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도중 혈관 찢어져 환자 사망…세 번째 법정행
"업무상과실로 피해자 사망, 책임 상응 처벌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의료사고로 가수 고(故) 신해철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병원장이 다른 의료과실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추가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심현근 판사는 26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스카이병원장 강모 씨에게 금고 1년을 선고했다. 금고는 징역형과 같이 교도소 내에 구금되나 노역 의무는 없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pangbin@newspim.com |
강씨 측은 수술 중 피해자에게 발생한 출혈에 대해 지혈 등 조치를 다했고 피해자가 수술 21개월 후 사망해 인과관계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심 판사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심 판사는 "피해자의 흡연력 및 심부전증 기왕력 등과 대량 출혈 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고 피해자가 당시 수술을 감당하기 힘들만큼 혈관이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며 "피해자의 사정으로 혈관이 약해졌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은 그러한 사정을 모두 고려해 수술을 실시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업무상과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수술 이후 삼성서울병원으로 전원될 당시 자가호흡이 불가능한 반혼수상태였고 뇌경색, 뇌출혈 등 증상이 나타났다"며 "피고인의 수술 및 수술 후 조치로 이같은 증상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생존이 어려웠을 것으로 추단된다"고 설명했다.
또 "전원 병원에서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는 회복되지 못하고 21개월 후 결국 사망했다"며 "업무상과실의 개시 시점과 사망 시점 사이의 기간을 고려하더라도 인과관계는 인정된다"고 했다.
심 판사는 "업무상과실의 정도가 가볍지 않고 그로 인해 피해자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 유족은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보험금 외 유족에게 배상금 지급을 위한 노력을 보이지 않아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강씨가 그동안 재판에 임한 태도와 제반사정을 고려할 때 도주 우려가 없다며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피해자 유족에게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배상액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지급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 2014년 7월 60대 남성 A씨의 심부 정맥 혈전 제거 수술을 하던 중 혈관을 찢어지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대량 출혈을 일으켜 다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2016년 숨졌다.
검찰은 강씨가 A씨에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업무상주의의무를 위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보고 2021년 11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강씨가 의료사고로 재판에 넘겨진 것은 세 번째다. 그는 신해철 씨의 위밴드 수술을 집도했다가 신씨가 열흘 뒤 사망하면서 과실치사 혐의로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강씨는 2013년 10월 30대 여성 B씨에 대한 지방흡입술 도중 흉터를 남긴 혐의와 2015년 11월 위 절제 수술을 한 호주인 C씨를 한 달여만에 후유증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도 기소돼 2019년 1월 금고 1년2월을 추가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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