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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시시콜콜] 카텔란의 황금변기와 뒤샹의 변기, 그리고 바나나

기사입력 : 2023년01월31일 15:30

최종수정 : 2023년02월01일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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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바나나 하나가 어떻게 예술작품이 되는가
구겐하임 미술관은 왜 카텔란의 변기를 트럼프대통령에게 빌려준다고 했을까

[서울=뉴스핌] 조용준 논설위원 =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백악관 처소에 걸 목적으로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빈센트 반 고흐의 그림 한 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고흐의 그 그림은 1888년 프랑스 아를에서 그린 것으로, 개와 함께 길을 걸어가는 검은 모자를 쓴 한 남자를 그린 <눈이 있는 풍경(Landscape With Snow)>이었다.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들이 주요 미술품을 빌려 백악관 집무실과 가족 거주지의 다양한 방을 꾸미는 것은 흔한 일이다. 스미소니언은 케네디 대통령에게 드라크루아(Eugène Delacroix) 그림 <스모커(The Smoker)>를 빌려주었고, 오바마 부부는 추상미술을 선호해서 마크 로스코(Mark Rothko)와 재스퍼 존스(Jasper Johns)의 작품을 선택했다.

29년 동안 구겐하임에서 근무한 수석 큐레이터 낸시 스펙터(Nancy Spector)는 트럼프 부부의 요청을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러면서 고흐 그림 대신에 2016년에 공개했던 마우리치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1960-)의 작품 <아메리카(America)>는 어떠냐고 제안했다.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는 18캐럿 황금으로 만든 화장실 변기다. 장식용으로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실제 온전한 기능을 발휘한다. 카텔란이 황금 변기에 <아메리카>라는 제목을 붙인 의도는 분명해보였다. 그것은 이 나라의 부의 과잉을 날카롭게 풍자한 것이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카텔란 'America' [사진=구겐하임 미술관]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구겐하임은 카텔란의 의도를 백퍼센트 수용하고, 더욱 빛내주었다. 구겐하임은 <아메리카>를 미술관 5층 공중화장실에 1년 동안 전시하면서 관람객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관람객들이 작가의 작품, 그것도 황금으로 만든 고가의 작품 위에 앉아 실제로 볼일을 보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도 1년 동안이나.

카텔란의 <아메리카>는 공개하자마자 당연히 화제를 모으며 돌풍을 일으켰다. 타블로이드 '뉴욕 포스트'는 1면 머릿기사로 이를 보도했는데, 화장실 사진 위에 커다란 글자로 "WE'RE NO. 1! (And No. 2)"라고 썼다. 그 기사를 쓴 '뉴욕 포스트' 기자들이 <아메리카>의 처음과 두번째 사용자였기 때문이었다(두번째는 아마도 사진기자). 기자는 "나는 구겐하임의 황금 왕좌(golden throne)에 앉았다"라고 썼고, 신문은 화장실에 앉아 있는 기자의 사진도 실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카텔란 작품 'America'에 NY Post 기자 Chris Perez가 앉아 NY Post를 읽고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나중에 큐레이터 낸시 스펙터는 구겐하임 블로그 게시물에서 "1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예술과 본성(nature)이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고 썼다. 박물관은 화장실 밖에 제복을 입은 경비원을 배치했다. 약 15분마다 청소원들이 특별히 선택된 물티슈로, 카텔란이 액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제조에 100만 달러가 들어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황금변기를 닦아야만 했다. 

낸시 스팩터는 백악관 큐레이터실의 도나 하야시 스미스(Donna Hayashi Smith)에게 9월 15일 보낸 이메일에서 "대통령과 영부인이 백악관에 화장실 설치에 관심이 있다면 백악관에 장기적으로 빌려줄 수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그녀는 "물론 작품은 매우 가치 있고 다소 취약하기에, 우리는 그것의 설치와 관리에 대한 모든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낸시 스펙터가 백악관에 보낸 이메일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통렬한 조롱이기도 했다. 큐레이터는 2016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다음 날 인스타그램에 "오늘은 증오, 인종차별, 편협함으로부터 사랑하는 나라를 되찾기 위한 우리 혁명의 첫 날임에 틀림없다"고 썼다.

카텔란이 황금변기에 <아메리카>라는 제목을 붙여 미국을 풍자했다면, 스펙터는 이를 백악관에 보내줄 수 있다고 트럼프를 놀렸다. 그녀는 "참고로 화장실 사진을 이메일에 포함시켰다." 트럼프는 그 스스로 '세균공포증(germaphobe)'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그런 그가 대중이 이용한 변기를 사용할 리 만무했다. 백악관은 스펙터의 제안에 답변하지 않았다.

나중 카텔란은 <아메리카>에 대해 사회 현상에 스며든 부(富)를 염두에 두었다면서 "99%를 위한 1%의 예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먹든, 200달러짜리 점심이든, 2달러짜리 핫도그를 먹든, 결과는 화장실에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아메리카>와 트럼프의 해프닝에 대한 질문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삶의 요점이 무엇입니까? 우리가 죽을 때까지 모든 것이 부조리해보이고 그리고 그 다음에야 이해되는 것이죠(What's the point of our life? Everything seems absurd until we die and then it makes sense)."

카텔란이 생바나나 하나를 작품이랍시고 전시회에 출품한 사실도 그러하다. 2019년 12월의 아트 바젤 마이애미비치 전시회에서 카텔란은 근처 마켓에서 구입한 바나나 하나를 벽에다 덕테이프로 고정시켜 놓고 <코미디언(Comedian)>이라는 제목을 붙여, 이를 1억원에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코미디언>은 실제 공개 하루 만에 12만달러(약1억4000만원)에 판매됐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19년 아트바젤 마이애미비치의 카텔란 작품 '코미디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며 즐거워하는 관람객들 [사진=Eva Uzcategui/Reuters]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당시 한 작가가 퍼포먼스로써 이 바나나를 떼서 먹어버리자, 카텔란은 다시 신선한 새 바나나로 교체했다. 이 해프닝으로 몰려든 인파로 부스 운영이 어려워지자 갤러리는 결국 작품을 내렸다.

카텔란의 행위 자체는 부조리하지만, 예술의 역사로 보자면 딱이 부조리할 것도 없다. 남성용 소변기를 90도로 세워 '샘(Fountain)'이란 제목을 붙여 출품한 마르셀 뒤샹의 판박이이기 때문이다.

1917년 4월 뒤샹은 평범한 소변기 하나를 선택해 'R.Mutt 1917'이라고 서명한 다음에 <샘>이란 제목을 붙여  미국 독립작가협회가 주최하는 뉴욕 러브호텔 전시회에 전시 작품으로 제출했다. 당초 협회 측은 전시 참가비를 낸 작가라면 어떠한 작품이든 접수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제출 자체는 이뤄졌지만 실제 전시장에 전시되지는 못했다. <샘>은 전시 기간 내내 커튼 뒤에 가려진 채로 방치됐다. 

전시회가 끝나고 이를 커튼 뒤에서 찾아낸 뒤샹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 스튜디오에서 <샘>을 촬영해 다다(DaDa) 전문잡지 <더 블라인드 맨(The Blind Man)> 2호에 <샘> 사진과 뒤샹의 컬렉터인 월터 아렌스버그의 글, 그리고 스타글리츠의 편지를 함께 보냈으나, 이 잡지에도 작품이 실리지 못하고 거절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샘>은 미술사와 아방가르드 학계에서 20세기 미술을 대표하는 주요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재 작품 원본은 소실되었으며, 1950~60년대 들어서 사라진 원본을 대신하여 뒤샹 본인이 복제품 제작을 의뢰, 승인하였고 그 결과 총 16개의 복제품이 남아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마르셀 뒤샹 '샘'(1917) photograph by Alfred Stieglitz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R.Mutt 1917'란 서명에 대해 뒤샹은 나중 이렇게 설명했다. 

"'머트'는 대중위생시설 제조업체인 '모트 철공소'에서 따 왔다. 다만 '모트'란 이름은 너무 답답해서 '머트'로 바꿨다. 마침 그 당시 모두에게 친숙한 일일 연재 만화 〈머트와 제프〉가 나올 때였으니까. 그래서 처음부터 머트: 웃긴 땅딸보, 제프: 꺽다리라는 상호작용이 있던 것이다...이름은 뭔가 구닥다리였으면 했다. 그래서 'Richard'(프랑스어로 벼락부자를 뜻하는 속어)의 R을 덧붙였다. 공중변소(pissotière)치고는 그리 나쁜 이름은 아니었다. 이해가 되시는지? 가난의 정반대. 그렇지만 그 정도는 아니고, 그냥 'R. MUTT.'일 뿐."

<샘>의 게재 거부 소식을 전해들은 뉴욕 다다이즘 운동가들은 <더 블라인드 맨> 2호에 '리처드 머트 사건(The Richard Mutt Case)'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그 기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훗날 이어질 근대미술에 적용될 중대한 시사점을 남긴다.

"머트 씨가 <샘>을 손수 제작했는가는 중요치 않다. 그는 그것을 선택했다. 그는 삶의 일상적인 물건을 골라, 새로운 제목과 새로운 관점을 붙여 유용성을 제거했다. 이 오브제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창조한 것이다."

카텔란의 황금변기 <아메리카>는 바로 뒤샹의 <샘> 출품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마주이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그의 바나나 <코미디언> 역시 바나나라는 오브제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창출했다. 카텔란은 삶의 일상적인 물건 중에서 바나나를 선택해, 새로운 제목과 새로운 관점을 붙여, 새로운 사고를 창조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2022 KIAF에 전시됐던 EL GROUPO X의 패러디 작품 "Banana is Banana?" [조용준 사진]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다다이즘'에는 세상이 정한 모든 것을 거부하고 어떤 인과 관계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가 담겨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인 물건의 기능을 없애고 '낯설게 보기'를 제안한다. 이는 퍼포먼스, 콜라주, 우연성과 더불어 '다다 예술'의 대표적 방식이다.

카텔란의 바나나는 100여년 지난 '다다'의 부활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그저 블랙 유머, 미술계의 권위에 대한 풍자일 수도 있다. 카텔란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고 다양한 직군을 경험한 뒤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며 미술계에 스스로 뛰어들었다. 그래서 자신을 '미술계의 침입자'라 규정한다. 이 침입자는 현대미술의 카르텔에 정면으로 도전해 특유의 블랙유머로 예술의 전반적 가치 체계를 뒤틀고자 한다.

이런 카텔란의 시도에 대한 해석과 느낌은 오로지 관람객의 몫이다. 마우리치오 카텔란 특별전 <WE>를 오는 7월까지 개최하는 리움미술관 김성원 부관장은 "카텔란이 항상 강조하는 것은 절대 아티스트의 말을 듣지 말라는 것"이라며 "당신이 본 것을 토대로 해석해달라, 특히 자기의 작업인 경우에는 더 그렇게 해달라고 계속 강조한다"고 전했다.

리움미술관의 이번 전시에서도 <코미디언>의 바나나는 사나흘에 한번 새 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상온의 바나나가 쉽게 변색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변색된 바나나는 미술관 관계자가 먹거나 쓰레기통에 버려지게 된다. 그런 생바나나가 저런 엄숙한 공간에 '나홀로' 장엄하게 걸려 있다.

[서울=뉴스핌] 조용준 기자 = 리움미술관의 이 장엄한 공간에 엄숙하게 걸려 있는 저 하나의 생바나나는 예술인가? [조용준 사진] 2023.01.31 digibobos@newspim.com

그래도 바나나를 작품으로 보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왜 예술인가? 미술관에 걸려 있으면 예술이다.

"'예술작품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보다는 '어떠한 것이 언제 예술작품이 되는가?', 간단히 말해 '언제 예술인가?'라는 물음이 더 적절할 것이다. … 길가의 돌멩이는 예술작품이 아니지만, 미술관에 전시될 때는 예술작품이 된다." - 넬슨 굿맨(N. Goodman), <Ways of Worldmaking> (Indianapolis, Cambridge : Heckett Publishing co., 1978) pp 66~67.

곰브리치의 말도 하나 더 인용한다. "사실상 미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예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digibobo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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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 취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박민경 인턴기자 = '대장동 개발 비리 특혜 사건' 항소포기 논란이 채 가시기도 전 박철우(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취임했다. 항소포기의 지휘 라인에 있던 박 지검장이 중앙지검장으로 오면서, 검찰 안팎에선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박 지검장은 이날 오전 9시께 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했다. 그는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대장동 수사팀에서는 지검장이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시절) 항소포기 의견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저에 대해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많이 퍼져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단 그는 어떤 내용이 정확하지 않은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다"며 답을 피했다.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이 21일 중앙지검 청사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민경 인턴기자 = 2025.11.21 pmk1459@newspim.com 또 '항소포기 사태 당사자의 지검장 부임에 대해 직원들의 반발 목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박 지검장은 "검찰 구성원들이 반발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하면 (항소포기)에 대한 입장을 말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엔 "아니 이해하고 공감하다고 했지 않은가"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외에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를 징계하는 것에 대한 입장 관련 질문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답을 피했다. 박 지검장은 취임사를 통해 "요 근래만큼 그동안 쏟아부은 열정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은 박탈감과 자괴감이 드는 시기는 없을 것"이라며 "저 또한 억울한 감정을 부정할 수 없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본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지검장은 대장동 항소포기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대장동 항소 기한이 만료된 후 수사·공판팀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내부 결재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인 지난 7일 오후 무렵 갑자기 대검과 중앙지검 지휘부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사·공판팀에 항소장 제출을 보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후 대장동 수사·공판팀을 이끈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당일 오후 8시45분께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이 재검토 지휘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시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박 지검장은 항소포기 관련 지휘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다. 애초 항소포기 사태는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노만석 전 대검 차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일단락되고, 항소포기에 반발한 검사장들의 평검사 전보 징계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후 박 지검장이 새롭게 임명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고검 검사는 "항소포기 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구체적인 설명이나 어떠한 언급도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다"며 "수사팀은 물론 중앙지검 내부 반감이 큰데,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도 "조직에 칼을 꽂은 공으로 좋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 어떻게 조직을 안정화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내부 반발만 더욱 커질뿐이다. 제대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hyun9@newspim.com 2025-11-21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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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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