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의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도 카카오 '먹통' 사태에 주목했다.
17일(현지시간) WP는 카카오가 한국의 거의 모든 일상에 자리잡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업이라며,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공급 차질은 한국 기업 독과점의 폐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카카오는 도처에 널렸다. 아이들부터 노년층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카카오의 앱으로 메시지를 보내거나 택시를 잡고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사용하며 결제도 한다"면서 "마치 페이스북 메신저, 왓츠앱, 우버, 구글 맵, 모바일 송금 서비스 벤모를 하나로 묶어놓은 듯 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카카오의 힘이 어느 정도냐 하면 지난 주말 데이터센터 화재로 앱들 사용을 하지 못하자 사람들은 국가가 멈췄다(shut down)고 우스갯소리를 했다"며 "이번 '먹통' 사태는 한국의 기업 독과점과 국가 안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아마존 웹 서비스, 왓츠앱 등 미국의 주요 웹사이트와 앱이 먹통이었던 경우도 더러 있었지만 주로 몇 시간 안에 복구되는 편이다. 반면 "카카오 사태는 정상화까지 수 일이나 걸렸고 미국의 경우 한국처럼 수많은 사람의 일상에 지장을 주진 않았다"는 평가다.
매체는 카카오의 지난 8월 2분기 실적 발표 자료를 인용, 카카오톡의 활성 사용자(MAU)수가 4750만명에 이른다며 "인구 5100만명의 국가에서 이는 놀라운 지배(dominance)이고 심지어 회사와 정부에서도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는다"고 설명했다.
기술 컨설팅 업체 아이디어엑스플로러(IdeaXplorer) 글로벌의 사이버 보안 전문가 J.R. 리건은 "한국 기업 대부분은 리스크 매니지먼트에 강하지 않다"며 "그들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비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카카오 사태의 첫 번째 문제는 전력공급 차단에 대비할 백업 전력 시스템이 없었고 두 번째 문제는 "모든 서버를 한 장소에 둬선 안 됐다. 서버를 분산 배치했어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WP는 "카카오 '먹통' 사태가 한국인들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며 "그동안은 간과해왔던 플랫폼 독과점의 잠재적인 위험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택시.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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