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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나 개인전 '마른 풀 소용돌이'...무엇이든 될 수 있는 가벼움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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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4일(토)까지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보안1942(통의동 보안여관)는  2월 7일(화)부터 3월 4일(토)까지 우한나(B.1988) 개인전 《마른 풀 소용돌이》를 주최한다.

장혜정 큐레이터와 함께한 우한나 작가의 개인전 《마른 풀 소용돌이》는 우리가 함께 여기에 서 있기를 기대한다. 뿌리없이 마른 풀이 도시와 국경을 넘어 다시 뿌리내릴 수 있게 하는 물과 바람처럼, 손에 잡히는 견고함 대신 무엇이든 되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유연하고 가벼운 존재가 마침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등장하는 순간, 서로가 서로의 목격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인간, 동물의 장기, 기관의 형태로부터 시작되는 패브릭 조각을 만드는 우한나 작가의 작품 중 '복부' 시리즈는 인지하지 못 했던 작가 자신의 장기의 '부재'를 인지하며 느낀 결핍과 상실의 감정에서 출발한다.

장기의 형태를 이어받은 조각은 부재하는 존재를 대신하며 동시에 상실을 보완하고, 소유욕을 만족시킨다. 이러한 갈망과 소유욕은 가지지 못 한 것, 가질 수 없는 것에 몰두하게 하고, 나아가 자신에게 없는 것이 아닌 그저 자신과 다른 것임을 이해하는 것으로 확장한다.

작가의 작품은 이어지는 '백 위드 유'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장기를 너머 인간에게는 없는 아가미, 부레 그리고 꼬리 등을 부착하고 휴대하며 현재의 고정된 신체, 정체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상상으로 진화한다. 작가는 다른 존재의 기관을 빌어 현재의 유한한 육체, 고정된 신체 개념을 초월한, 인간을 모든 타자와 구분 지었던 기존의 이분법적인 경계에서 벗어나 다른 존재와의 수평적인 관계를 도모한다.

우한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 예술사,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23년 《Appearances》Freize No.9 Cork street, 《마른 풀 소용돌이 Tumbleweeds》아트스페이스 보안, 2020년 송은아트큐브, 2019년 피에스 사루비아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 Summer Love》(송은아트센터, 2022), 《조각충동》(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22),《슈퍼히어로》(인사미술공간, 2020), 《2020넥스트코드》 (대전시립미술관, 2020), 《두 번의 똑같은 밤은 없다》(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 2019), 《슈퍼퓨처푸드》 (아르코미술관, 2019),《 린킨아웃》(일민미술관, 2019),《LOTUS LAND》(국립아시아문화전당, 2017)의그룹전 및 아트플랜트아시아 2020 주제전 《토끼 방향 오브젝트》에도 참여한 경력이 있다. 2015년 일현미술관의 트래블 그랜트를 수상했다.


◆ 《마른 풀 소용돌이》를 위한 단서- 큐레이터와의 대화

[장혜정] 그간 한나 씨의 작업을 보아오면서, 저에게는 명확히 뭐라 설명할 수 없지만 지속적으로 맴도는 감정 같은 것이 있었어요. 그것은 작업이 담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고 한나 씨가 작업을 하며 품은 감정/생각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 둘을 향한 저의 마음 때문일 수도 있는데, 뭐든지 될 수 있는 에너지처럼 존재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전시를 함께 준비하며 저는 그 에너지를 '기다리는 마음'이라고 당분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기다림이 가진 힘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어요. 아직 등장하지 않은 것의 무한 가능성 혹은 그것을 향한 알 수 없는 두려움, 등장 직전의 의미심장함, 등장의 순간에 폭발하듯 분출되는 에너지, 그 순간을 결국 소환해 내고자 하는 간절함. 그리고 저는 한나 씨가 '등장과 소환' 모두의 주체가 된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른 풀 소용돌이》 전경. 2023.02.09 digibobos@newspim.com

[우한나] 기다리는 마음은 결국 지금 이 상태에 만족할 수 없는 불만의 상태를 내포한다고 생각해요. 때문에 에너지가 모여 기다리고, 기다리기 위해서 각자의 에너지를 모아 한 번에 날릴 '준비'를 하는 거죠. 제 작업 중 설치로 아웃풋이 나왔을 땐 늘 '현장 같음'을 추구하는데, 그게 곧 (에너지를 끌어모으고 한 번에 날릴 준비)일을 벌이려다 지친 상태, 혹은 그러려고 막 일어서는 상태, 그렇지 않으면 종말일지 새 세상일지 모를, 우리가 막을 수 없이 성큼 다가와 버리는 다음 차원, 그 직전의 섬광같은? 그런 분위기를 늘 그려왔던 것 같아요.

저는 그것들이 상황 중심일지 주체 중심일지가 중요하다기보단 그게 무엇이든 잠재력을 상상해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힘이 발휘되면 지금의 당연한 것들이 좀 변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 잠재력이 자주 무시되고 짓밟혀지고 있는 '선(goodwill)'에 가까울 거라 믿습니다. 제가 언급하는 '선'은 '착함'을 뜻하는 건 아니고요. 좀 더 포괄적 개념의 긍정적 에너지 같은 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선'이 어디냐 물으신다면 어딘지는 모르지만, 기러기 편대가 늘 향하는 방향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장혜정] 전시작 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고,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키워드로 쥐고 있던 '회전초(tumbleweeds)'에서부터 '기다리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회전초에 대한 이런저런 자료를 찾아 읽으며, '누군가에게 두려움이 되는 풀'이 라는 것이 웃기기도 하고 인상적이었죠. (회천초는 우리가 황량한 서부에 대해 갖는 낭만의 상징물일 수 있지만, 회전초는 러시안 엉겅퀴라고 불리는 침입성 잡초로 현지인들 대부분은 회전초의 습격을 두려워한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좌) 회전초_, 2023, 천, 철사, 비즈, 가변크기. (우) 젖과 꿀_, 2023, 천, 솜, 비즈, 가변크기. Ⓒ 우한나 2023.02.09 digibobos@newspim.com

[우한나] 두려움이란 감정은 쉽게 알 수 없는 것을 대해야 할 때 나타나는 감정인 것 같아요. 어떤 대상이, 또 상황이, 조련되지도 사육되지도 소유할 수도, 심지어 예측할 수도 없다면 무턱대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죠. 하지만 그만큼 매력이 있어요. 저는 기분이 좋아지고 싶을 때마다 미친 망아지를 드로잉해요. 막 웃고 막 울고, 여기저기 다리가 다 꼬여서 엉덩이를 쳐들고 뛰어다니는 망아지요.

망한 과학자, 미친 떠돌이 여자, 저는 이런 인물들을 기다려요, 그들이 신명나게 자기 역할을 해내고 있을 순간이요. 잘 생각해보면 그들은 지긋지긋하게 걸리적거리고, 무시하기엔 너무 신경이 쓰이는 막강한 에너지를 가진 존재들이라는 거예요. 왜냐면 그들은 그들의 일의 완결, 혹은 성공의 여부가 중요하지 않거든요, 그 순간 그들이 몰두해서 발생시키는 비물질적 파장이 중요하거든요. 결과와 완결을 의식할 힘이 있다면 그 힘도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기꺼이 써버리는 그런 에너지를 가졌단 말이에요.

당장 보기엔 예쁘지도 않은 마른 풀이지만, 우글우글 제멋대로 굴러가 바람 타고 소용돌이가 되어 그 몸짓과 행동반경이 무지막지해 도저히 무시 못 할 거대 인화성 자연물이 되는 거죠. 그 불꽃이 얼마나 뜨겁고 찬란할까요?!

[장혜정] '여성과 탄생/생명'에 대한 직접적인 연결은 조심스럽지만,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 몸으로써의 여성이라기보다는, 여성의 새로운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위해 그 키워드를 연결해 보려고 해요. <블리딩(Bleeding)>, <젖과 꿀(Milk and Honey)>, <플레어-업(Flare-up> 모두에서 '참지 못하고 새어 나오는' 에너지와 제스처가 감지돼요.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른 풀 소용돌이》 전경. 2023.02.09 digibobos@newspim.com

다르게 말하면, 줄기에서 떨어져 시들어가는 꽃에서 스며 나오는 붉은 피처럼, 뿌리없이 마른 풀을 국경을 넘어 다시 뿌리내리게 하는 바람처럼, 손에 잡히는 견고함 대신 무엇이든 되고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액체, 기체와 같은 유연하고 가벼운 존재가 가진 가능성에 대한 감각이에요. 그리고 한나 씨와 한나 씨의 작업을 통해 그 가능성의 존재로서 (생물학적 정의로 한정되지 않은) '여성/여성성'을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우한나] 여성에게는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는 기관이 있죠. 이것은 가끔 저라는 한 여성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내가 나의 신체를 이용해 생산하지 않는다면 이 기관은 뭘까?' 싶은 의구심이 늘 있었고, 그렇게 안착되지 않은 떠도는 고민이 작업으로 나오게 된 거 같아요.

감각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이 시간에도 저는 제 신체의 일부를 0.01초 만에 감각 할 수 있죠, 바로 나의 신체이기 때문이에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이런 신체 감각들과 그 불편함이 <블리딩(Bleeding)>, <젖과 꿀(Milk and Honey)>, <플레어-업(Flare-up)> 같은 아웃풋으로 나오기까지 주저함도 많았어요. '내가 제대로 이 감각을 표현할 수 있겠다.' 싶을 때까지 기다려온 거죠.

집에서 가꾸는 호접란들의 개화와 낙화가, 넋 놓고 바라본 이탈리아 고택의 과도한 러플 커튼이, 또 언어로는 잡아내지 못하는 어쩌지 못하는 그 감각과 감정들이 터져 나오듯 그려왔던 종이 위의 드로잉들이 저에게 점차 용기를 준 것 같아요.

제가 하는 망상만큼 거창하지 않아도 무언가를 보며 그 이상을 떠올려 어떻게든 그것이 손에 잡히게, 내 눈에 보이게 만드는 것이 제 작업인 거 같아요. 저를 포함한 모든 생명체가 생애주기 동안 주어진 신체에 갇혀있는 것으로 생각해 본다면, 그 신체와 그로 인한 불편함을 평하기보다는 받아들이고 한편으로는 포기하면서 시작되는 작업입니다.

<블리딩(Bleeding)>, <젖과 꿀(Milk and Honey)>은 모두 중력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라고 보면 되는데요. 중력을 거스르며 구축하기보다는, 중력에 의해 떨어져 말라가는 호접란과 노화로 인해 점점 아래로 늘어질 유방에서 모티브가 왔어요.

패브릭은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해서 보여주기 좋은 재료예요. 그동안 늘 연구해왔던 패브릭 자체의 물성과 제 작업으로 끌고 오던 주제가 의심 없이 일치하는 작업을 드디어 해보게 된 것 같아요. 다소 도구적으로 다루기 쉬운 재료로 사용하던 패브릭 자체를 더 부각 시키며 그 물성이 곧 작업이 내포하는 주제를 오롯이 감싸는 그런 작업이요.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른 풀 소용돌이》 전경. 2023.02.09 digibobos@newspim.com

에어브러쉬를 사용한 벽화 <플레어-업(Flare-up)>은 물화되기가 불가능한, 손에 잡으려는 순간 흩어져 버리는 물속의 작은 물고기 같은 감각을 표현한 것이에요. 귀 아래로 스르륵 지나는 바람과도 같은, 명상일지 망상일지 모를,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요란한 것들을 그렸어요.

[장혜정] 저는 ≪마른 풀 소용돌이≫를 함께 준비하는 시간 동안 전시장 한 가운데 서있는 제 자신을 종종 상상했어요. 이 곳은 어딘가로 이어지는 다리의 중심이거나, 둔덕이거나 산봉우리일 수 있는, 아직 정의내려지지 않은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중간지대예요. 그러나 평소와는 다른 바람과 에너지가 느껴지는 곳이죠. 그것이 과연 어떤 바람일까, 그 가운에 서있는 나는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 늘 궁금했어요.

[우한나] 저는 제 작업과 제가 생각하는 세상에 관해 설명하고 상상할 때 '도래할'이란 동사를 주어도 목적어도 없이 자주 되뇌었어요. 그 말을 입 밖으로 꺼낼 때 몇몇 반짝 빛나는 눈빛을 본 적이 있었어요. 아마도 그들은 주어와 목적어를 말할 수 없지만 제가 상상하는 세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저는 그런 사람들이 더 생겨났으면 좋겠어요. 저라는 생명체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흘려내고 감싸버린 이 장소의 가운데에 서 있을 누군가가, '도래할' 기운을 감지하고 자신만이 가진 에너지를 다시 발생시키고 또 흡수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는 걸 슬슬 보여줄 때가 되었잖아요?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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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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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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