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기실자지수 25개월 만에 최저...기업 생존 위협할 만큼 심각해
규제 장벽 너무 높아, 정부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 돕는 조력자 역할 해야
벤처 업계가 극심한 한파를 겪고 있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사업 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업계 전반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악재가 계속되면서 통상 창업 3~5년차에 찾아온다는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 도래 시점도 짧아지고 있다. 닷페이스·라이픽·유저해빗 등의 유명 스타트업이 올해 폐업을 결정한데 이어 '부릉'의 운영사 메쉬코리아도 결국 이달 초 경영권 매각을 택했다. 뉴스핌은 한국의 신성장 엔진인 스타트업 업계의 위기와 대안을 살펴봤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투자환경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거시적인 환경과 연결돼 있습니다. 벤처기업이 그간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2~3년간 풍부한 유동성 공급 시기는 이제 지난 만큼 변환된 지금은 환경에 맞춰 성장 전략을 짜야하는 위험하고 중요한 시기입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28일<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돈이 돌지 않는 '돈맥경화'에 빠지면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업 환경이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통상 창업 3~5년차에 찾아온다는 '데스밸리(Death Valley, 죽음의 계곡)'의 도래 시점도 짧아지고 있다.
[생사기로 벤처] 글싣는 순서
1. 빨리 찾아온 '죽음의 계곡'...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는 스타트업들
2. '증시→IPO→벤처'...도미노식 돈줄경색 심각
3. 자금난에 '임상 보류'...바이오, 성장 동력 타격
4. 위축된 벤처 투자 생존법…인센티브·해외 자금 유입 '방점'
5. '유동성 공급', 기업구조혁신펀드 지원에 그쳐
6.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규제완화·해외진출 정부 지원 절실"
강삼권 회장은 이와 관련해 "그동안 풍부한 자금 유동성으로 신생벤처기업들이 꾸준히 성장해왔고 투자금의 회수를 통해 재투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을 추구해 왔다"며 "시장 환경이 변화되는 시점에서 많은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후속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후속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전제로 성장전략을 수립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사진=뉴스핌] |
또 "경쟁자 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이길 수 있는 전략이 그간 통했다면 기업의 손익분기점, 매출 등의 성과를 고려하며 성장해야하는 전략도 필요하다"며 "창업자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재도전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돼야 혁신을 통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보장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9월 한 달 동안 국내 스타트업이 유치한 전체 투자금은 3816억 5000만원으로 지난달(8628억원) 대비 56% 감소했다. 연초 1조 2000억 원대에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6285억원)과 비교해도 39% 줄어든 수준이다.
강 회장은 이에 대해 "지난 10월 25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25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올해 4월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도는 등 기업 심리가 부정적"이라며 "특히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기업들이 부담해야할 금융비융이 증가하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하며 연간 이익률 등이 전년대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벤처투자시장도 금리인상 영향으로 투자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벤처기업들은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 또는 철회하고 투자자들은 회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소극적 투자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장기간 투자유치 난항에 자금경색이 심화되면서 유망기업으로 주목받던 스타트업들이 폐업을 결정하고 후속투자를 못 받은 대형 플랫폼기업들은 투자시장 경색에 따른 위기 상황에 놓였다"고 덧붙였다.
강 회장은 벤처·스타트업 업계가 극심한 한파를 이겨내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와 국회의 규제완화 및 스케일업 지원 등을 요청했다.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 [사진=뉴스핌] |
그는 "벤처기업이 현장에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신산업 영역에 켜켜이 쌓여 있는 각종 규제를 꼽을 수 있으며, 특히 기득권의 저항 및 포지티브 규제 등으로 인해 규제 장벽이 매우 높고 변화의 속도도 느리다"며 "정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한다. 즉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협회는 이러한 규제를 걷어내고 민간 중심의 혁신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국내 혁신벤처기업들이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극복하고, 과감한 기업 활동을 통해 코로나19 등으로 침체돼 있는 우리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국내 벤처생태계 활성화를 위해서는 창업기업 수를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창업기업들의 스케일업과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해외진출과 수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자체적으로 글로벌 역량을 갖춘 대기업이 아닌 벤처·스타트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해외진출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전체 벤처기업 중 해외 수출기업은 약 20.9%에 불과하며 80%의 벤처기업은 좁은 내수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으로, 이에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 지원정책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다음은 강삼권 벤처기업협회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 벤처기업협회는 국내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고환율·고금리·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벤처 업계 상황이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협회가 바라보는 현재의 위기는 어느 정도라고 보고 계실지요.
- 최근 국내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달러 초강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한 통화 및 외환 시장의 불안정성 확대는 물론 대내적으로도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3고(高) 현상이 지속되면서 금융과 실물에 걸쳐 복합 위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25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25개월 만에 최저치이며, 올해 4월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선을 밑도는 등 기업 심리가 부정적입니다. 특히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기업들이 부담해야할 금융비융이 증가하고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등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만큼 심각하며 연간 이익률 등이 전년대비 떨어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아울러 벤처투자시장도 금리인상 영향으로 투자시장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데 벤처기업들은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 또는 철회하고 투자자들은 회수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소극적 투자전략으로 전환하는 등 투자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영향으로 장기간 투자유치 난항에 자금경색이 심화되면서 유망기업으로 주목받던 스타트업들이 폐업을 결정하고 후속투자를 못 받은 대형 플랫폼기업들은 투자시장 경색에 따른 위기 상황에 놓였습니다.
투자환경 위축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거시적인 환경과 연결되어 있으므로 벤처기업이 그간 지속적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2~3년간 풍부한 유동성 공급 시기는 이제 지난 만큼 변환된 지금은 환경에 맞춰 성장 전략을 짜야하는 하는 위험하고 중요한 시기라 봅니다.
▲ 협회가 벤처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위해 추진하고 계신 활동과 향후 계획 등이 궁금합니다.
- 협회는 크게 규제개선, 주52시간제 보완, 디지털 혁신 인재양성에 힘쓰고 있습니다. 먼저 규제개선 측면을 말씀드리면, 윤석열 정부도 임기 시작과 동시에 전 산업에서 규제개선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습니다. 역대 정부는 규제샌드박스 제도 도입, 네거티브 규제시스템 등 규제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산업 현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제경쟁력 강화와 해외 투자유치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선진국 수준의 규제혁신은 필요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미국, 영국, 중국 등의 규제 선진국에는 없거나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히 철폐하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규제혁신이 필요합니다.
기업 현장에서 발굴하는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부처가 담당 법령의 규제이슈를 선진국과 비교하여 선제적으로 발굴 및 개선하고, 담당별 목표를 설정하여 평가에 반영해야합니다. 또 규제 컨트롤타워의 실질적 권한을 공정위원회 수준으로 강화하고, 규제혁신추진단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현직 민간 전문가의 활용을 대폭 확대해야합니다.
신산업에 대한 많은 법적 규제들이 일반 소비자 혹은 국민을 보호하려는 당초 취지와 달리 특정 이익집단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으로 작동하여 일반 국민들의 편익을 저해하고 신산업 태동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신산업 추진에 있어 기존 법과 제도를 무리하게 적용하기 보다는 관련 특례를 우선 확대 적용하고, 새로운 법안 마련, 지원제도 수립 등 제도화를 신속히 병행 추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52시간제의 개선과 보완도 필요합니다. 벤처업계는 정부의 기업 근로시간에 대한 획일적 잣대에 의한 주52시간제 도입은 벤처기업의 핵심 경쟁력 저하와 함께 자율적 열정과 유연성이 무기인 벤처기업의 문화를 훼손할 수 있음을 지속적으로 지적해왔습니다.
벤처기업은 특성상 노동집약적 근로영역이나 제조기반의 일반적 근로자와 달리 해당 기업 고유의 신기술 및 비즈니스모델 개발에 적합한 인력을 단기간에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심지어는 불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주52시간제의 개선방안으로 중소벤처기업의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단위기간을 현행 6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하여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선택적 근로제의 경우에는 R&D 업무에 한해 단위기간을 3개월까지 허용하고 있는 것을 직종에 관계없이 3개월까지 허용해야 합니다. 벤처기업은 R&D와 관리 업무가 유기적으로 함께 돌아가야 효율적이고 두 업무를 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혁신벤처기업의 핵심 근로자에 대해서는 당사자 간의 근로계약에 의해 주52시간제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해 줘야합니다.
협회는 디지털 혁신 인재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정부는 디지털 인재 양성을 통해 소프트웨어(SW)인력 양성을 추진 중이나 SW인력 수급 애로, 디지털전화 가속화, SW인력 미스매치 등의 어려움으로 여전히 인력 공급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최근 SW역량을 기반으로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고급 SW인력 부족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정한 역량을 갖춘 SW인력 수급부족의 고질적인 문제는 벤처기업 전 업종에 걸쳐 지속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기업, 플랫폼 기업에 개발인력 쏠림현상 심화로 대다수 벤처기업은 인재확보와 필수인력 이탈방지의 이중고을 겪고 있으며 SW인재 양성을 위한 정책 총괄 부서도 부재한 상황입니다. 정부주도의 디지털인재 양성을 벤처기업에 특화된 SW인력으로 공급하기 위해 민간 중심의 바우처 사업으로 개편하고 정부는 이를 위한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개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중장기적으로 대학교육을 기업현장 중심으로 전환하여 대학교육의 혁신적인 변화로 졸업 후 바로 취업하고 현장에 투입 될 수 있는 인력양성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국내 스타트업의 투자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폐업하는 회사들도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드는데요. 협회가 파악한 국내 스타트업·벤처 업계 위기현황을 고려할 때 필요한 외부 지원 등은 없는지 궁금합니다.
- 벤처기업은 적재적소의 투자유치를 통해 혁신하고 더욱 성장 할 수 있습니다. 투자시장의 경색으로 어려움이 있다면 우선 단기적으로 유동성 공급대책들이 실행되어야 합니다. 투자유치를 받지 못해 일시적 자금 경색을 겪고 있는 벤처기업에게 정부의 정책자금을 더욱 확대하며 기술보증기금의 투자연계보증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자금상황이 회복되지 않는 벤처기업들에게는 대출 상환 부담 해소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금융권의 특별만기연장 지원도 필요합니다. 중장기적으로 민간자금이 벤처투자시장에 유입되도록 벤처투자 세제 인센티브 지원 및 관련 제도 규제들을 개선해야합니다. 내국법인이 벤처펀드에 출자하는 경우 주식양도세를 면제하고, 세액공제율은 기존 5%에서 10%이상 상향조정하며, 금융기관의 벤처펀드 출자규제 완화,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의 설립기준, 해외투자 제한 및 차입규모 제한 등 규제 완화가 필요합니다.
▲ 벤처 협회도 올해 초 벤처기업 성장을 위한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을 요구하셨습니다. 현재 국회에서 관련 법안 계류 중인데요. 대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협회는 지난 2017년부터 벤처기업이 대규모 투자로 인한 지분희석시에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도록 복수의결권 주식 도입을 지속 건의해왔습니다. 21대 국회에서도 비상장 벤처기업의 복수의결권 허용을 위한 벤처기업법 개정안을 발의, 윤석열 정부에도 복수의결권 도입을 중기부 부처 중점과제로 채택했습니다. 2021년 12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 의결하였으나 현재까지 국회 법제사업위원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11월부터 협회는 지속적으로 제도 도입 촉구를 위한 성명서 및 기고 등을 게재하며 국회의원실 등을 방문하여 적극 설명하는 등 국회 통과를 위해 노력 할 예정입니다.
▲ 위의 질문과 연장선상에 있는 질의입니다. 복수의결권 주식 발행 허용처럼 국내 벤처 성장을 위해 협회가 제안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폐지, 특허박스 제도 도입, 의료의 디지털 전환 확산을 제안합니다. 먼저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폐지와 관련해 정부는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등을 계기로 회계투명성 제고 및 감사품질 향상을 목적으로 신(新)외부감사법을 통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 등을 도입했습니다.
주권상장법인(코넥스 제외) 및 소유‧경영 미분리 대형 비상장법인이 6개 사업연도의 감사인을 자유 선임한 경우, 이후 3개 사업연도는 증선위에서 지정하는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폐지해야합니다.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는 도입 당시부터 시장원칙에 전면으로 반하며 국내만 유일하게 도입·효용도 검증되지 않은 제도라는 점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고, 시행 이후에도 현장에서 지속적 불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기업특성에 대한 이해 부족과 효율적이지 않은 감사투입 시간 증가, 이로 인한 급격한 감사 보수 증가 등 과도한 비용 부담이 현실로 나타고 있으며, 분식회계 적발 등 회계 투명성을 위한 제도는 이미 대부분 외감법에 반영된 상황으로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도입하지 않는 제도로 초도감사 시 감사실패 가능성 증가, 불필요한 감사투입시간 증가 등 그 장점에 비해 감사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법 개정을 통해 감사인 주기적 지정제를 폐지하고 감사인 자유선임제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봅니다. 주기적 지정제 1회 시행 후 자유선임제로 감사인 선임제도 정상화 회복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상장법인의 회계감사의견이 한정이나 거절로 나올 경우 시장에서 바로 거래정지가 되며 개선 기간을 1년 부여받아 재감사 또는 차기년도 감사인에게 적정을 받아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대다수 기업은 거래 재개를 위해 재감사를 선택하나 기업의 이러한 약점을 알고 재감사 비용의 경우 정밀감사를 위해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되고 천차만별의 비용을 산정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며 한정 또는 거절이 나오더라도 이의신청을 통해 개선 기간(1년)을 부여받으면 회사와 주주 보호차원에서 감사의견과 거래 정지는 별개로 판단하여 운영해야하며, 이는 감사의견 하나로 기업과 주주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특허박스 제도는 특허기술의 활용을 촉진하고 해외로의 기술유출 방지 및 외국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세수 감소라는 이유로 도입이 안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법인세율(27.5%)은 OECD(평균 23.5%) 37개국 중 10번째로 높은 세율이어서 제도 도입의 여지는 충분합니다. 2020년 벤처기업이 보유한 국내 산업재산권은 27만5천여 건(평균 7.5건(특허권 5.3건))으로 국내 산업재산권 55만7천여건의 절반(49.5%)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식재산권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제 사업화될 수 있는 것이냐가 중요한 것인데,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특허 사업화율은 57% 수준으로 대기업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수준입니다. 따라서 기업 규모·형태별로 특허박스 법인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R&D 중심의 벤처기업에게 특허박스 제도는 사업화율 제고, 성장촉진을 통한 일자리 창출, 재투자 확대 등 다양한 긍정효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의료의 디지털 전환 확산도 필요합니다. 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원격의료는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현재 국내에서는 한시적으로 원격의료가 허용이 되고 있습니다. 일본과 같은 수준의 원격진료가 시행될 수 있도록 규제가 개선되어야 합니다. 더 나아가 원격조제 도입을 위해 규제특구를 선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합니다.
▲ 올해 벤처 업계 화두 중 하나는 '인재 양성'입니다. 협회는 앞서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을 제안하셨고, 정부도 이에 디지털 인재 양성을 통한 유니콘 기업 육성 등에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상황이 급변하는 것도 같습니다. 일례로 내년엔 모태펀드 규모가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즉 선순환 벤처생태계 완성을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만들어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모든 것을 다 할 수도, 다 해서도 안 되는 것으로, 벤처 생태계의 주역은 기업이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를 통해 제2벤처붐을 지속하고 디지털경제 실현을 위해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벤처기업 글로벌화, 민간투자 활성화, 회수시장 다양화 등 그간 협회에서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던 건의사항의 대부분이 반영되었고, 민간주도의 선순환 벤처생태계 구축이라는 큰 틀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성과 역할이 적절하게 부합하는 대책으로 보입니다. 그간 생태계 내에서 부족했던 부분들인 우수인재, 글로벌화, 민간투자, 회수시장 등에 대한 정책을 중심으로, 이러한 부족한 부분들이 하나하나 메꿔 나아간다면 벤처생태계는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 올해 9월 벤처스타트업 규제혁신 간담회를 개최했고, 당시 간담회에서 규제 개혁을 통한 기업이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이야기부터 감사원 수준의 기능을 규제컨트롤타워에 부여해야한다 등의 논의가 있었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역대 정부는 규제샌드박스 제도 도입, 네거티브 규제시스템 등 규제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해 왔으나 산업 현장의 기대에는 못 미치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제경쟁력 강화와 해외 투자유치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선진국 수준의 규제혁신은 필요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규제혁신이 필요함, 선진국(미국, 영국, 일본 등 규제혁신 선진국)에는 없거나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는 과감히 철폐가 필요합니다.
기업 현장에서 발굴하는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정부부처가 담당 법령의 규제이슈를 선진국과 비교하여 선제적으로 발굴·개선하고, 담당별 목표를 설정하여 평가에 반영해야합니다. 또 규제혁신 컨트롤타워의 실질적 권한 강화를 통해 규제개선의 성과를 달성코자 그 권한을 공정위원회 수준으로 강화하고, 규제혁신추진단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할 수 있도록 현직 민간 전문가의 활용을 대폭 확대를 제안합니다.
▲ 최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칩4 등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을 둔 움직임들이 많습니다. 벤처기업협회는 메릴랜드 주정부나 북미지역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벤처기업의 미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한 바 있는데요. 미국 우선주의 등을 중소기업이나 벤처, 스타트업이 홀로 대처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봅니다만.
-제2 벤처열풍이 일고 있으나 이를 꺼트리지 않고 지속시키려면 기업들도 끊임없이 해외시장을 개척해 혁신성장과 성과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실제로 CB인사이트에 의하면 올해 7월 기준 미국(628개), 중국(174개사), 인도(68개사) 순으로 가장 많은 유니콘기업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의 특징은 거대한 자체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O2O기업이나 플랫폼 기업이 특성상 국내 시장만으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있으나 한계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시장이 협소하여 결국 창업 시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펼쳐야 할 것입니다.
정부도 기업의 스케일업 및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외 진출과 수출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지속 증가하고 있으나 해외 거래선 확보나 해외시장 정보 부족 등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자체적으로 글로벌 역량을 갖춘 대기업이 아닌 중소‧중견 벤처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는 해외진출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정부도 범부처 컨트롤 타워 설치, 통합 해외정보 플랫폼 정비, 글로벌 바우처제도 운영, 주요 국가 간 공동매칭펀드 투자기구 설립(.BIRD 벤처마티) 등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해외진출 지원정책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나아가 협회도 해외 민간단체와의 교류활성화, 선도벤처기업과의 동반해외진출 프로그램 마련 등 기업간 소통·협력의 사다리 역할을 하겠습니다.
▲ 최근 창업 3~5년차에 폐업 위기를 겪는 데스밸리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나오는데요. 이를 막기 위한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벤처기업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로 창업해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속성으로 벤처투자를 받아 성장 속도를 가속화하여 시장에 안착을 하는 구조입니다. 시장 상황에 따라 벤처기업이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내고 신 시장을 창출하며 크게 성장하기도 하는데 여전히 성공할 확률보다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동안 풍부한 자금 유동성으로 신생벤처기업들이 꾸준히 성장해왔고 투자금의 회수를 통해 재투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을 추구해 왔습니다. 시장 환경이 변화되는 시점에서 많은 투자를 받은 벤처기업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후속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후속투자에 대한 어려움을 전제로 성장전략을 수립해야합니다.
경쟁자 보다 빨리 시장을 선점하고 빠르게 성장해야 이길 수 있는 전략이 그간 통했다면 기업의 손익분기점, 매출 등의 성과를 고려하며 성장해야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아울러 창업자가 실패를 통해 배우고 재도전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사회구조가 되어야 혁신을 통한 국가의 지속 가능한 발전이 보장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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