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엔화예금, 전월比 5.7억 달러 증가
엔화 투자 시 중장기적으로 접근 필요
환전수수료·외화통장 이자소득세도 있어
[서울=뉴스핌] 강정아 기자 = 유례없는 엔저(低) 현상으로 원화 대비 엔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면서 '엔화 환테크족'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엔화 '환차익'을 노릴 경우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은행 환전 수수료를 잘 따져야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미국발 금리 인상과 달러화 초강세 등으로 아시아 외환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32년 만에 최저수준인 150엔을 돌파했고, 중국 위안화도 달러 대비 가치가 14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사진은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엔화를 검수하는 모습. 2022.10.21 mironj19@newspim.com |
21일 한국은행 '2022년 11월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거주자 외화예금은 1073억9000만달러로 10년 만에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일본 엔화 예금은 60억8000만달러로 한달 만에 5억7000만달러가 늘며 달러를 제외한 주요국 외화예금 잔액 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엔화가 일본의 금융완화‧초저금리 정책으로 저렴해지면서 환차익을 위한 매수와 함께 지난 10월 일본 무비자 여행이 허용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엔화 하락은 미국의 금리인상 영향이 크다. 미국은 지난 14일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며 올해 8회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올초 0.25%였던 미국 정책금리는 4.5%까지 올랐다. 하지만 일본은 단기금리를 마이너스(-)0.1%로 동결하고 10년물 국채금리를 0%대로 유지하며 제로금리를 유지했다. 이에 미국과의 금리차이가 커지면서 엔/달러 환율은 32년 만에 150선을 돌파하는 등 엔화가 크게 하락했다. 21일 오후 엔/달러 환율은 132.19엔을 기록 중이다.
이에 향후 엔화 가치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엔화 매수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엔화 환전 규모는 103억1782만엔(약 9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14억7562만엔)의 7배 수준으로 늘었다.
20일 일본 중앙은행(BOJ)이 장기금리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0%로 확대한다고 발표한 직후에는 엔/달러 환율은 130.580엔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본 엔화가 일본 중앙은행(BOJ)의 직접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이나 정책 변화 속도 등에 따른 변동성이 있어 투자시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정책변화 여지를 열어둔 만큼 엔/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있지만 일본은행의 추가적인 행보가 점진적이고 정책금리 변경 가능성이 낮다면 환율 변동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시에 수수료와 세금도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사와 금융 상품마다 우대 환율 조건 등이 다르고 엔화 환전 시 살 때와 팔 때 수수료가 통상 3~4% 부과된다. 직접 환전 후 외화통장에 넣어놓는 방법의 경우 환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없지만 원화통장과 마찬가지로 15.2%의 이자소득세가 붙는다. 직접 환전 시에는 은행들이 제공하는 최대 우대 환율이 일일 100만원이나 애플리케이션 이용 제한 등이 있으므로 꼼꼼히 살펴보고 우대 환율을 적용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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