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수요예측에서 최대 증액 수량 못 미처
최근 AA급 회사채 흥행 성공 속 이례적 결과
"금리상승기 부동산 자산 편중 영향 받은 듯"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한국금융지주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최대 물량을 채우지 못하며 예상 외 흥행 부진을 보였다. 최근 신용등급 A급 회사채가 완판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계열사들의 부동산 자산 편중이 투심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는 전날 3년 만기인 11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 총 1750억원의 기관자금을 받아냈다. 다만 최대 증액가능 금액이 2000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회사채 최대 발행에는 실패했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금융지주 본사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발행금리도 예상치의 최대 수준으로 형성됐다. 한국금융지주는 발행금리를 모집액 기준 3년물 민평 금리에 30bp(1bp=0.01%)의 금리밴드를 제시했다. 수요예측 결과가 최대 발행 수준에는 못 미치면서 금리는 0.3%포인트 가산됐다.
기업 입장에서는 회사채를 최대한 많이 찍어내야 이득이다. 수요가 몰리며 이자가 낮게 형성돼야 지급할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번 수요예측 결과는 최근 신용등급 'AA급' 회사채가 강세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이달 초 신용등급 AA+인 JB금융지주의 회사채 발행에는 2년물 600억원 모집에 116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신용등급 AA-인 KB금융과 신한지주 역시 이달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을 발행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KB금융은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에 2850억원을 모집하려 했으나, 5780억원이 몰리며 총 4090억원 규모로 영구채를 발행했다. 30년 만기 10년 콜옵션 조건에도 300억원 모집에 710억원이 몰렸다.
신한지주는 30년 만기 5년 콜옵션 조건에 3440억원을 찍어냈고, 7년 뒤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붙은 채권을 560억원 규모로 판매했다. 각각 당초 발행 예상 물량은 2200억원, 500억원이었다.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4%대 고정금리를 주는 안정적인 회사채에 자금이 몰렸다.
한국금융지주의 경우 한국투자캐피탈 등 계열사의 부동산 자산 편중이 투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 인상기에는 부동산 시장 위축이 우려되는 만큼 개별종목 이슈가 투자 기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요 집계에서 신고 수량은 채웠으나 목표 증액 수량에는 못 미치면서 AA급이 강세를 보인 전 주와 상반된 분위기였다"며 "계열사들의 부동산 자산 편중으로 금리 상승기에 취약한 개별 종목 이슈가 부각되면서 기관들이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나마 AA급의 발행 계획이 드물어 공급 공백이 있었기에 이 정도 수량을 모을 수 있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금융지주는 내달 7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수요예측을 마친 BNK금융지주의 경우 2년 3개월 만기 단일물 회사채를 완판했다. 총 200억원 모집에 360억원이 몰렸지만 증액은 없을 예정이다. BNK금융지주의 신용등급은 AAA다.
하나금융그룹 자회사인 하나에프앤아이는 1년/2년/2년5개월 만기 회사채를 각각 발행할 예정이다. 전날 수요예측을 마쳤으며, 총 2320억원의 수요가 몰려 한국금융지주 회사채 대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