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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묻지마식' 기업 고발 줄어든다…의무고발요청제 실효성 유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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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중기부‧조달청과 MOU 개정
요청 기한 줄이고 자료 공유는 확대

[세종=뉴스핌] 김명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간 갈등 요인으로 분석돼온 의무고발요청제 운영 방식이 대폭 수정됐다.

의무고발 요청 기한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되고 공정위와 의무고발요청권을 가진 기관이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의무고발 요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쟁점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공정위는 부당지원과 사익편취 사건에 대해서는 중기부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이를 통지하기로 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의무고발 요청 절차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였던 공정위와 중기부가 새 정부 들어 이같이 제도 개선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기업에 대한 '뒷북 고발', '묻지마식 고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의무고발 요청 기한 6개월→4개월…공정위, 사전 정보 제공

공정위는 중기부, 조달청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행위 등의 고발요청 및 고발에 관한 업무협약(MOU'를 개정했다고 2일 밝혔다.

의무고발요청제는 공정위가 고발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건에 대해 검찰총장, 감사원장, 중기부 장관, 조달청장이 고발을 요청하는 경우 공정위가 의무적으로 고발하는 제도로 지난 2014년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의무고발요청제는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전속고발권 제도의 허점을 보완하기 위해 도입됐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공정위·중기부·조달청은 의무고발요청제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제도 시행에 앞서 지난 2013년 MOU을 체결해 협업체계를 구축해 왔다. 그러나 고발요청 기한이 장기화하면서 기업들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중기부와 조달청이 공정위에 고발요청을 할 수 있는 기한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단축하기로 세 기관이 합의를 이뤘다. 다만, 불가피한 사정으로 연장이 필요한 경우 중기부와 조달청이 기업에 이를 통지하도록 했다.

고발 요청 기한이 짧아지는 만큼 기관 간 협의는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두 기관에 기업의 법 위반 이력과 증거목록, 피해기업 일반현황, 담합 사건 자진신고자 정보 등을 제공하고 국·과장으로 구성된 실무협의체를 신설해 기관 간 소통을 늘리기로 했다.

또한 중기부와 조달청이 고발요청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고발요청지침을 개정할 경우 공정위 의견을 사전에 청취하도록 하게 했다.

이와 함께 중기부의 고발 요청이 중소기업 피해와 직접적 관련성이 높은 사건 위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부당지원과 사익편취 관련 정보는 중기부의 요청이 있을 때에만 공정위가 통지하도록 했다. 다만, 공정위가 이미 해당 사건들의 의결목록을 제공해 중기부가 고발요청을 검토할 경우 공정위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MOU 개정으로 고발 여부가 보다 빠르게 결정될 수 있어 사업자의 법적 불안정이 신속히 해소되고, 기관 간 협력 강화로 사업자의 자료 제출 부담이 경감됨으로써 의무고발요청 절차가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공정위‧중기부 갈등 해결 기대…제도 실효성 확보 중요해져 

공정위는 당초 2021년 말부터 의무고발 요청 절차 개선을 추진해 왔다. 의무고발 요청이 6개월을 넘겨 이뤄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사건 관련 기업 중 미래에셋자산운용(과징금 6억400만원)와 미래에셋생명보험(과징금 5억5700만원)을 공정위가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 결정을 발표한 뒤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7월 고발요청했다.

또한 공정위는 지난 2020년 9월 네이버가 부동산 정보업체(CP)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부동산 매물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이 사건에 대해서도 1년 2개월이 지난 2021년 11월에야 공정위에 고발을 요청했다(아래 표 참고).

공정위는 중기부의 이같은 뒤늦은 고발이 기업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훼손하다고 보고 지난해 말부터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특히 박영선 장관이 취임한 2019년부터 중기부의 의무고발요청권 행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공정위 내부에서는 중기부의 권한 남용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3.4건이던 중기부의 의무고발 요청 건이 2019년부터 지난해 11월 말까지 연평균 9.7건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2021년 말 공정위는 고발요청 기한을 3개월로 줄이는 방안이 검토했으나 중기부가 난색을 표한 데다 대선 정국이 맞물리면서 제도 개선 작업이 미뤄지게 된 것이다.

공정위는 정권이 바뀌고 지난해 8월 대통령 첫 업무보고에서 의무고발요청제 개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MOU 개정으로 공정위와 중기부가 갈등 해소의 실마리를 찾는 분위기다. 그러나 의무고발요청제의 실효성 확보가 또다른 과제로 남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중기부의 의무고발 요청은 대우조선해양의 중소기업 기술 유용 사건 단 1건에 불과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의무고발 요청 사건의 38.5%가 벌금형에 그쳤다(아래 그래픽 참고). 이 때문에 자칫 의무고발요청제가 유명무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dream7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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