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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을 가다] ⑦ 하늘에서 옮겨온 장강 절경 구당협과 우산협

기사입력 : 2023년02월06일 10:48

최종수정 : 2023년02월27일 18:21

긴꼬리 남기는 이백의 여운을 뒤로하고 ...
녹수청산 금산인산, 성장 보다 환경 우선
'대개발 자제' 구호 장강변 산기슭 뒤덮어
빼어난 자연 인문자산의 보고 장강 삼협
산샤 풍광의 갑, '우산협 하늘은 파란 도랑'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강 3호는 조금후 장강 산샤(三峡, 삼협) 구간의 절경 구당협(瞿塘峡)을 통과합니다. 갑판에 올라와 구당협의 경관을 즐기세요.'

1월 24일 낮 펑제현 백제산 백제성을 내려와 선상 식사를 마치고 선실에서 휴식을 취하는데 안내 방송이 나온다. 구당협은 오전 백제묘의 쿠이먼(夔门, 기문) 조망대에서 내려다 본 10원짜리 지폐 도안으로 유명한 장강 협곡이다. 백제묘 아랫쪽의 이곳 구당협곡은 더 아래 우산(巫山)의 우산협곡, 이창(宜昌)의 시링(西陵)협곡과 함께 장강 산샤(세개의 협곡)를 이룬다.

구당협 협곡에 들어서자 훨씬 속도감이 더해지는 느낌이다. 산샤 유람선 장강 3호는 마치 미끄러지듯 장강의 협곡을 지나고 양안 절벽은 병풍을 두른 듯 공중을 향해 까막득히 치솟아 있다.갑판위에 오른 500명 여명의 유커들은 산샤 구당협이 뽐내는 원시적 자연미 앞에 일제히 탄성을 떠뜨렸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1월 22일 충칭시 차오텐먼 부두에서 출발한 산샤 유람선 장강3호가 산샤(三峡, 세개의 협곡)의 유명 협곡중 하나인 구당협에 들어서고 있다. 충칭시 펑제현 백제산의 백제성 아래에 있는 장강 구당협은 예로부터 상선과 여객선이 많이 지나고 시인묵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2023년 1월 24일 뉴스핌 통신사 촬영.   2023.02.06 chk@newspim.com


"이백은 원래 안서도호부 키르키스탄 쪽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어려서 지금의 쓰촨성 지방, 촉으로 옮겨 촉 사람이 됐지요. 이백은 25세 때 쯤 장강 삼협 물길을 이용해 고향 촉을 떠났다고 합니다. 당시 산샤 물길을 이용해 고향을 떠나는 심정을 노래한 시가 다음과 같이 전해집니다."

峨眉山月歌 <李白>
峨眉山月半轮秋 影入平羌江水流
夜发清溪向三峡 思君不见下渝州

드높은 아미산(촉)에 보름달이 걸려있고
평강 강 물결위에는 달 그림자가 어리네
밤배는 청계를 떠나 삼협으로 달려가고
위저우로 가는 배엔 아쉬움만 가득하네

오전 펑제현 백제성에서 얼핏 마주한 시인 이백에 대한 여운이 이곳 구당협곡 까지 길게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갑판위에서 함께 구당협을 장관을 지켜보던 쓰촨성 이빈의 중년 남성 유커는 그 옛날 시인 이백이 돛단배를 타고 몇차례 이곳 장강 산샤 구당협을 지났음이 이 시에서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강변 도시 우산현 협곡위의 산에 '산샤의 구름 최고봉(三峡云巅) 선녀 하늘길' 이라는 대형 표지석이 설치돼 있다.   2023.02.06 chk@newspim.com

구당협을 지나자 장강의 양쪽 강안이 다소 완만현 경사면으로 바뀌고 가끔씩 산골 마을이 시야에 들어온다. 한쪽 산비탈에는 '녹수청산 금산은산, 대개발을 삼가하자'는 구호가 대형 입간판으로 세워져 있었다. 환경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 구호는 중국이 환경과 자원을 댓가로 하는 무한 성장의 시대와 결별했음을 새삼 각성시켜주는 것 같았다.

출항 3일째인 24일 오후 세시경 장강3호는 장강 본류와 지류 다링허 강이 만나는 우산(巫山)현에 도착했다. 우산현은 인구 65만 명의 충칭 맨 동쪽 고장이다. 산샤(세개의 협곡) 즉, 백제성 펑제의 구당협과 우산현의 우산협곡, 후베이성 이창의 시링 협곡중에서도 이곳 우산 협곡이 가장 가파르다.

우산현에서 돌아볼 곳은 그 옛날 선녀들이 거닐었다는 전설의 하늘 길, 선녀 텐루(天路)다. 그동안 쭉 강위에서만 산을 바라봤는데 이번엔 거꾸로 수직 절벽 산에 올라 까마득한 발치 아래를 흐르는 강을 바라볼 차례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하늘을 향해 까마득히 치솟은 '선녀하늘길' 봉우리 아래로 장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2023년 1월 24일 뉴스핌통신사 촬영.   2023.02.06 chk@newspim.com

이런 곳에도 길이 있을까 싶은데 버스는 가파른 벼랑길로 '하늘'을 향해 멈추지 않고 달렸다. 이런줄 알았으면 배에서 쉬었을 거라고 누군가 말했다. 아찔한 하늘길, 공중을 달리는 버스가 금방이라도 추락할 것 처럼 아슬아슬하다. 여기저기 돌무더기가 산길을 뒤덮은 곳도 있었다. 마치 공중 곡예라도 펼치는 것 같고 꽉 움켜쥔 손에 절로 땀이 솟는다.

버스 출발 한시간 쯤 지났을 무렵 하늘 길이 끝나고 곡예도 중단됐다. 버스가 멈춰선 곳에서 보니 1킬로 미터도 넘는 까마득한 수직 허공 저 아래로 장강이 작은 실개천 처럼 내려다 보였다. 가슴을 졸이고 혼을 뺐던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 싶게 다시 멀쩡한 표정으로 돌아와 열심히 스마트폰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

하늘길에서 내려온 산샤 유커들은 우산현 항구에 정박해 있는 배에 다시 몸을 실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도중 산샤 유람선 장강 3호는 서서히 육중한 본체를 움직여 우산현 장강 지류 다링허와 장강 본류가 만나는 곳으로 향했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 장강변 도시 우산현의 우산협 협곡 입구에 세워진 장강다리. 우산협은 구당협, 이창의 시링협과 함께 장강 3대 협곡 산샤(三峡)중 하나다.    2023.02.06 chk@newspim.com

강 어귀에 세워진 철교를 지나는가 싶더니 어느새 우산 협곡으로 들어섰다. 안내원은 방금 통과한 장강변 산골 마을 우산현의 이 다리가 세계 10대 특색있는 교량에 뽑혔다고 소개했다.

충칭의 제일 동쪽 끄트머리 지역, 장강 삼협중에서도 가장 가파르기로 유명하다는 우산 협곡. 배는 하늘이 좁은 도랑 처럼 올려다 보이는 우산 협곡을 지났다. 설이 지난지 이틀 째 밤 산골 마을 사람들이 터뜨리는 폭죽 소리가 장강의 고요한 밤의 적막을 갈랐다.

1월 24일 밤 10시 장강 3호는 후베이성 바동(巴东) 구간에 진입했다. 이날 배는 검푸른 장강의 밤 물결을 해쳐가며 늦은 시간까지 운항을 계속했다. 갑판에 나가 하늘을 보니 사막의 별처럼 크고 밝은 별이 반짝인다. 구름이 많은 도시 충칭을 벗어나니 바로 맑은 하늘이 열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선실로 들어와 장강 선상에서의 마지막 밤 잠에 들었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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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협상, 명백한 중국의 승리"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미중 관세협상에 대해 중국내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승리'를 거뒀다며 고무된 분위기다. 중국의 매체들은 13일 일제히 미중관세협상 결과를 보도하고 나섰다. 관영매체들은 '승리했다'는 표현을 자제하고 있지만, 협상이 성공적이었다는 논조를 유지했다. 중국의 SNS상에서는 미국에 대항해 중국이 승리했다는 반응 일색이다.  12일 미중 양국의 협상단은 스위스 제네바 공동성명을 통해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중국은 미국에 대한 관세율을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추가적인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5년전인 2020년 1월 타결됐던 미중 관세협상 결과와는 차이가 크다. 당시 중국은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 구매할 것을 약속했고, 강도 높은 지재권 보호 , 금융 서비스 시장 개방, 환율 투명성 강화 등을 보장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미국은 관세를 일부 인하했다. 하지만 이번 미중 관세협상에서는 양국이 모두 동등하게 115%의 관세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중국의 미국산 물품 구매나 시장개방에 대한 약속은 없었다. 양보 일변도였던 5년전과 달리 이번 미중 관세협상은 공평하고 평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미국 매체 블룸버그는 "이번 미중 무역협상에서 중국은 기대할 수 있는 최고의 결과를 얻었고, 미국은 끝내 양보했다"며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강대강 전술이 효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중국 매체 관찰자망은 "양국의 제네바 경제·무역 회담 공동성명 발표는 중국이 무역 전쟁에서 거둔 중대한 승리이자 중국이 투쟁을 견지한 결과"라며 "미국의 무역 괴롭힘에 맞서 항쟁할 용기가 조금도 없는 국가들과 비교하면 이번 승리의 무게가 더 무겁다"고 논평했다. 광다(光大)증권은 13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국제 무역 투쟁에서 패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굳건하게 맞선 결과 단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은 가장 먼저 미국에 대등한 보복성 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국내적 국제적으로 대응조치를 내놓았다"고 덧붙였다. 자오상(招商)증권은 "중국은 미국과 공평하고 평등한 협상을 진행했으며,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중국은 우호적인 국가들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중국 경제의 대미 의존도를 낮췄고, 기술 진보와 군사력 확충 등이 이뤄졌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같은 성과를 냈다"고 분석했다. 여론이 지나치게 고무되는 것을 경계하는 논설기사도 나왔다. 신화사는 '중미 경제무역 회담이 세계 경제 압박을 낮추고 신뢰를 증진시켰다'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양국의 대화 재개는 기쁜 일이지만, 양국간의 의견 차이 해소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장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오성홍기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ys1744@newspim.com 2025-05-13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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