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공사 건기식 핵심성장동력으로
2027년 매출 10조, 5년간 4조 투자
"분리 실익 적어...주주환원도 확대"
FCP 측 "유감 뜻, 주총 기다린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KT&G가 KGC인삼공사 분리를 주장하는 행동주의 펀드들의 공세에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 KGC인삼공사의 건강기능식품을 비롯해 궐련형 전자담배와 해외 판매를 3대 축으로 삼고 오는 2027년까지 매출 10조원을 돌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특히 KGC인삼공사 분리는 실익이 적다며 사실상 행동주의 펀드 제안에 선긋기에 나서 다가올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지 관심이 높아진다.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는 오는 3월 예정된 주총에 KGC인삼공사 분리를 골자로 한 주주서한을 발송한 상태다.
KT&G가 26일 서울 성수동 상상플래닛에서 'KT&G 미래 비전 선포식'을 열고, 글로벌 '톱 티어(Top-Tier)'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그룹 목표와 청사진을 공개했다. [사진=KT&G] |
◆2027년 매출 10조 달성...KGC인삼공사 함께 간다
KT&G는 지난 26일 'KT&G 미래 비전 선포식'을 열고 향후 그룹 목표와 청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백복인 사장은 '2027 KT&G 비전'을 공개하고 NGP(궐련형 전자담배)‧건강기능식품‧글로벌 CC(궐련담배)를 3대 핵심사업 축으로 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KT&G는 NGP와 건기식을 회사의 핵심성장사업으로 육성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날 KT&G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규모 투자와 글로벌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히며 성장 잠재력을 지닌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의 도약 의지를 강조했다. 향후 5년간 핵심 사업분야에 약 4조원의 성장투자를 기반으로 2027년 10조원대의 매출을 달성하고, 사업의 질적 성장을 통해 글로벌 사업 매출 비중을 50%, NGP‧건기식 등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다.
무엇보다 KT&G는 급성장하는 NGP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최우선으로, 더욱 고도화된 혁신기술 역량 확보와 글로벌 생산능력 확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국내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한 KGC인삼공사의 건기식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미국‧중국 중심의 투트랙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를 통해 2027년 NGP와 건기식 사업에서 각각 2조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건기식과 제약산업간 시너지 기회를 모색해 사업 성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KGC인삼공사 분리 실익 적어"...주주환원도 확대
특히 KT&G는 KGC인삼공사가 여전히 핵심 성장동력임을 밝히며 FCP의 분리 주장에 대해서는 전면 반박했다. 이날 함께 열린 온라인 사업설명회에서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COO·CFO)은 "분리 상장 추진은 장기적 관점의 기업 가치와 주주적 관점의 실익이 적다고 판단한다"며 "KGC인삼공사는 KT&G와 유무형 시너지를 공유하며 성장했고 분리될 경우 이런 시너지를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FCP는 KGC인삼공사를 분리 상장해 경영 효율화에 나서면 KT&G의 기업가치가 올라가고, 결국 주주들에게도 더 많은 배당이 돌아갈 것이란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주주환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날 KT&G도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도 내놨다.
KT&G는 지난 2021년부터 약 2조7500억원 규모의 3개년 주주환원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올해 주당배당금은 전년 대비 200원 인상된 5000원을 지급할 전망이다.
KT&G는 3개년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올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6000억원 규모의 배당금 지급 등 약 9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계획하고 있다. 반기배당도 도입한다. 내년 이후에도 주당배당금의 지속적인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면서 보다 확대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올 하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KT&G 관계자는 "KT&G는 그간 핵심 사업의 글로벌 성장 가속화를 강력하게 추진해 최근 5년간 매년 매출 최고기록을 경신해오고 있다"며, "더 높은 미래성장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에서의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공격적인 투자와 혁신으로 글로벌 Top-Tier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KT&G 주주가치 제고방안 [사진=KT&G] |
◆FCP 유감 뜻..."주총 기다려 달라"
FCP는 사실상 KGC인삼공사 분리 반대 의사를 밝힌 KT&G에 대해 유감의 뜻을 밝혔다. FCP는 27일 입장 자료를 내고 "고정급으로 평화로운 일상을 보내온 경영진이 마치 KT&G는 자신들의 영토, 주주는 외부의 간섭으로 여기는 것 같다"며 "이와 같은 고질적인 '주객전도' 현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FCP 측은 지난 19일 ▲인삼공사 분리상장 ▲주주환원 정상화 ▲주당 배당금 1만원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KT&G에 전달했다. 특히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대표이사, 황우진 전 푸르덴셜 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도 했다.
FCP는 "현행 자본시장법 상 주주총회 소집 공고 전에는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총 소집 공고 후에 위임장 발송 등 구체적인 대응을 내놓기로 했다. FCP는 "We Go High(우리는 품위를 지킨다)의 마음으로 차분히 주주총회를 기다려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