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산업-동원엔터, 합병 의안 통과
11월 1일 합병 기일 "지속성장 도모"
주식분할 위한 정관 변경 의안도 통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동원그룹이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으로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오는 11월부터 동원산업이 새 지주회사로 올라서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설 전망이다.
동원산업은 14일 오전 서울 양재동 동원산업빌딩 20층 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가결시켰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같은 달 16일 합병신주가 상장된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 4월부터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지주사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추진해왔다.
중복된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각 사업영역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합병의 핵심 목적이다. 나아가 이번 합병으로 그룹의 중장기 성장을 도모하는 의사결정 구조를 만든다는 방침이다.
현재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현금창출 능력이 떨어졌고,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M&A를 하려면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투자해야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M&A를 시도하기도 어려웠다.
그룹 내 주력사업을 맡고 있는 동원산업이 지주회사가 되면 투자부문을 일원화하고 각 회사별로 분산됐던 인적·재무 자원들이 통합돼 사업 경쟁력 확보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스타키스트(StarKist Co.), 동원로엑스와 같은 손자회사도 자회사로 지위가 바뀌어 더욱 신속한 의사 결정이 가능해진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양사의 임시주주총회에서 합병계약서 승인 의안이 순조롭게 통과됐다"며 "합병과 관련한 남은 절차를 적법하고 투명하게 마무리하면서 그룹의 성장 로드맵과 시너지 전략을 구체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합병으로 최대주주 김남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제2의 창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 2019년 김재철 명예회장 퇴진으로 식품사업을 물려받은 후 공격적인 M&A로 신시장을 구축하고 있다. 그가 경영권을 잡은 후 성사시킨 M&A만 10여건에 이른다.
동원시스템즈는 2차전지 소재사업에 뛰어들었고, 동원산업은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을 위한 연어 양식 사업을 추진하는 등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선 상황이다.
동원산업은 이번 합병 추진을 계기로 그룹의 성장뿐만 아니라 자본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하며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노력으로 호응을 얻었다고 평가했다.
동원산업은 최초 합병비율 산정시 기준시가 데이터를 기준으로 했으나 일부 주주들의 반발로 합병비율을 재산정한 바 있다. 합병 비율을 기존 1대 3.8385530에서 1대 2.7023475로 변경한 바 있다.
동원산업은 이날 임시주주총회에서 주식분할을 위한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도 통과시켰다.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존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분할해 주당 단가를 낮추고 유통주식수를 확대한다.
동원산업은 지난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간 연결 재무제표 기준 1조6723억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동안 1796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4.2%, 41% 성장한 수치다. 동원산업은 합병 후 '사업형 지주사'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지속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