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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딛고 일어선 천재 음악소녀…청주 경덕중 이정현 양

기사입력 : 2022년12월14일 12:21

최종수정 : 2022년12월14일 12:29

절대 음감 소유...첼로 입문 1년여만에 대상 수상

[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2019 제12회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 대상, 2020년 제13회 전국장애인청소년예술제 대상, 2021년 전국장애인 음악 콩쿠르 전체대상.

충북 청주 경덕중 이정현(3년)양의 수상 경력이다.

첼로 연주하는 이정현 양. [사진 = 충북교육청] 2022.12.14 baek3413@newspim.com

절대음감을 갖고 태어났지만 자폐를 앓고 있는 천재음악 소녀다. 정현이는 생후 18개월 됐을 때부터 음정이 정확한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6세 때는 언니의 멜로디언 건반으로 애국가를 즉석에서 연주해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다. 멜로디언을 따로 배운 적은 없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는 피아노 건반 7개를 한 번에 눌러도 어느 음인지를 알아 맞혔다.

당시 이를 알아본 특수교사가 정현이를 전문가에게 데리고 가보라고 어머니 양성선 씨에게 요청했다.

양 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어쩌면 음악이 정현이를 치료해 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

하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자폐아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학원이나 교육기관이 없었다. 답답하고 사회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양씨는 여기저기 수소문 끝에 지인으로부터 강사를 소개받아 정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피아노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2017년)는 가야금을 배운지 6개월 만에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삼성전기의 지원을 받아 운영됐던 장애인청소년오케스트라 헬로우샘 오케스트라에 입단을 했다.

하나의 곡을 여러 명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특성을 감안하면 정현이가 사회 적응을 잘 배울 거라는 기대감에 엄마가 선택한 정현이의 진로였다.

천재 음악소녀 이정현 양. [사진 = 충북교육청] 2022.12.14 baek3413@newspim.com

오케스트라 연주 악기는 첼로를 선택했다. 정현이가 높은음보다는 낮은음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첼로를 배우기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2018년 10월부터 각종 첼로 콩쿠르에서 입상하기 시작했다.

1년 6개월 만인 2019년에는 제12회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 대상, 2020년에는 제13회 전국장애인청소년 예술제 대상(문화체육부장관상), 2021년에는 전국장애인음악콩쿠르 전체 대상을 수상했다.

2022년 5월에는 리틀모차르트 한국콩쿠르에서 전체 준대상을, 2022 국제서울음악 콩쿠르에서는 1등을 차지했다.

12월 14일 15시에는 TJB 대전방송과 삼성전기 세종사업장이 주최하는 제15회 전국장애학생음악콩쿠르 갈라콘서트에서 첼로(초청)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정현이는 악보를 콩나물 음표가 아닌 모자이크 같은 그림으로 악보를 그린다. 나무와 집 동물 등을 사인펜으로 작게 그려 넣고 점도 찍어 넣는다.

언뜻보면 알록달록 반짝이는 크리스마스트리를 도화지에 펼쳐 놓은 것 같기도 하다.

내년 3월에는 청주에 있는 충북예술고등학교로 입학할 예정이다. 형편이 넉넉지 않아 서울에서 상주하면서 첼로를 가르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16살 정현이는 기본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어린아이처럼 서투르다.

어머니 양 씨는 ""정현이가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음악으로 위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baek341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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