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진압 기본모델에 탐색 기능 조정 가능
이달 중 초기공모 후 내년 1월께 공식 공고
현대차·로봇융합연·기계연 경쟁 참여 예상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무너진 경북 봉화 광산에서 매몰자가 극적으로 구출된 가운데 정부가 인공지능(AI) 수색로봇 개발에 나선다. 6년간 32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안전로봇 분야 개발에서도 현대차를 비롯해 로봇융합연구원, 기계연구원 등도 과제 확보에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7일 <뉴스핌>의 취재 결과,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행정안전부, 소방청이 4족 AI 로봇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산업부 핵심 관계자는 "3개 정부기관이 함께 소방안전을 위한 4족보행로봇에 대한 R&D를 추진해 우선 이달 중에 과제 초안에 대한 공고를 할 것"이라며 "이후 추가 검토를 거쳐 내년 1월께 정식 과제 공고를 내고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봉화의 한 '아연광산 매몰사고' 현장에서 4일 밤 11시3분쯤 구조당국이 갱도 고립 221시간만에 자력으로 탈출한 고립 작업자들을 부축해 갱도 밖으로 나오고 있다.[사진=소방청]2022.11.05 nulcheon@newspim.com |
그는 "6년동안 추진되는 과제이며 부처 예산을 합해 모두 320억원이 투입된다"며 "개발이 다 끝나면 실증 테스트를 거쳐 실제 상황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인 형태는 4족 보행을 하다가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화재진압에 적합한 형태로 변신해 소화작업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며 "또 기능을 일부 조정하게 되면 탄광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인명을 탐지하는 수색작업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붕괴된 봉화 광산의 경우를 보더라도 현재 기술로는 광산 갱도에 대한 사전 맵핑(갱도에 대한 3D 지도 인식)이 이뤄진 상태에서 로봇을 원격 조정하는 방식으로 수색 등이 가능하다. 다만 문제는 사전 맵핑은 물론, 수십년 된 지도만 있는 갱도이다보니 로봇 수색은 언감생심이라는 게 로봇 전문가들의 지적이기도 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탑재되는 카메라를 활용해 갱도 맵핑을 하고 자신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격 조정이 아닌, AI 구동을 통해 수색이 가능한 안전로봇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능까지 조정해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중국에서는 탄광 붕괴로 인한 매몰자 탐색에 로봇을 활용했으며 일본 역시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인해 사람의 접근이 불가했던 원전 탐색에 로봇을 활용한 바 있다.
로봇산업 한 전문가는 "중국의 경우, 로봇 탐지 성공 여부가 잘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고 일본의 경우에는 로봇이 도중에 작동하지 않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양=뉴스핌] 정일구 기자 =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의 4족보행 로봇 '스팟(SPOT)'이 지난 17일 오전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시연되고 있다. 2020.12.18 mironj19@newspim.com |
글로벌 로보산업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민간기업과 연구기관 역시 로봇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최근 시장 조사 및 컨설팅 기업인 '브랜드에센스 마켓 리서치 앤 컨설팅'(Brandessence Market Research And Consulting Private Limited)'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352억4000만달러(약 47조2984억원) 규모였으며 2027년까지 연평균 21.9%씩 성장해 1409억4000만달러(약 189조1668억원) 규모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로봇 시장으로 향한 실질적인 R&D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로봇산업계 역시 이번 안전로봇 R&D 과제 사업에 대해 기대를 걸고 있다.
현대차는 일찌감치 로봇공학기업인 '보스턴다이나믹스'를 통해 4족 보행로봇을 확보하고 이를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을 비롯해 한국기계연구원도 안전로봇 개발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산업부 관계자는 "4족 보행로봇은 스타트업 등 여러 중소기업이 활발하게 개발을 하고 있고 이번 과제 역시 기업 규모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며 "아무래도 대기업, 중소기업, 연구기관 등이 각각 컨소시엄 형태로 이번 과제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