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영 관장 "부모의 욕 한마디도 학대, 부모 교육 중요"
[고양=뉴스핌] 이경환 기자 = 경기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은 권순길 씨와 유튜버 이진영(악동에어컨) 씨가 쌀 600kg을 기부했다고 4일 밝혔다.
에어컨 세척을 전문으로 하는 권씨는 그동안 보육원 등 어린이 관련 시설과 미혼모 재단을 찾아 재능기부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 쌀 기부. 2022.11.04 lkh@newspim.com |
유튜브 수익과 권씨의 사비를 털어 기부에 나선 이들은 "에어컨 세척으로 재능기부를 해오다 작게나마 수익이 생겨 쌀 기부를 결정했다"며 "조금씩 나누는 기쁨이 큰 지금, 앞으로도 이런 기부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은 학대 피해 아동을 발굴하고 보호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아동학대가 의심될 경우 112로 신고하면 경찰이 조치하고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은 사후관리를 맡는다.
고양아동보호전문기관에는 지난해 1000건이 넘는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 돼 전년 대비 2배 이상이 늘었다.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로 이웃의 신고도 크게 늘었다는 게 김미영 관장의 설명이다.
김 관장은 "신고가 접수돼 가정을 방문하면 훈육의 일환으로 매를 든 게 무슨 죄가 되느냐는 부모들이 굉장히 많고, 학대가정이라는 낙인 때문에 방문 자체에 반발이 굉장히 심한 편"이라며 "아이도 독립된 인격체라는 걸 인정하고 부모들이 욕 한마디만 해도 아동학대라는 인식을 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서는 타겟에 맞게, 세밀하게 나눠 부모들에 대한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며 "학교나 지역사회에서 교육을 하고 필요하다면 방문 교육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관장은 "교육을 위해서는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데 정인이 사건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산후우울증 등으로 치러야 할 사회적 비용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며 "그러나 큰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대책을 세운다고 나서고 이마저도 순간적으로 관심이 사그라 들어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직원들의 처우 문제도 김 관장의 답답함을 키우고 있다.
김 관장은 "내년부터 도입을 앞두고 있는 아동 관련 사회복지시설 호봉제 도입이 예산부담을 이유로 31개 시군 중 유일하게 예산편성을 하지 않았다"며 "일의 강도는 높은 반면 복지관 직원 보다도 급여는 물론, 복지도 형편 없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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