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6조에서 1년 새 29% 증가
코로나19 지원으로 대출 부실 위험↑
금융당국, 대손특별준비금 요구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주요 금융그룹이 미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역대급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10일 신한·우리·하나·KB금융그룹이 공개한 2022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4대 금융그룹 대손충당금 규모는 지난해 총 7조7480억원으로 2021년 5조9932억원보다 29% 늘었다.
신한금융그룹이 쌓아둔 대손충당금은 1조3057억원으로 2021년말보다 31% 증가했다. 우리금융그룹은 2021년보다 20.7% 늘어난 1조903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하나금융그룹은 20% 증가한 2조3670억원을, KB금융그룹은 58.5% 늘어난 1조7783억원을 각각 대손충당금으로 쌓았다.
대손충당금은 은행이나 기업이 향후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는 매출 채권을 회계상 비용으로 미리 반영하는 금액이다.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으면 미래 손실이 발생해도 재무제표상 경영 지표가 급격히 나빠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으나 그만큼 해당 연도 이익은 감소한다. 다만 향후 대손충당금을 환입해 장부상 비용 처리한 금액을 수익으로 바꿀 수 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2.10 ace@newspim.com |
주요 금융그룹이 자체적으로 대손충당금을 계속 쌓아두는 이유는 향후 대출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부실 뇌관으로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대출이 꼽힌다.
금융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대출 만기 연장 및 원금·이자 상환을 유예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최대 3년 동안 대출 만기를 연장하기로 했다. 만기 연장 규모는 124조7000억원(약 53만4000명)이다. 또 약 3만8000명 대상으로 총 16조7000억원에 달하는 원금 및 이자 상환을 최대 1년 동안 유예하기로 했다.
이 같은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 지원이 끝날 때 대출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를 수 있다. 현재 연체율 지표가 건전해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부동산 PF 리스크와 취약차주 미상환 등 미래 불확실성을 대비해 대규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달리는 말에 채찍을 더하듯이' 금융권에 충당금을 더 적립하라고 요구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은행권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대손준비금은 대손충당금과 비슷한 개념이나 비용이 아닌 자본으로 분류된다. 대손준비금을 많이 적립하면 자본도 그만큼 늘어나 건전성은 높아진다.
금융위는 "은행권 특별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 신설 등 업권 별 특성을 감안해 건전성 규제를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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