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치밀하게 범행 계획, 범행수법도 불량"
배심원 양형토의 마친 후 오후 중 선고 예정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안미영 특별검사팀이 고(故) 이예람 중사의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 조작 혐의로 구속기소된 공군 법무관 출신 변호사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5일과 6일 증거위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김모 씨의 국민참여재판 기일을 열었다.
특검은 6일 "피고인은 공군 전현직자들과 오랫동안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법무관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고 이를 바탕으로 녹취록의 내용이 진실해보이도록 조작했다. 또한 TTS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 녹음파일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고 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음성변조와 암호화된 이메일 서비스를 사용했다"며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으며 범행수법도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군인권센터가 조작된 녹취록을 대대적으로 발표하게 만들어 시민단체 활동을 방해하는등 많은 사회적 혼란을 유발했다"고 질책했다.
특검은 "피고인은 오랜 기간 치밀하게 복수를 계획하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중사 사망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한 숭고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어불성설이며 그 자체로 반성의 기미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pangbin@newspim.com |
김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고 구속 기간 충분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된다"며 "피고인은 중증 우울증을 앓고 있어서 구금생활을 오래하기 힘들고, 부양할 가족이 있으며 다른 형사처벌 전력은 전혀 없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대해 모두 인정한다"면서 "어떤 재판 결과가 나오든 저는 변호사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항상 숨어다니고 부끄러움과 자괴감과 우울증에 시달리며 보내야 할 것 같다. 모든 것을 재판부와 배심원들에게 맡기고 다시 한번 통렬히 반성한다는 점 말씀드린다"며 최후진술을 마쳤다.
국민참여재판은 무작위로 선정된 국민 배심원이 유·무죄 평결을 내리고 유죄 평결이 내려진 경우 적정한 형량을 토의하는 형사재판으로 김씨에 대한 선고는 배심원들의 양형 토의를 마친 오늘 오후 중에 나올 예정이다.
앞서 김씨는 지난해 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이 중사 사건 가해자에 대한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과 녹음파일을 조작한 다음 이를 군인권센터 관계자에게 전달해 군인권센터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특검에 따르면 김씨는 같은 공군 비행단 법무실에서 근무하던 군검사와 개인적인 이유로 관계가 악화돼 징계를 받았다. 이후 이 중사 사망사건으로 공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유족과 군인권센터를 이용하여 당시 징계권자였던 전 실장을 수사대상으로 만들기 위해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제공한 녹음파일은 실제 사람 목소리가 아닌 기계가 사람 말소리를 흉내내는 텍스트 음성 변환(Text To Speech·TTS) 장치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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