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선 씨,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발간
"김일성 빨치산 동료 오백룡이 작은할아버지"
이대 대학원서 '북 대남비난' 연구로 석사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북한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인 오혜선(55) 씨가 탈북 망명 과정과 서울⋅평양에서의 생활을 담은 책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 (도서출판 더미라클)를 펴냈다.
오 씨는 24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에 정착한 뒤 많은 분들이 북한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게 많다고 생각돼 책을 쓰게됐다"면서 "북한 실상에 좀 더 관심을 갖고 통일 문제에 여론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4월 16일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꽃목걸이를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른쪽이 태 의원의 부인 오혜선 씨 leehs@newspim.com |
오 씨는 책에서 "한국에 온지 벌써 6년이 돼 간다"며 자신의 가족사와 태 의원과 만나게 된 과정, 외교관 부인으로서의 런던 생활 등을 밝혔다.
오 씨는 탈북을 결심하게 된 건 두 아들 때문이라고 밝혔다. 탈북 일년 전인 2015년 외교관의 대학생 자녀를 평양으로 들여보내라는 지시가 내려왔지만 영국서 9년 가까이 생활해온 아이들이 북한에서 정상적으로 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책 출간을 계기로 오 씨는 인터뷰와 방송 출연 등 공개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예정이다.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그는 밝은 목소리로 "제 책을 여성분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많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오 씨는 "지금까지 죽음을 무릅쓴 탈북이나 한국 정착이 모두 두 아들을 위한 것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많은 어머니들이 대한민국에서 자녀를 기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행복이란 걸 제 책을 접하면서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오씨는 당초 한국이 아니라 제3국행을 고려했다는 데 대해서는 남편인 태영호 의원이 "한국에 가야 남북통일을 위해 일할 수 있다"고 의지를 보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씨는 부친이 1932년 8월 생 오기수라면서 만경대혁명학원을 나와 6.25전쟁에 인민군으로 참전했으며 모스크바 유학을 거쳤다고 회고했다.
오기수는 북한의 정치장교를 양성하는 김일성정치대학 총장을 지냈다. 또 판문점 회담 북측 대표로 나오기도 했고, 6.25 당시 서울 중앙청에 인공기를 단 것으로 알려진 105탱크사단의 정치부장을 맡기도 했다.
오혜선 씨는 탈북 당시 항일빨치산의 혈족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작은할아버지 오백룡이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로 노동당 군사부장을 지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오혜선 씨의 책 『런던에서 온 평양 여자』의 표지. [사진=더미라클] 2023.01.24 yjlee@newspim.com |
이처럼 좋은 출신성분이었지만 오 씨의 부친은 소련 유학 중 알게 된 고려인 여성과 사이에 딸을 두게 됐고 이 때문에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결국 오기수는 첫 부인과 딸을 소련을 돌려보내야 했고 김일성 정권을 위한 '충신의 길'을 선택했다고 한다.
오 씨는 책에서 함경북도 나진에서 출생했으며 평양외국어학원과 평양외국어대학 영어과를 졸업하고 북한 무역성 대외경제연구소 연구원 등을 거쳤다고 밝혔다.
덴마크와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도 일했으며 2013년부터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남편인 태영호 당시 공사와 근무하다 2016년 두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망명했다. 한국 정착 이후에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했고,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에서 일한 것으로 오 씨는 밝혔다.
오 씨는 당분간 집필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책을 펴내고 박사과정 공부도 고민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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