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현장 공개설명회
신라 5세기 후반 금제 귀걸이·은제 허리띠 착용한 남성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경상북도(도지사 이철우),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함께 오는 8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 두 차례에 걸쳐 경주 황남동 120호분 발굴조사 성과를 일반에 공개하는 현장설명회를 개최한다.
120호분은 3개의 봉분이 포개어진 고분으로 지난 2018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의 일환이다. 발굴조사에 착수해 120호분의 주변부인 120-1호, 120-2호분 조사는 지난해에 완료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경주 황남동 120호분 유구현황도 [사진=문화재청] 2022.12.07 89hklee@newspim.com |
특히 120-2호분에서 금동관과 금동관모, 금제 태환이식, 유리구슬, 가슴걸이, 은제허리띠, 은제팔찌, 은제반지, 금동신발 등 화려한 장신구를 착장한 여성으로 추정되는 피장자가 발굴된 터라 중심분인 120호분에 대한 기대와 궁금증이 컸다.
이번 현장설명회는 중심부인 120호분의 시신이나 관을 비롯해 부장품을 직접 보호하는 시설인 매장주체부의 발굴성과를 국민에 공개하는 자리다.
120호분은 봉분지름 28m의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시신을 안치하는 주곽과 부장품을 넣는 부곽으로 이뤄진 구조다. 길이 380cm, 너비 164cm인 주곽에는 주검 칸과 부장 칸이 있는데 주검 칸에는 주인공을 동쪽으로 향하게 해 넣고 주인공 동측에 있는 부장 칸에는 청동다리미 및 각종 토기 등을 같이 묻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금제세환이식 [사진=문화재청] 2022.12.07 89hklee@newspim.com |
주검 칸에는 목관 바닥에 납작한 철 덩이쇠를 깔고 주인공을 안치했으며 가장자리에는 석단을 놓았다. 석단 하부에 목질 흔적이 남아 있어 주곽은 목곽임을 알 수 있었다.
무덤주인공은 목과 가슴 부근에 금제 가는귀걸이, 유리구슬 가슴걸이, 허리 부분과 그 주변에 은제허리띠, 철제대도 등을 착장하였다. 다리 부근에 정강이뼈로 추정되는 인골 흔적이 남아 있어 무덤주인공은 신장 165cm 이상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경주 황남동 120호분 주인공 착장유물 세부 [사진=문화재청] 2022.12.07 89hklee@newspim.com |
한편 머리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은제투조관식과 금동투조관모가 뒤집어진 채 확인됐는데 이는 주인공 머리에 관(冠)을 착장하지 않고 부장 칸 상부에 같이 묻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금동제 말갖춤, 은장식 화살통, 운모, 각종 토기류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됐다.
경주 황남동 120호분의 축조 시기는 이러한 출토유물로 미뤄 보아 황남대총 북분과 천마총 사이인 금광총 단계이며 5세기 후반 경에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봉분에 산모래가 사용된 점, 은제투조관식 및 은제허리띠의 투조 문양은 그동안 신라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양식인 점 등이 확인되면서 신라문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학술적 가치가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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