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반등...통화정책 완화 기대·차이나런 영향"
"삼성전자, 5만원대 초반 '기회' 또 온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국민주인 삼성전자가 '6만전자'로 올라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번졌다. 2100선까지 밀렸던 코스피도 2400로 오르면서 추세적인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시장이 굉장히 불안정해지고 있는데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 증시가 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안도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고, 중국 변수로 '차이나런(탈중국)'에 따른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면서 코스피 반등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기회복, 기업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 회복이 아닌 심리적 변화, 기술적 반등에 따른 것입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8일 서울 을지로 대신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코스피 반등 기대감에 대해 이같이 진단하며 "올해 말, 내년 초에 코스피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코스피가 단기 반등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줄이고 현금 비중을 늘리라"고 강조했다.
◆ "코스피 오를수록 주식 비중 줄이고, 현금 비중은 늘려라"
이 팀장이 이처럼 보는 이유는 고금리로 인한 여러 부담 요인들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면서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고강도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데는 6개월에서 1년 걸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3월부터 금리인상을 시작했으니 연말에서 내년 1~2분기가 그 시점이다. 금리 인상으로 이자비용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게 된다. 기업 측면에서는 비용 부담이 커지며 고용이 감소하고 전반적인 투자활동이 악화되면서 당분간은 경기가 굉장히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이 8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2.11.08 kilroy023@newspim.com |
그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경기침체와 달러 강세로 원자재 가격이 레벨다운 되며 물가 안정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봤다. 역사적으로 경기가 경착륙하며 침체가 가시화 되면, 물가가 잡히고,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단계로 진행됐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언제 중단할 것인가가, 최종금리가 어디까지 갈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다. 올해 연준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4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가 지난 3월 0.25%에서 4%대까지 올라섰다. 2007년 12월 이후 15년 만이다. 시장에서는 최종금리 전망을 4.5~5.0%가 될 것이라 관측하며 연준의 피봇(정책방향 전환)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통화정책을 할때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금리 인상 속도, 최종금리 수준, 지속기간이 핵심"이라며 "최근까지 '인상 속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지만 이제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12월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따라 내년 2분기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갈지 방향성, 금리 상단(최대 5%대)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금리인상 사이클에 대한 걱정들은 정점을 통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올해 말, 내년 초에 증시가 저점을 통과한 이후 추세적인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 밴드는 최소 2050에서 최대 2640포인트를 제시했다. 고강도 금리인상 여파가 실물경제에 반영되는 과정에서 코스피가 언더슈팅하면서 일시적으로 2050선을 하회할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했다.
◆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
최근 국내 증시 강세를 이끈 것은 외국인의 순매수세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 확정을 전후한 '차이나 런' 자금이 한국 증시에 유입된 영향이라고 해석한다. 최근 한달 새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은 6조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이중 2조원을 삼성전자에 투자해,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5만 초반에서 6만원대로 약 20% 상승했다. 이 팀장은 이와 관련 외국인의 변심 또는 차익 실현으로 국내 증시가 급락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이 팀장은 "올해 7~9월 코스피가 2530대에서 2130대로 400포인트 밀리는데 외국인들이 1조8000억~2조원을 순매도했다"면서 "한국 증시의 지금 문제는 매수 주체가 없어 외국인들이 순매수하면서 오르지만, 외국인이 1조원만 팔아도 코스피가 300~400포인트 떨어진다"면서 "외국인이 최근 순매수한 5조원 중 일부 차익 실현만 해도 시장이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 의미로 '6만전자'로 올라선 삼성전자에 대해 현 시점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추격 매수도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만약 저점인 5만원대 초반에 매수했거나 현금 비중이 높은 개인은 조금 더 기다리고, 7만~8만원대에서 매수하고, 현금 비중이 적은 개인은 6만원대에서 일정 부분이라도 손절을 하는 게 맞다"면서 "5만원 초반대에서 한번 더 기회가 올 것이고, 7만원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경민 대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이 8일 서울 중구 대신증권에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08 kilroy023@newspim.com |
'반도체의 겨울'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실적은 내년 2분기까지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고, 아직은 진바닥을 보지 못했다는 이유다. 5만원 초반~6만원대에서 등락은 더 있을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담스런 구간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수급 변수에 의해서 반등이 나오고 있지만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면서 방향성이 위쪽으로 만들어질 때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팀장은 "최근의 증시 반등을 현금 비중을 늘리고,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기적으로 코스피 2300 이상에서 추격 매수는 자제하되, 2050선에서는 적극적인 매수를 권장했다. 추천하는 업종은 반도체,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방산 등을 꼽았다.
마지막으로 내년 상반기 증시 전망을 묻자 '궁즉변 변즉통(窮則變 變則通)'을 언급했다. 이는 주역에 나오는 말로 '극한상황에 이르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는 길이 생긴다'는 뜻이다.
그는 "내년 상반기는 최악의 상황이지만 이 고비만 넘기면 추세반전이 가능할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심해질수록 단기적으론 증시를 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겠지만 시간을 두고 본다면 물가 안정, 통화정책 완화적으로 갈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되면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이 다시 한 번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물꼬를 열어주게 된다고 봤다.
이 팀장은 "경기침체 이후 매번 짦든, 길든 달러는 약세를 겪었고 마침 내년에는 중국이 경기부양정책의 힘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미국, 유럽 등보다 상대적으로 경기가 양호할 것"이라면서 "달러화 대비 위안화,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수급이 들어오는 선순환 구도가 만들어지면서 내년~2024년에는 한국을 비롯한 신흥아시아가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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