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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톡] 어쩌면 우리에게도, 시간이 많지 않다 '리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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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이성민, 남주혁이 주연을 맡은 영화 '리멤버'가 친일파 척결이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꽤 공교로운 시점에 한국 사회에 던진다.

영화 '리멤버'가 12일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이성민, 남주혁이 출연한 이 영화는 970만 관객을 동원한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 작품이다. 전작에 비해 묵직한 주제를 고른 감독은 탁월한 톤 조절과 촘촘한 짜임새가 돋보이는 이야기로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한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리멤버'의 한 장면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22.10.12 jyyang@newspim.com

◆ 친구가 된 노인과 청년…이성민·남주혁의 특별한 호흡 

'리멤버'는 가족을 모두 죽게 만든 친일파를 찾아 60년간 계획한 복수를 감행하는 알츠하이머 환자 필주(이성민)와 의도치 않게 그의 복수에 휘말리게 된 20대 절친 인규(남주혁)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가족과 민족에게 해를 끼친 5명의 친일파를 향해 사적 복수를 벌이는 필주는 80대 노구의 한계를 넘어 용의주도하게 범행을 이어나간다.

이성민은 영화 내내 80대 노인 분장을 하고 감정신부터 액션신, 추격신까지 고난도 장면들을 촬영해냈다. 회색이 된 머리칼과 얼굴에 찍힌 검버섯, 주름 하나하나가 필주의 한스러운 60년 세월을 말해주는 듯하다. 인규에게 도움을 청하면서는 나약한 면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철두철미하게 준비해온 일들을 치르는 그의 표정에 결코 꺾을 수 없는 집념이 돋보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리멤버'의 한 장면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22.10.12 jyyang@newspim.com

남주혁은 필주와 패밀리 레스토랑 알바로 만난 평범한 20대 청년이다. 구김살 없어보이는 얼굴 뒤엔 갑질을 당하기도 하고, 불우한 가정형편도 숨어있다. 필주의 살인행각에 얼떨결에 가담하게 된 그는 공범으로 몰릴까 벌벌 떨면서도 그의 마음을 이해한다. 필주에게 배운 '부비트랩'을 써먹는 장면에선 뜻밖의 기지도 돋보인다.

◆ 공교롭게도 시의적절한 이야기…친일파 척결 넘어 '세대화합'을 향하다

이 감독의 전작에서 '리멤버'까지는 꽤 먼 거리감이 느껴진다. 공통점이라곤 그때는 황정민, 강동원이었고 지금은 이성민, 남주혁이라는 것. 남성 배우 둘이 콤비 플레이를 벌인다는 것 정도다. 범죄 오락장르에 최적화된 리듬감과 반전을 거듭했던 '검사외전'에 비해 '리멤버'는 시종일관 분위기가 차분하다. 친일파를 향한 사적 단죄, 그리고 필주가 앓는 알츠하이머가 자연스레 영화의 톤을 가라앉힌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리멤버'의 한 장면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2022.10.12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다는 게 '리멤버'의 미덕이다. 당연한 이야기를 당연하지 않게 풀어나가는 것이 바로 영화의 영화적 효과다. 필주는 60년간 수도없이 준비한 대로 범행을 설계하고 인규에게 인간적인 도움을 청한다. 인규는 아무것도 모른 채로 사건에 가담할 뻔하지만 필주는 끝까지 그를 지키려 애쓴다. 80대 노인에게 엄습해오는 알츠하이머는 '시간'이란 제약을 가리킨다. 어쩌면 현실에서도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다는 장치를 표현한 듯하다.

필주의 총에 쓰인 이름, 김치덕(박근형) 장군과 마주한 순간의 우연, 그리고 마지막 복수의 표적이 말하는 바는 작지만 분명한 반전의 쾌감을 안긴다. 복수의 마지막 장면, 인규의 앞에 무릎꿇은 필주의 모습은 마치 다음 세대 앞에서, 역사의 진실 앞에 떳떳하지 못했던 기성세대처럼 보인다. 친일파 단죄에서만 그친 것이 아니라 세대의 화합이란 솔루션을 제안하는 듯도 하다. 정치권에서 때아닌 친일파 논쟁이 한창인 공교로운 시기를 만난 것이 야속하기는 하지만, 이 또한 '리멤버'의 운명이 아닐까. 15세 관람가, 오는 26일 개봉.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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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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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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