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받치던 개미 변심...반등 때마다 매도
10월 2.5조 순매도...11월 9거래일 만에 두배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코스피가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연초부터 계속된 증시 부진 속에서도 순매수하며 한국 주식시장을 떠받쳐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둔화, 환율 하락, 외국인 투자자 유입 등 긍정적 신호에도 불구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와 기업 실적 부진 등으로 추세적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판단하고 차익 실현, 손절매 등에 나서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 5%대인 은행 예금금리, 채권 금리 상승 등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매력도가 크게 감소한 점도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 9월 말 코스피지수 2134.77로 연중 최저점...개인 '패닉셀'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4조1320억원을 순매도 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 3조2260억원, 기관 7750억원을 순매수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증시 부진 속에서도 주식을 꾸준히 사모았다. 지난 9월 말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8조3390억원을 순매수했다. 월 별로는 ▲1월 5조6470억원 ▲2월 1조2480억원 ▲3월 7조3290억원 ▲4월 7조1880억원 ▲5월 -3800억원 ▲6월 5조260억원 ▲7월 -9850억원 ▲8월 -290억원 ▲9월 3조2950억원 등으로 꾸준히 보유량을 늘려왔다.
이 기간 외국인투자자와 기관이 각각 10조 2540억원, 19조 6530억원을 순매도하고, 코스피는 올해 초 2988.77에 개장해 800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코스피가 지난 9월30일(2134.77) 연중 최저점을 찍으며 개인투자자들의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된 것. 지난 10월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순매도로 돌아섰다. 그후 약 45일 동안 코스피가 16.40%(350포인트) 가량 올랐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반등할 때마다 이를 탈출의 기회로 보고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10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2조5050억원을 순매도 했고, 11월 들어서는 9거래일 만에 전달의 두배에 가까운 4조1320억원을 팔아치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동시에 증시에서 이탈한 자금에 대해 시중은행, 채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연 5%를 넘어섰고, 지난 10월에만 은행 정기예금이 56조2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대 증가 폭이다.
◆ "외국인이 이끈 코스피 반등...언제든 차익 시현 나타날 수 있어"
전문가들도 최근 상승장에서 무작정 올라타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근 글로벌 경기 상황이 악화하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하향 조정되는 등 펀드멘털 개선이 전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 지수대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의 11.7배 수준이고, 20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추세반전의 분기점"이라면서 "9월 말 이후 외국인이 6조3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반등을 이끌지만 경기와 실적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있어 차익 시현 심리가 언제든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때문에 "현재 코스피는 반등할수록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부담이 가중되고, 하향 압력이 커지는 국면"이라면서 "추격매수는 최대한 자제하고 반등 시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에서 민간 기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 중"이라며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이후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매파적(긴축 강화) 발언이 나타나는 등 변하지 않은 요인들에 대한 경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