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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돈이 안도니더 코로나도 뜸한데...당췌 사람이 없니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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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산불·태풍에 주저앉은 경기...울진 추석대목장 '썰렁'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돈이 안도니더. 코로나도 뜸해지고 3년만에 맞는 추석대목장인데 당췌 사람이 없니더."

추석명절을 이틀 앞둔 7일, 대목장이 열린 울진 전통장시(場市)인 '울진바지게장'이 썰렁하다.

점심시간에 조금 못미친 오전 시간임에도 흡사 파장처럼 오가는 발길이 드물다.

[울진=뉴스핌] 3년간 발을 묶었던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처음 맞는 추석 명절 대목장이지만 여전히 사람들 발길이 뜸해 예전처럼 명절 앞둔 대목장의 흥청은 사라지고 썰렁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2022.09.08 nulcheon@newspim.com

온 나라를 긴장으로 몰아넣은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경남 거제로 상륙해 울산 앞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면서 이웃인 포항과 경주지역에 물폭탄을 퍼부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소중한 생명이 다수 희생당하고 교량과 도로 등 공공시설과 주택, 농경지 등 사유시설물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추석명절을 코 앞에 두고 들이닥친 태풍으로 이들 지역은 추석명절은 고사하고 몸 누일 방 한 칸 마련도 여의치 않을 만큼 절박한 상황으로 내몰리며 태풍이 할킨 생채기 복구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발생한 사상 초유의 대형산불을 겪은 울진지역은 다행히 이들 지역과는 달리 피해규모가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래도 곳곳에 농경지가 침수되고 비닐하우스가 훼손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해 추석을 앞둔 울진지역의 농어촌은 태풍 피해복구로 분주하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태풍 '힌남노'가 할키고 간 다음날인 7일 추석대목장이 선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 장시(場市)인 '울진바지게시장' 풍경.2022.09.08 nulcheon@newspim.com

"태풍 끝이라 그런지 장바닥에 사람이 없니더. 아침에 일찍 반짝했다가 말았니더. 코로나가 한 풀 죽으면서 이번 추석에는 대목장이 제법 설 것으로 기대했는데..."

좌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면 밤새 가지런하게 다듬은 바닷나물과 말린 산나물,고사리를 다듬던 할머니가 한마디 한다.

명절 때가 아니더라도 닷새마다 장이 설때면 발디딜틈 없을만큼 사람들로 가득차던 장터거리가 추석 명절을 이틀 앞둔 대목장임에도 한산하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추석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경북도경제진흥원과 울진군이 후원하고 '울진바지게시장 상인회'가 주관한 '고향사랑 어울림마당 한가위 대축제'. 2022.09.08 nulcheon@newspim.com

점심 때를 지나 오후 2시가 넘어섰는데도 장터거리 골목에 좌판을 벌린 할머니들 앞에는 추석 제수거리로 쓰일 도라지, 고사리, 햇밤, 가지, 버섯 등 장거리가 수북하게 그대로 담겨있다.

태풍이 할킨 생채기로 사람들의 세상은 쑥대밭인데 하늘은 얄밉도록 푸르고 높다.

시장상인회가 경북도와 울진군의 후원을 받아 추석대목장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 추석맞이 대축제 이벤트장에 사람들 몇 어울려 전날 밤 내습한 태풍 '힌남노'를 안주삼아 세상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간이무대에서 신명나는 가락이 울려퍼지지만 여전히 썰렁한 모습이다. 

마침 추석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이 좌판을 기웃거린다.

한 아낙이 가지런하게 놓인 고사리를 가리킨다.

할머니가 반갑게 맞으며 고사리를 비닐봉지에 싸서 건네고 만원을 건네받는다. 일반 마트에 비해 3000~5000원이 싼 가격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추석 대목장이어서 나물, 문어, 가지미 등 차례용 제수거리가 많이 팔린다. 2022.09.08 nulcheon@newspim.com

추석 대목장이어서 그런지 차례용 제수거리가 많이 팔린다.

주로 제사 나물로 많이 사용하는 고사리, 깐도리지, 콩나물, 숙주나물, 가지 등이다.

또 잘 말린 건어물과 문어도 인기다. 건어물 중 가장 선호하는 것은 울진 앞바다에서 주로 잡히는 붉은 열기와 가자미이다.

"코로나가 한창 무서울때도 대목장만큼은 이래 사람이 없지 않았니더. 내 팔십 평생 장날마다 드나들었는데 이번 추석만큼 사람이 안댕기는거는 처음이시더."

좌판을 펼치고 햇밤을 깎고 있는 팔순의 할머니가 뜨악한 표정으로 한 마디 던진다.

과일과 채소 가격은 지난 주말을 시점으로 크게 올랐다. 특히 연거퍼 두 번이나 태풍에 할킨 동해안 지역의 시장물가 사정은 더욱 가파르게 폭등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작은 무 1개에 2000원 정도였으나 지금은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금치는 가격은 소폭 올랐으나 양은 종전에 비해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어물 가격도 크게 올랐다. 말린 자연산 가자미 1마리에 8000~1만원선에 거래되던 것이 1만5000~1만8000원대로 올랐다.

이날 오전 죽변항의 문어 입찰가는 1Kg당 6만~6만5000원 선에 거래됐다.

태풍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은 과일류이다. 그 중에서도 햇사과 가격이 크게 폭등했다.

"과일이나 채소류 가격은 태풍 영향이 크지요. 특히 사과가 익을 무렵에 태풍이 닥쳐 낙과피해를 입으면서 사과 가격이 종전에 비해 30% 이상 올랐습니다."

과일전 주인은 "이 추석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니더. 더구나 한 3년 코로나로 자식들이 오갈 수 없게되고, 정작 코로나가 풀렸으나 고향을 찾는 발길이 많지 않은 분위기시더. 먹을 사람이 있으야 준비도 할게 아닌교"라며 "딱 제사에 쓸 양만큼만 구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3년 간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처럼 자리잡고 농어촌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귀성 이동이 크게 감소해 명절을 함께 보내는 가족 수가 줄어든데다가 채소와 과일 가격이 크게 오르자 사람들은 제사에 사용할 만큼만 구입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는 이야기이다.

어물전도 마찬가지다. 명절 제사에 반드시 오르는 열기, 가오리, 문어, 가자미 등 건어물이 점포에 걸린 채 오후가 지나도록 손님을 만나지 못한 채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당췌 장사가 안되니더. 사람이 댕겨야 물건이 팔릴텐데...사람이 없니더."

일흔은 족히 넘었을 어물전 주인이 점포에 걸려 있는 건어물을 만지며 푸념을 늘어 놓는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태풍 '힌남노'가 할키고 간 다음날인 7일 추석대목장이 선 경북 울진의 대표적 전통 장시(場市)인 '울진바지게시장' 풍경.2022.09.08 nulcheon@newspim.com

예전같으면 추석차례용 송편과 인절미, 두텁떡 등을 사기위해 줄을 섰던 시장 안 떡집도 손님이 없긴 매 한가지다.

"코로나에 산불에 태풍에 자식들이 고향집을 덜 찾으니 사람들이 예전처럼 떡을 하거나 사질 않니더. 먹을 사람이 없으니께. 겨우 차례상에 올린 송편만 조금씩 사가니더."

떡집 주인은 명절 분위기가 최근 몇 년 새에 크게 바뀌자 차례상에 올릴만큼의 송편을 담은 '송편 팩'을 이번에 새로 선보였다고 말했다.

정육점 분위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 해 친구와 어울려 시장 안에 정육점을 창업했다는 청년 주인은 "코로나19 이후 추석 명절 소비 패턴이 바뀌는 게 확연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예전같으면 명절에 많은 식구들이 모여 주로 구이용 부위를 많이 구매했으나, 올해의 경우에는 제사용인 국거리와 산적구이용만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 '추캉스'니 국내선 항공기 매진이니 하는 방송을 보니까 씁쓸하다"고 말했다.

오후 3시가 넘어서면서 사람들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해지자 이른 아침부터 장터거리에 좌판을 벌인 할머니들이 채 팔리지 않은 장거리를 주섬주섬 보자기에 싸고 있다. 한 할머니는 일치감치 챙긴 장보따리를 보행기에 얹고 아침부터 함께 좌판거리를 지켜 온 이웃 할머니에게 추석인사를 건넨다.

"동상, 추석 잘쇠고 보세." "야, 형님도 추석 잘보내이소."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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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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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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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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