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마다 특정 업체 특혜 제공 의혹
檢, 대장동 사건 마무리 후 백현동·정자동 수사 이어갈 듯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의 성남시장 시절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정자동 판교 호텔 특혜 의혹' 수사에도 나섰다.
대장동 사건의 본류인 이 대표 관련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는 가운데, 대장동 사건 처분 이후에도 검찰의 이재명 '전 성남시장'에 대한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지난 2일 이 대표의 정자동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최근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부터 백현동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는 대장동·위례 사건을 수사 중인 곳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03 leehs@newspim.com |
◆ 檢, '정자동·백현동 의혹' 수사·검토 들어서
정자동 사건은 2015년 베지츠종합개발(베지츠)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을 따내는 과정에서 성남시의 특혜 제공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앞서 성남시는 2013년 유엠피라는 업체와 유휴부지 활용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연구용역을 진행했고, 용역을 통해 숙박사업 유치를 제안받았다.
이후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인 2015년 성남시는 베지츠와 30년간 토지 유상임대 계약을 맺고 호텔 개발을 추진했는데, 베지츠와 유엠피의 주소와 등기 이사 대부분이 일치하면서 논란이 됐다.
특히 성남시와 베지츠가 계약을 맺은 후 1년 만에 사업부지 용도가 자연녹지에서 일반상업지로 전환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이 대표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조만간 베지츠와 유엠피 등 관계자들을 소환해 계약 진행 과정 및 이 대표와 관련성 등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검찰은 성남지청으로부터 이송받은 백현동 관련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사건도 검토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앞서 경기남부경찰청은 김 전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성남지청에 송치했고, 성남지청은 지난달 27일 사건의 성격과 수사 전문성 등을 고려해 백현동 사건을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백현동 개발은 이 대표가 2015년 한국식품연구원이 지방으로 옮겨가면서 남은 부지를 아파트로 조성한 사업이다.
이 대표는 당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4단계 상향시켰고, 이로 인해 민간 사업자가 약 3000억원의 이익을 남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 대표는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2021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관련 의혹에 대해 "(백현동 부지는) 국토교통부 협박으로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한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은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이 국토부 외압이 아닌 성남시의 자체적인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를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이 대표는 내달 3일 1차 공판기일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장동 및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2023.01.28 leehs@newspim.com |
◆ 이 대표 '대장동 사건' 조만간 마무리…'성남FC 사건'도 함께 처리 전망
2021년부터 햇수로 3년째 정치권과 법조계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상황이다. 검찰은 이 대표를 한 차례 더 조사한 뒤 그에 대한 처분을 내릴 전망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사업과 관련해 남욱 변호사 등 민간업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해 이들이 4040억원의 막대한 수익을 챙기게 하고 그만큼 성남시에 손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이 대표가 자신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428억원을 받는 대가로 사업상 편의를 제공하고, 각종 선거 자금을 지원받은 과정에도 개입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는 정 전 실장 등이 내부 정보를 민간업자에게 흘려 사업자로 선정되게 하는 과정에 관여했거나 이를 묵인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그동안 이 대표의 측근들을 수사하고 기소하는 과정에서, 이 대표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은 현재 이 대표에 대한 충분한 인적·물적 증거를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대장동 사건을 수사 중인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는 지난달 28일 이 대표를 한 차례 조사했으나, 그는 검찰의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며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차회 조사에서도 이 대표는 이같은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과 이 대표 측은 차회 조사 일정을 두고 조율 중이며, 법조계 안팎에선 오는 11일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가 주말 조사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체포특권'을 가진 이 대표를 상대로 검찰이 취할 수 있는 법적 제재 등이 없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차회 조사를 마친 뒤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사건들이 중앙지검으로 모이고 있는 만큼, 검찰은 '성남FC 후원금 사건'도 넘겨받아 함께 기소할 전망이다.
[반론보도]
본보는 지난 2023년 02월 04일 '대장동·위례'이어 '백현동·정자동'까지···이재명'성남시장'수사 보도에서 성남시와 정자동 호텔 시행사간의 특혜 의혹에 대해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베지츠종합개발은 " 관계 법령에 근거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수행한 것이지 특혜를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