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플랫폼서 신규 대출 영업 당분간 중지
SBI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영업 축소
대부업체도 10곳 중 7곳이 담보대출 중단
[서울=뉴스핌] 이은혜 기자=할부금융 업계 1위 현대캐피탈과 저축은행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이 신규 대출 영업을 축소했다. 전날 대부업계 1위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 앤 캐시)에 이어 2금융권이 조달금리 부담에 연말 대출 영업 문을 닫으면서 갈 곳을 잃은 취약차주들이 점점 늘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 |
27일 할부금융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토스 등 플랫폼에서 신규 대출 영업을 당분간 중지하기로 했다. 담보대출을 포함한 자체 채널(웹·애플리케이션·ARS 등)에서는 대출을 받고 있으나, 보수적인 견지에서 운영 중이다. 현대캐피탈의 신용대출과 자동차담보대출 판매 규모는 올해 10월까지 월평균 2200억~2400억원 수준이었으나 지난달부터 이어진 영업 축소에 이달은 1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총량규제 이슈로 신규 대출 영업을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기준 자산(36조3000억원)은 업계 전체의 18%에 달하며,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신용등급도 'AA0'로 가장 높다. 이보다 낮은 A등급 이하의 캐피탈사들은 대부분 신규 영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캐피탈사들이 줄줄이 영업 중단에 나선 이유는 조달환경이 악화된 탓이다. 여신전문금융회사인 캐피탈사는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를 통해 영업 자금을 조달하는데, 현재 여전채 금리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초 3~4%에서 8~9%까지 오른 상황이다. 그러나 법정최고금리는 20%로 묶여있어 대출을 취급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저축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과 대형사인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은 신규 신용대출 판매를 축소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대출 총량규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의 냉기는 대부업계로 이어졌다. 이날 현재 대부업 상위 업체 10곳 중 5곳은 신용대출을, 7곳은 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2금융권의 상황이 악화됐고, 신용대출은 연체율이 급등한데다 담보대출은 집값이 하락하며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달금리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hesed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