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CUV 생산 전까지 트레일블레이저만 국내 생산
3개월 연속 수입차 톱5로 수입차 브랜드로 정체화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한국지엠이 부평2공장을 폐쇄하면서 국내 생산차의 비중을 줄이고 있다. 내년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를 생산할 때까지는 국내 생산 비중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은 최근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부평2공장은 중형 세단 말리부와 소형 SUV 트랙스를 생산하던 곳이다.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사진=쉐보레] |
그동안 한국지엠은 부평1공장에서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부평2공장에서 트랙스와 말리부, 창원공장에서 스파크를 생산해왔다.
이번에 부평2공장을 폐쇄하고 최근 스파크 생산도 중단하면서 국내에서 생산하는 모델은 트레일블레이저 하나만 남게 됐다.
트레일블레이저는 올해 10월까지 1만3039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트레일블레이저 외에는 1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 없을 정도다.
다만 트랙스, 말리부, 스파크의 단종으로 한국지엠 전체 차량 중 국내 생산 차량의 비중은 내년 상반기 창원공장에서 CUV 모델이 생산되기 전까지 계속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10월까지 누적 판매 기준 한국지엠의 국내 생산 차량 비중은 76%다. 하지만 10월만으로 한정할 때에는 58% 수준이다. 이는 트랙스, 스파크, 말리부 등 단종 차량이 포함된 수치다.
각 모델들의 재고가 남아있어 당분간 월간 판매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판매량이 계속 줄어든다고 가정할 때 국내 생산 비중 역시 함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지엠은 내년도 창원공장에서 CUV를 생산하면서 연간 생산량을 50만대 수준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부평2공장을 폐쇄하면서 근무 인력을 부평1공장과 창원공장으로 전환배치하는 데 합의했다"며 "차세대 CUV 모델은 창원과 부평에서 나눠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샌드 듄 컬러 [사진=한국지엠] |
국내 생산 비중은 줄이 있지만 수입차 브랜드로 한국지엠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3개월 연속 수입차 브랜드 5위를 기록했다. 특히 10월에는 1586대로 연중 최다 판매량을 갱신하며 최다 판매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수입차 모델 중 10월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719대가 팔린 볼트 EUV였다. 볼트 EV도 338대 팔리며 수입 전기차 모델 판매 4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연간 실적으로는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2418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으며 볼트 EUV가 1859대, 트래버스가 1570대로 뒤를 이었다.
여기에 럭셔리 픽업 브랜드인 GMC의 시에라 드날리 역시 연내에 수입해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의 이러한 국내 생산 비중 축소와 수입차 경쟁력 강화를 두고 국내 공장을 단순히 생산기지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공장이 폐쇄된 상황에서 수입차 모델이 늘어난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내 공장을 하청공장으로 생각한다고 여겨질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국내에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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