러로 2배 이상 뛰자 후판가 역시 6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2배 오른 바 있다. 그 당시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조선사들도 대규모 충당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어닝 쇼크'를 겪은 철강업계도 후판가 협상 추이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로, 현대제철은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와 파업 영향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46.7%, 33.9% 감소한 바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해 공급망 차질 완화로 실적 회복을 자신하고 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업황에 대한 기대감 및 철광석 가격 상승도 실적 회복을 자신하는 이유 중 하나다.
때문에 철광석 가격 인상에 따른 후판가 인상도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설 이후에 조선사와 후판가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직까지 협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전해 들은 바는 없다"면서도 "조선사도 턴어라운드를 앞둔 상황이며 철강사들도 실적 개선을 하는 상황이 맞물려 있다"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상했다.
그는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인상되고 있는 만큼 후판가가 인상된다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제 막 협상이 시작된 만큼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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