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6대책 첫 후속대책 '층간소음 저감·개선' 대책도 미비
대책 실현 가능성 담긴 후속 방안 마련해야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대책(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 발표됐지만 국민들의 불신감은 여전하다.
50페이지에 달하는 자료집에는 구체적인 입지나 세부적인 내용 등이 담기지 않아 실현가능성에 관한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전체적인 틀을 잡은 상태에서 순차적으로 세부내용을 담은 후속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후속대책마저 미비한 상태로 발표되는게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현민 건설부동산부 기자 |
정부가 발표한 국민주거 안정 실현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5년간 전국에 27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당초 공약인 250만+α(알파)에서 α가 20만가구로 채워진 것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에 50만 가구를 비롯해 수도권에 총 158만 가구, 지방은 광역·특별자치시에 52만 가구 등 총 112만 가구가 공급된다. 사업유형별로는 도심 내 재개발·재건축, 도심복합사업 등으로 52만 가구,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에 88만 가구를 공급한다.
상세 입지와 공급 규모 등은 올해 안으로 순차적으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관심이 집중됐던 특별법 제정과 마스터플랜 수립 등 1기 신도시 재정비 방안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개편, 안전진단 규제 완화 등도 추후 발표하는 것으로 연기됐다.
수년간 공급 부족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면서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의 청사진은 겉보기에 기대에 부응하는 듯 했다. 하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니 주택이 공급될 지역이나 세부적인 공급 방안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자료집을 전부 살펴봐도 세부적인 방안은 모두 후속대책을 통해 발표한다는 문장만 반복될 뿐이었다.
물론 세부 입지 등을 미리 알리면 투기 문제, 주민민원 문제 등이 있는 만큼 정부의 고충은 이해한다. 하지만 주택문제 해결을 선언했던 정부가 출범후 100일 만에 내놓은 대책에 모인 국민 기대감을 감안한다면 그만큼 허탈함도 크게 다가왔다.
국토부는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지 일주일만에 첫번째 후속대책으로 층간소음 저감·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주택품질 제고방안의 일환이다. 구축 아파트에 대한 소음저감매트를 설치할 수 있도록 자금을 대출해주고 신축 주택은 시공 단계부터 바닥 두께를 강화하거나 고성능 바닥구조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하지만 역시 세부적인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매트의 종류나 규격, 구입 업체 등이 아직 선정되지 않은 것이다. 부동산 대책의 후속대책 마저 구체적인 내용이 미비했다. 앞으로 나올 후속대책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떨어지는 이유다.
270만 가구 공급이라는 그림은 그려놨으니 세부적인 후속 정책을 적재적소에 채워넣기만 하면 된다. 세부 내용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럴듯하게 꾸민 말로 상황을 모면하는 것이 아닌, 조금 늦더라도 당초 내놓은 대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느껴질 수 있을만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해 본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