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이 2일 필리핀 내 군사기지 4곳의 사용권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국 견제 수위를 한층 높였다.
수도 마닐라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필리핀과 군사동맹이 철통같다고 확인, 양국은 자유로운 인태 지역 수호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과 필리핀 카운터파트인 칼리토 갈베즈는 이날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유로운 인태지역 수호를 위해 양국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케손시티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필리핀 루손섬 케손시티의 아귀날도 군기지를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2023.02.02 wonjc6@newspim.com |
갈베즈 장관은 "이번 오스틴 장관의 방문은 미국 동맹들이 자유로운 인태 지역을 수호하는 것을 돕겠다는 흔들림 없는 미국의 약속을 상징한다"며 "필리핀은 단 한치의 영역이라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필리핀에 필요한 방위지원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필리핀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철통같다는 사실을 명확히 했다"며 "우리는 필리핀 주변 해역에서 안정을 해치는 활동들에 대해 논의했다"고 알렸다.
앞서 미국-필리핀 국방부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필리핀 내 군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접근권한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4년에 양국이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에 따른 것으로, 기존에는 필리핀 내 군사기지 5곳에 미군 정찰기와 군함 등 군사자산을 순환배치 해왔다.
EDCA에 의거, 미군은 사용권을 확보한 필리핀 공군기지 4곳과 육군기지 한 곳에서 합동군사훈련, 군사장비의 사전배치, 군용기 활주로와 막사 등을 설치할 수 있다. 다만 주한미군처럼 상시 주둔은 불가능하다.
양국이 순환배치 성격의 협정을 체결한 이유는 필리핀 헌법상 외국군의 주둔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명시됐기 때문이다.
오스틴 장관도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필리핀 내 상시 주둔 기지를 모색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마닐라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필리핀 마닐라 말라카낭 대통령궁을 예방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우)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2.02 wonjc6@newspim.com |
필리핀이 이번에 추가로 미국의 접근을 승인한 군기지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은 아마도 필리핀 북부 루손섬과 팔라완섬에 있는 군기지가 포함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루손섬은 대만과 200㎞ 떨어진 위치상 가장 가까운 지역이며, 팔라완섬은 중국이 국토로 주장하는 남중국해 남쪽의 '난사군도'(南沙群島, 영어로 스프래틀리 아일랜즈[Spratly Islands])에 근접하다.
남중국해는 필리핀,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6개국이 영유권 및 해양관할권을 주장하는 분쟁지역으로 최근 중국이 대만해협을 비롯해 이곳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결국 미국이 필리핀 내 군기지 접근권한을 추가로 확보한 것은 중국의 역내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필리핀은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충돌이란 유사시 미국의 핵심 전략적 파트너"라며 "특히 루손섬은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시 대응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충지"라고 분석했다.
한편 필리핀을 방문중인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을 예방했다. 오스틴 장관은 오는 3일까지 필리핀에 머무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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