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 특정 이념에 종속돼 있지 않아"
"철학·비전·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 되길"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계파와 이념을 넘어서는 게 청년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권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세대를 대변하는 것이 청년 정치다."
3·8 국민의힘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에 도전장을 내민 김영호 전 보좌관이 지난 19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보좌관은 "불편한 이야기지만 합리적인 목소리로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게 2030 세대"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불편한 얘기를 털어 놓았다.
김 전 보좌관은 광주광역시 출생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근무 이력이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계속되는 부동산 정책의 실패, 보궐선거 피해호소인 2차 가해, 조국의 내로남불 등의 사건을 겪으며 자정 작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사법연수원 46기이기도 한 그는 "민주당에서는 법조인으로서 자괴감마저 드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국민의힘은 청년 정치인들이 대거 신진으로 등용되고 있고 역동적으로 변하던 시기여서 당적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김 전 보좌관은 직전까지 장제원 의원의 보좌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6일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청년 최고위원 후보군으로 오르는 사람 중 멀쩡한 사람이 없어 출마를 결심했다"며 "'당 내부에서 다른 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매듭을 짓겠다'고 말하는 청년 최고위원 후보를 보니 공당의 청년 최고위원 후보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전 보좌관이 겨냥한 청년 최고위원 후보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이다. 김 전 보좌관은 최근까지도 자신의 SNS를 통해 장 이사장에 직격탄을 날리며 대결 구도를 형성해 눈길을 끌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호 전 보좌관. 2023.01.19 leehs@newspim.com |
-민주당 출신 보좌진 출신으로 국민의힘 청년 최고위원으로 출마. 본인이 생각하는 보수 가치는.
▲우리 세대 자체가 진보나 보수 이념에 종속된 세대가 아니다. 특정 정당에 대한 맹목적인 추종이 없다. 개인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합리적인 선택을 추구하는 세대다. 마찬가지로 보수의 정체성이라는 것도 우리 세대에서는 특정돼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이 세대가 정당에게 요구하는 그 가치 자체가 곧 그 정당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그걸 얼마나 더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냐 문제인 것 같다. 민주당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답답함을 느꼈다.
-보수가 더 개방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호남 출신의 민주당 경력이 있지만, 편견 없이 보좌관으로 뽑혔다. 계파나 이념이나 이런 걸 고려하는 게 아니라 일 잘하면 와서 해라는 뜻이다. 이런 능력주의 자체가 우리 세대가 정치인과 우리 사회에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가치 자체도 보수의 가치 중 하나라고 본다.
-본인이 생각하는 청년 정치란.
▲계파와 이념을 넘어서는 게 청년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권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 세대를 대변하는 게 청년 정치다. 불편한 이야기지만 합리적인 목소리로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게 2030세대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청년 정치의 안 좋은 예는 사실 장예찬 후보라고 생각한다. 기성 정치에 줄을 서고 자기 아래 다시 줄을 세우는 식, 청년세대를 대변하는 것 없이 기성세대를 대변하고 마치 권력의 거수기마냥 권력을 대변한다면 사실 청년 최고로서 자격이 없지 않나.
청년 최고위원 한 자리만큼은 과거 세대와 미래 세대를 연결해야 한다. 또 정당이 미래에 대한 가치를 조금 투자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 자리마저 알박기 형태로 간다면 정당의 미래가 더 어두워지는 게 아닌가.
-청년 최고위원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 3호 공약으로 '청년당'을 독립 재정을 통해서 독립 정당으로 만드는 것을 내세웠다. 사업이나 예산, 인사권에 대한 독립적인 권한이 확보가 되면 당 자체에서 원내대표, 당대표 그리고 사무총장을 뽑게 될 수 있다. 어떤 사업을 하고 어떤 목소리를 낼 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서 행사만 따라다니는 청년 조직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다. 정책 결정에 더 참여하는 그룹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청년 정당 외 공약으로 낸 정책은.
▲최근 청년 정치에서 논란이 됐던 게 엄마 카드 찬스 문제였는데 이 문제의 본질은 굉장히 제도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 정치가 청년 정치를 받아들이는 공간 자체가 부족한 것은 제도적 문제다. 청년 정치인의 열정 페이가 없도록 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당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사회 통념에서 벗어나지 않는 일정 정도의 보수를 합리적으로, 국민 눈높이에 맞게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또 부분적인 '직접 민주주의'를 도입하고 싶다. 우리 세대가 정치에 무관심해진 이유는 효능감을 느끼지 못해서다. 내가 정치에 어떤 의견을 냈고 투표를 했는데, 실제로 내 의견대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경험을 하게 되면 정치에 관심이 생길 것이다. 현재 디지털 기술로 부분적으로나마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직접 투표해봤으면 한다. 청년최고위원은 그것을 바탕으로 메시지를 내고, 국회를 통해 사회가 이것을 받아들인다면 2030세대도 정치 참여를 통해 효능감을 느낄 수 있다.
-특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로 부정적 평가도. 이에 대한 입장은.
▲가장 첫 메시지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제1호 공약이었다. 그다음 현안에 맞춰서 저의 철학과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네거티브를 했다. 만약 (상대 후보가) 철학이 있고 공약도 청년 정치 다웠다면 정책만 가지고 매니페스토 선거를 했겠지만 기성 정치, 낙하산 정치를 하는 분에게 정책 성과를 기대하는 건 좀 무리라고 생각했다. (상대 후보의) 과거나 경력이 불분명한 부분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같은 후보로서 궁금하다. 세금 내역의 경우는 본인이 공개 가능하다고 했으니 공개해달라고 충분히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이라고 생각한다.
-장제원 의원은 장예찬 후보를 지지한다. 현재 장 의원과의 관계는.
▲정책이나 철학적인 부분은 장 의원님과 다른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합리적인 분이시기에 저를 지지하지 않더라도 제가 합리적인 목소리를 낸다면 충분히 귀기울여 주실 거라고 생각한다.
-전당대회가 계파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본인이 바라는 선거 모습은.
▲어느 사회에나 있는 문제겠지만, 이만큼 드러내놓고 치열하게 하는 것은 국민들의 피로감을 높이는 일이다. 총선 직전 '저희가 잘못했다, 이런 정책 이런 철학 하겠다'며 중도층에 표를 구걸하는 건 때가 늦다. 이번 전당대회부터 계파나 조직을 떠나 철학이나 비전 그리고 정책으로 승부하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김영호 전 보좌관. 2023.01.19 leehs@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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