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봉제회계직, 교육공무직과 교섭단위 분류 요청
광주시, 중앙노동위 분리 결정에 취소소송 제기
1심 원고 승소→2심 원고 패소→대법 파기환송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학교에서 사무실무사로 일하는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는 비호봉제인 교육공무직과 별도로 교섭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두 직종의 근로조건과 고용형태가 유사해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광주광역시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중앙노동위원회 교섭단위 분리결정 재심결정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고 6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2019년 5월 설립된 A노동조합(노조)에는 광주시 교육청 산하 각급 학교에서 교육공무직 사무실무사로 일하는 호봉제회계직 근로자 110명이 활동하고 있다. A노조는 같은해 10월 전국단위 노조 참가인에 가입해 '광주지부'로 조직 형태를 바꿨다.
광주시 교육청 산하 각급에서 일하는 교육공무직원들이 모인 노조는 A노조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공공운수 사회서비스 노동조합 등 총 4개다. 나머지 노조에는 3840명이 가입했다. 교육공무직은 50개 직종으로 영양사와 조리사, 행정실무사, 교육복지사, 돌봄전담사 등이 있다.
A노조는 2019년 09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광주시 교섭단위 중 다른 교육공무직과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을 별도로 분리해 달라고 했다.
전남지방노동위가 분리 결정을 내리자 광주시와 타 노조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는 호봉제 근로자와 비호봉제 근로자 간 근로조건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광주시는 중앙노동위를 상대로 재심결정에 대한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광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과 교육공무직의 근로조건, 고용형태가 현격히 다르다거나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관행이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반면 2심은 "호봉제회계직 근로자들과 비호봉제인 교육공무직 근로자들 사이에는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고, 그로 인해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것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에 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중앙노동위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교육공무직의 근로조건에 현격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교육공무직의 임금체계와 각종 수당 등 세부 항목은 일부 차이가 있으나, 연혁적 근거와 법적근거가 서로 달랐던 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교섭창구를 단일화해 호봉제회계직 근로자와 동일·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원고 지역 내 다른 교육공무직원 사이의 근로조건을 통일적으로 형성할 필요성이 오히려 커 보인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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