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예상보다 심각한 물가 지표에 미국 증시가 추락하는 와중에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자축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비난이 쇄도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열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입법 기념행사에서 IRA의 의미와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킷까지 벗어가며 열정적으로 IRA를 홍보했는데, 같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물가 지표 충격으로 1000포인트가 넘게 빠지고 있었고 공교롭게도 CNN 뉴스에 이 두 내용이 동시에 중계되면서 앵커가 바이든 연설 중계를 일시 중단시키기도 했다.
CNN 뉴스룸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중계하는 가운데 화면 한 쪽에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넘게 떨어지고 있다. [사진=CNN캡처] 2022.09.14 kwonjiun@newspim.com |
이날 노동부가 공개한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8.3%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7월의 8.5%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월가 전망치 상단이었던 8.1%를 웃돈 것이다.
또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뺀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3% 올라 직전월의 5.9%보다 가속하는 한편 시장 전망치 상단인 6.1%를 웃돌았다.
월가 전망을 뒤집은 물가 지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긴축 지속 가능성을 자극했고, 뉴욕증시를 비롯한 위험자산 시장은 패닉장을 연출했다.
이번 물가 지표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서 진전이 더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어 인플레이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데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이것이 보건 및 처방약,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과시킨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월가 안팎에서는 이날 IRA 기념 행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 적절치 않았다는 비난이 쇄도했다.
공화당의 버지니아 폭스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의 IRA 기념 트윗을 언급하며 "장바구니 물가가 8월 중에만 13.5% 치솟은 것을 본 가정들은 (IRA를) 기념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축하고 있으나 IRA의 인플레이션 하락 효과는 기껏해야 완만한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펜실베니아대 분석에 따르면 IRA는 연 물가상승률을 0.1%포인트밖에 못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연설을 중계하던 CNN 뉴스룸 앵커는 물가 충격에 증시가 추락하자 중계 화면을 잠시 중단시키며 "다우지수가 무너지는데 대통령이 IRA를 자축하는 상황이 유감스럽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공화당 의원 트윗 [사진=트위터]2022.09.14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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