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현 전 회장, 배임 등 혐의 징역 3년·집유 4년
"사업방해"…공정거래법 위반도 유죄 취지 파기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창업주인 정우현 전 MP그룹(현 MP대산) 회장이 이른바 '치즈 통행세'에 반발한 가맹점주들을 상대로 갑질을 한 것이 맞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4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정 전 회장은 지난 2005년 1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피자·체다치즈 등을 공급받는 단계에서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 2곳을 끼워 넣어 57억원 상당의 유통 마진을 챙긴 혐의로 2017년 7월 구속기소됐다.
또 이 과정에서 '치즈 통행세'에 항의하며 탈퇴한 가맹점주들이 특정 소스와 치즈 등 식자재를 납품받지 못하도록 부당하게 지위를 이용해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는다.
이밖에도 정 전 회장은 친인척 등을 직원으로 허위 등록해 급여를 지급하는 등 회삿돈을 횡령하고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1심은 부당지원행위로 인한 공정거래법 위반과 40억원 상당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선고하고 MP그룹 법인에는 벌금 1억원을 선고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회사 자금을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거나 회사를 이용해 친족에 대한 부당지원행위를 하는 등 각 범행을 저질러 회사 및 일반 주주들은 물론 가맹점주들에게까지 피해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항소심은 피자치즈 시장의 규모로 볼 때 정 전 회장이 현저하거나 상당한 규모로 지원행위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정 전 회장에 대한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부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심히 곤란하게 할 정도로 방해하는 행위'로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항소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다시 심리하라고 했다.
대법은 "피고인의 각 행위로 인해 사업 초기 단계에 피자에 사용할 소스와 치즈의 공급이 중단됨에 따라 제품 개발 및 설립이 지연되고 매장의 운영이나 가맹점사업자의 모집이 어려워지는 등 사업활동이 현저히 곤란하게 됐거나 장차 곤란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은 사업활동 방해행위 및 부당성에 관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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