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형 아파트 거래 비중 40%대 회복
중도금 대출 보증 상향에 중형 아파트 거래 회복 가능성
"높은 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비중 확대 크지 않을 것"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집값 강세로 인해 늘어난 소형 아파트 거래량이 주춤한 가운데 중형 아파트에 관심이 몰리며 거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속에서도 '국민 평형'이라 불리는 전용면적 84㎡ 타입의 인기가 되돌아 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달 정부가 신규 분양 아파트의 중도금 대출 한도를 12억원으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중형 아파트 거래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높아진 금리로 인해 대출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만큼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 되기 전까지 거래 비중이 크게 확대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11일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
◆전용 61~85㎡ 거래 비중 늘어…청약 시장서도 중형 공급 많아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9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24만3514건 가운데 전용면적 61~85㎡ 이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9만5565건이다. 이는 전체 면적별 거래규모의 39%에 해당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42.7% 였던 점을 감안하면 3.7%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다만 월별로 보면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올해 1월 40.7%에 달했던 61~85㎡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 7월 38%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8월 39.5%로 회복한 뒤 9월 41.7%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40%대 비중을 유지하던 41~60㎡ 이하 면적은 30%대로 줄었다.
서울에서도 중형 주택의 매매비중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9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1만2722건이다. 이 가운데 전용 61~85㎡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302건으로 전체 거래량의 35.3%다. 전월(27.3%) 보다 7.9%포인트 늘었다. 지난 2월(44.2%) 이후 올해 최대치다.
서울 자치구별로 보면 전용 61~85㎡ 이하 아파트 매매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다. 지난 9월 도봉구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6건이다. 이 가운데 전용 61~85㎡ 이하 아파트 거래량은 14건으로 비중은 53.8%에 달한다. 이어 ▲은평구 50% ▲성북구 48.8% ▲성동구 48.1% ▲양천구 45.2% ▲강남구 45% 순이다. 종로구의 경우 지난 9월 전용 61~85㎡ 이하 아파트 매매가 없었다.
이같은 중형 평형에 대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은 청약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공급 물량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전용 61~85㎡ 이하 평수 공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에서 청약을 실시한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의 경우 총 336가구 공급 가운데 210가구(62.5%)가 전용 61~85㎥ 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샵 파크솔레이유' 역시 53가구 가운데 28가구가 중형 평수로 공급됐다. 경기도 평택의 '포레나 평택화양' 역시 전체 959가구 가운데 144가구를 제외하고 모두 전용 61~85㎥로 공급됐다.
◆중도금 대출 12억 상향에도 높은 금리에 대출 이자는 부담
정부가 지난달 중도금 대출 보증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확대하면서 전용 61~85㎥ 아파트에 대한 거래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분양가가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경우 규제·비규제지역에 관계없이 중도금 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청약 시장에서 월소득이 높아 대출 이자 부담은 감당 가능하지만 가점이 낮아 진입하지 못했던 청년층이 추첨제가 도입과 중도금 보증 기준 상향으로 청약시장에 들어설 수 있게 됐다"면서 "청약으로 나오는 신규 아파트가 주변 시세보다 저렴하게 나오는 만큼 향후 가족들과 거주할 수 있을 만한 중형 평수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규제 완화 등에도 여전히 금리 상승 랠리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중형 평수의 거래 비중이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집값 역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매수 심리 자체가 살아나기까진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 전문위원은 "대출규제 보다는 대출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 소형 주택에 대한 거래가 많아지는 형태"라며 "금리 인상 랠리가 마무리 돼야 집값이 바닥까지 내려가지 않더라도 거래가 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자들 역시 좁은 평수보다 넓은 평수를 선호하지만 우선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소형 주택으로 몰릴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현실적이고 알뜰하게 시선을 돌리다보니 결국은 가격이 저렴한 주택 수요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면서 "면적에 대한 관심보다 가격에 관심이 커지다 보니 거기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