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회복세가 성장 견인…물가·이자율 부담 가중
실질 국민소득 1.3% 감소…교역조건 악화 탓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 덕에 한국경제가 지난 2분기 0.7% 성장했다. 각종 모임과 행사, 나들이 증가로 민간소비가 회복세를 보이며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 부진을 만회했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7% 성장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속보치와 일치했다. 실질 GDGP는 2020년 3분기부터 8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가 경제성장을 견인했다. 2분기 민간소비는 2.9% 증가했다. 민간소비 성장 기여도는 1.3%포인트다.
한은은 방역 조치 완화로 민간소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적용했던 모임 인원 및 음식점 영업시간 제한 등을 지난 4월 전부 해제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에서 소매판매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5개월 연속 감소를 보였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 해제 덕분에 음식과 숙박 등 서비스 중심으로 소비가 회복세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둘째 날인 19일 저녁 서울 중구 을지로 노가리골목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8504명으로, 거리두기 해제 하루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2022.04.19 kimkim@newspim.com |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는 재화와 서비스 소비를 모두 포괄하는 반면 통계청 산업활동동향 소매판매는 재화만 포함해 차이가 있다"며 "2분기 민간소비는 방역 완화에 따른 일상적인 활동 재개로 대면 서비스 소비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분기 수출은 3.1% 감소했다. 세계경제 둔화와 함께 중국 등 주요 수출국 경제성장 둔화 영향이 컸다. 순수출 성장 기여도는 -1%포인트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각각 0.5%, 0.2% 증가했다.
◆ 소비 회복세 둔화할 수도…물가·금리 상승 부담 가중
민간소비가 앞으로도 한국경제 성장을 견인할지는 미지수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완만한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진다고 전망했으나 치솟는 물가와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은 이자율이 변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국민 실질소득을 줄여 주머니 사정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더욱이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고 예고한 터라 대출 이자율도 급등할 전망이다. 이자 비용이 늘면 가처분 소득이 줄어 국민 지갑이 얇아진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88.8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2.8포인트 올랐으나 여전히 100을 밑돌며 비관적인 인식이 팽배하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민간소비는 일상 회복 지속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산술적으로 3·4분기에 0.1~0.1%씩 성장하면 올해 경제성장 2.6% 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실질 국민소득 1.3% 줄어…교역조건 악화
지난 2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1.3% 감소했다. GDP 증가에도 환율 변동 등 교역조건이 나빠졌던 탓이다. 교역조건은 수출품 한 단위에서 번 외화로 살 수 있는 수입품 단위다. 환율 변동과 유가 등이 교역조건 악화 요인이다.
최 부장은 "수출 주력인 반도체와 원유 가격이 교역조건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며 "GDP 0.7% 성장에도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5조3000억원에서 4조4000억원 줄었다"며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무역손실도 -19조원에서 -28조원으로 확대돼 실질 GNI가 1.3%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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