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측근 이한성·최우향 조사 시작…범죄 수익 추가 수사도
법조계 "검찰과 재산 압박 통해 입 열려는 듯"
김씨 자해 이후 검찰 압박 더욱 거세진 듯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를 향한 검찰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대장동 사건의 '키맨'으로 불리는 김씨가 측근들에 대한 검찰 수사를 계기로 폭로전에 뛰어들지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검찰 수사와 함께 관련자들에 대한 재산 몰수 등을 통해 김씨의 입을 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씨 측근들이 구속된 탓에 김씨 입지는 더욱 좁아진 것으로 보이는 반면, 검찰 수사 강도는 보다 세진 것으로 해석된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전날 이한성 화천대유 공동대표와 최우향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5 mironj19@newspim.com |
이 대표와 최 전 부회장은 김씨의 오랜 측근으로 그의 '금고지기'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김씨의 지시로 범죄수익 260억원을 은닉하는 데 협조했다고 보고 지난 16일 이들을 구속했다.
두 명의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 재산에 대한 몰수 가능성이 본격화하자 김씨가 받는 압박이 더욱 거세진 모양새다. 김씨는 지난 14일 자해를 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일각에선 본인 때문에 무고한 이들이 피해를 봤다며 정신적 압박을 받은 것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씨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와 함께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힌다. 유 전 본부장과 남 변호사는 구속기한 만료로 석방된 이후 검찰조사와 공판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셋 중 가장 늦게 석방된 김씨의 입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그가 핵심인물일 뿐만 아니라 남 변호사의 발언에 신빙성을 더해줄 수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었다.
그동안 남 변호사가 법정에서 한 대부분의 증언은 '김씨로부터 들었다'라는 내용이었다. 법조계에서는 변호사 신분인 그가 법정에서 위증할 가능성은 적지만, 그의 증언이 진술로서 가치가 있으려면 김씨가 직접 해당 발언을 했다는 확인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김씨는 남 변호사 등과 달리 폭로전에 뛰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남 변호사의 증언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사실상 반대편에 선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은 김씨가 은닉한 범죄 수익이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자해 이후 수사가 지연되기는커녕 측근들의 구속까지, 오히려 그를 향한 검찰의 압박은 더욱 거세졌고 강도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재산 추적과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통해 김씨의 진술을 얻으려고 하는 것 같다. 대장동으로 인한 수익 전부가 몰수·추징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대표에 대한 남 변호사의 폭로성 발언을 김씨가 확인해줄 경우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수사할 명분과 동력 모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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