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시정연설서 '약자' 7차례, '지원' 32차례 강조
전문가 "경제 불확실성 속 약자복지 기조 드러내"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023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경제위기 극복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취약계층과의 동행을 수차례 강조했다. 내년도 경제 상황이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속 정부의 정책 방향은 '약자 복지' 기조에 맞춰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2022.10.25 pangbin@newspim.com |
◆ 尹대통령, 시정연설서 '경제' 13차례 언급...'약자' 7차례, '지원 32차례'
윤 대통령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매우 어렵다"면서 "전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강달러의 추세 속에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은 커지고 경제의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입는 고통은 점점 커지고 있다.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금융 안정성과 실물 경제 성장을 도모하는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 간의 국제신인도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를 13차례 거론하며 의지를 보였다. 특히 '약자'라는 단어를 7차례, '지원'을 32차례나 언급하는 등 내년도 예산에 취약계층 지원책을 중점적으로 반영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의 기본적 책무"라며 "정부는 재정 건전화를 추진하면서도 서민과 사회적 약자들을 더욱 두텁게 지원하는 약자 복지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는 저임금 근로자, 장애인과 한부모 가정,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 확대와 청년의 미래준비, 노인의 노후생활을 위한 정책 등에 대해 폭넓게 언급했다.
경제 안보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산업과 자원의 무기화, 공급망의 블록화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면서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해외자원 개발투자를 확대하고 니켈·알루미늄 등 광물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3조2000억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대장동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이날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보이콧했다. 2022.10.25 pangbin@newspim.com |
◆ "경제 불확실성 속 '약자 보호' 의지 강조...중기·소상공인 보호장치 마련 필요"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이 이번 연설을 통해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서 가장 힘든 상황에 놓일 취약계층을 중점적으로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연설에는 내년 경제가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전제가 깔려있다"면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 고금리 상황 역시 취약계층에게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중점적으로 보호하겠다는 부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경제 불확실성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내년도 정책 방향 역시 경제에 중점을 둬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당장 더 어려움을 겪을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복지를 이번 연설에서 특히 강조한 것으로 이해가 된다"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내년들어 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약자 복지로 가는 과정에서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이 돼야 한다. 더 심도있는 대책들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내년도 예산안의 특징을 '건전재정', '약자복지', '미래준비'로 꼽았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는 장기화되고 최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된다"라며 "모든 나라가 같이 위기이므로 우리만 피해갈 수 없지만 우리가 좀 잘하면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위기 속에서 기회 요인을 찾아야 하지만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서민과 사회적 약자 보호라는 국가의 기본 책무를 강조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