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경제가 각종 서방 제재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지만 러시아 정부 내부에서 생각보다 깊고 오랜 침체를 본격 마주할 것이란 경고가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러시아 정부 내부 문건에서 이러한 경고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정부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수 개월 동안 러시아 경제 고립에 대한 실질적 충격을 평가한 내용이 담긴 해당 문건에는 러시아가 공식적으로 발표했던 긍정적 내용보다 훨씬 암울한 전망이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기조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6.18 kckim100@newspim.com |
최근까지 러시아 정부는 서방 제재 충격이 우려했던 것보다 적다면서 러시아 경제의 위축 정도가 올해 3%가 안 될 수 있고 내년에는 그보다 적은 수준일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외부 이코노미스트들 역시 예상보다 잘 버티는 러시아 경제를 보면서 침체 깊이가 우려보다는 덜할 수 있다며 전망치를 수정하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해당 문건에 담긴 3가지 시나리오 중 두 가지는 내년 중 러시아 경기 위축이 가속화하며, 이후 10년 이상이 지나야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다.
문건에 언급된 모든 시나리오에서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국가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유럽이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완전히 낮추면서 러시아의 자체 공급 능력에도 충격이 갈 것으로 봤다.
또 직접 제재 외에도 러시아는 외부로부터의 봉쇄 조치로 거의 모든 형태의 수송이 중단돼 경제에 타격을 입고, 기술 및 금융 부문 제재도 압박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오는 2025년까지 최대 20만명의 IT 전문가들이 러시아를 떠날 것으로 예상했다.
더불어 앞으로 1~2년 동안 석유 가스 및 금속, 화학, 목재 등 다양한 수출 관련 섹터에서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됐고, 일부 반등이 있더라도 경기 회복 동력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유럽에 대한 완전한 가스 공급 중단으로 최대 연 4000억루블(66억달러)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고, 새로운 수출 활로를 뚫는다고 해도 중기적으로도 이러한 손실분을 상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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