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증가했지만 1분위 가구 오히려 감소
5분위 배율 전년비 0.41p↑…소득 양극화 심화
장바구니물가 고공행진…식료품 지출 5.4%↓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가계소득이 전년동기 대비 3% 늘었다. 하지만 하위 20%(1분위) 저소득층은 오히려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소득계층의 지갑 사정이 나아졌지만, 하위 20%인 1분위 가구만 나빠진 것이다. 또 소득 양극화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 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1년 전보다 0.41배 포인트 상승하면서 소득 양극화는 더욱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 전체 가구 가계소득 전년비 3%↑…1분위 가구만 1%↓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3% 늘었다.
지난 1분기(10.1%)와 2분기(12.7%)에는 가계소득이 두자릿수 상승을 보였는데, 3분기에 3%로 가라앉은 것이다. 특히 물가 상승을 고려한 실질소득은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목별로 보면 근로소득(5.4%)과 사업소득(12.0%)은 늘었지만, 이전소득(-18.8%)은 줄어들었다. 이전소득 중에서도 국민연금, 기초연금, 소상공인 지원금 등 각종 사회 수혜금을 뜻하는 공적 이전소득(-26.1%) 크게 감소했다.
[자료=통계청] 2022.11.17 soy22@newspim.com |
이는 작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추경 효과가 사라지면서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3분기 하위 88%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해 1인당 25만원씩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바 있다. 이 기간 공적 이전소득이 크게 늘었지만, 올해에는 추경 효과가 사라지면서 공적 이전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소득 계층별로 보면 상위 20%인 5분위의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41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3.7% 늘었다. 2분위(2.7%)와 3분위(2.6%), 4분위(2.8%)에서도 가계소득이 일제히 증가했다.
그러나 하위 10%인 1분위의 소득 증가율은 전 계층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3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1% 줄었다.
1분위 가구는 공적 이전소득이 가계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줄어든 공적 이전소득이 1분위 가구의 전체적인 가계소득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 과장은 "공적 이전소득은 작년 3분기 때 전 국민 하위 88%에 해당하는 가구에 대해서 1인당 25만원씩 지급한 추경이 있었는데, 그때 받았던 공적이전 효과가 이번에 사라지면서 감소했다"며 "특히 1분위 같은 경우에는 공적 이전소득의 비중이 큰데, 그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 소득 양극화 심화돼… 5분위 배율 작년보다 상승
5분위 소득을 1분위 소득으로 나눈 배율을 뜻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75배로 1년 전(5.34배)보다 0.41배 포인트 높아졌다. 5분위 배율이 올라갈수록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의미다.
5분위 배율은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분배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올해 2분기부터 다시 증가해오고 있다.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70만2000원으로 1년 전보다 6.2% 증가했다.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실질 지출 증가는 0.3%에 그쳤다.
[자료=통계청] 2022.11.17 soy22@newspim.com |
특히 장바구니 물가가 치솟으면서 식료품 지출은 5.4% 줄었다. 육류(-9.4%), 조미식품(-20.3%), 곡물(-22.0%), 유제품(-7.9%), 과일(-6.1%) 등 먹거리 품목 지출이 대부분 감소했다. 주류·담배 지출도 0.8% 감소했다.
반면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대면활동이 늘어나면서 음식·숙박(22.9%), 오락·문화(27.9%), 교통(8.6%) 등의 지출은 늘었다.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5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2.0% 증가했다. 처분 가능한 소득 중에서 실제 소비지출액이 얼마인지를 계산한 평균 소비성향은 70.2%로 2.8%p 상승했다.
soy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