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과제 TF 구성…국정기획수석이 이끈다
표준운임제 추진…화주 처벌 조항 없앤다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 방침…노동계는 반발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을 주문했다. 우선순위를 선정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실질적'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대통령실은 노동개혁부터 우선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3대 개혁과제 모두가 입법과 연관이 큰 만큼, 과반 의석을 갖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주문한 3대 개혁 중 우선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당연히 노동개혁"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2.07 photo@newspim.com |
윤석열 정부는 지난 7일 노동·교육·연금 3대 개혁에 정부 개혁을 추가한 '3+1 개혁'을 핵심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이 이끄는 '중점과제 관리TF'를 구성해 관리할 방침이다.
윤석열 정부 노동개혁의 첫 대상은 노동조합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 대선 후보 당시 전국민주노동자총연맹(민주노총)에 대해 동료 노동자를 약탈하는 기득권 세력, 기득권 노조 이기주의 등으로 규정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민주노총 화물연대의 파업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강조, 사상 처음으로 화물 운송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우선적으로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의 핵심 쟁점이었던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표준운임제로 개편할 방침이다.
표준운임제는 운송사가 화물차 기사에게 주는 운임은 강제하되,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에는 강제성을 두지 않고 매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화주에 대한 처벌 조항을 없앤 게 핵심이다.
운송사에 대해서도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시정명령부터 내린 뒤 과태료를 100만원, 200만원으로 점차 올려 부과하는 식으로 처벌을 완화한다. 과태료 액수도 500만원에서 대폭 줄일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노동 개혁에 박차를 가해달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입법 사안이 많은 만큼 단기간에 성과를 나타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금 사회수석실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봤을 때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노조의 잘못된 행태, 관행 등을 바로잡는 방향으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법 개정이야 야당이 다수당인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그 전까지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부조리, 불합리한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공개하고, 현황도 알려나가면서 국민 여론을 만들어나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만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바꿀 수 있는 부분들은 바로바로 바꿀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대통령실 청사 모습. 2022.06.10 mironj19@newspim.com |
대통령실에 따르면 법 개정이 아니더라도 노조의 회계 투명성 확보는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일 오는 15일까지 노조로부터 재정에 관한 장부·서류 등 비치·보존 의무 이행 여부를 보고받는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노조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노동계는 노조 자주성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노조 탄압'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고위 관계자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회계 공시 자료 같은 경우는 많은 국민들께서 궁금해 하는 사안이다. 노동조합원들도 자신들이 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당연히 알 권리가 있는 부분"이라며 "조금 더 짚어봐야 하지만, 법 개정 없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노동유연성 확보도 노동개혁 과제 중 우선과제로 꼽힌다. 주 52시간 근무제 개편, 추가 근로제 연장 등의 규제 완화를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 기업과 노동자 모두 이익이 돌아가게 하겠다는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비롯한 사회수석실은 법 개정 없이도 조치가 가능한 문제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윤 대통령이 강조한 3대 개혁 과제들이 모두 사회수석실 소관이기 때문에 과부하가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가에서는 교육개혁 업무를 맡을 교육문화수석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까진 교육문화수석 등 새로운 수석을 신설하는 방안은 검토되고 있지 않는다고 한다.
관계자는 "현재는 (수석 신설이)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