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민주 역사 최다 득표로 대표 선출
법카 유용·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 진행 중
기소시에도 당헌 개정으로 직무정지는 없을 전망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이재명 의원이 민주당 전당대회 사상 최다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지난 3월 대선 패배 이후 3개월 만에 의원 배지를 달고 원내에 입성한 데 이어 당 대표 자리까지 거머쥐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이 대표가 넘어야 할 산은 남았다. 바로 자신과 측근을 둘러싼 검찰과 경찰 수사, 이른바 '사법 리스크'다. 현직 의원으로서 불체포 특권은 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책임이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신임 당대표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제5차 정기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 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2022.08.28 photo@newspim.com |
현재 이 대표가 연루된 사안은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과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등이다.
이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것은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23일 이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를 소환해 5시간 가량 수사를 진행했다. 이 사건은 경기지사 시절 김 씨가 수행을 담당했던 배모 씨를 통해 직원에게 의약품 대리 처방을 시키고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으로, 대선 당시 경기도청 전직 비서관이 폭로한 사건이다.
경찰은 김 씨를 소환조사한 이후 사건의 핵심 인물인 배 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배 씨의 구속 여부는 오는 30일 갈린다.
그런가 하면 검찰은 변호사비 대납 사건의 공소시효 만료를 10여일 앞두고 의혹 핵심 당사자인 쌍방울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사건은 2018년 이 대표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을 때 거액의 변호사비를 쌍방울그룹에서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이밖에도 서울중앙지검은 최근 대장동 개발 초기 사업 방식이 민관합동으로 바뀐 점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사실상 이 대표를 겨냥한 재수사에 들어갔다.
이 대표 측은 사법 리스크에 의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당 대 후보 시절인 지난 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사법리스크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며 "기소권과 수사권을 가진 검찰과 경찰이 그 권한을 통해 정치에 개입하고 특정 정치세력 이익에 복무하는 나라는 없다. 가장 심각한 국기문란"이라고 강력하게 반박했다.
이른바 '친명'을 자처하고 나선 최고위원 후보자들도 적극 반박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후보자 시절이던 지난 25일 BBS라디오에 출연해 "기소가 되기 전에 예고하는 것처럼 방송하는 게 피의사실 유포가 아닌가 싶다"며 "몇년 동안 탈탈 털었는데 결국 기소된 것은 TV토론 발언이었는데 경기지사 선거 때 다 무죄가 나왔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면 김건희 여사가 훨씬 더 사법리스크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당하고 크게 가야 한다. 디테일로 빠지면 진다"며 "그래서 당내 단결과 통합이 더욱 중요하다"고 이 대표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냈다.
다만 이 대표가 기소될 시에도 살아날 방법은 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6일 부정부패 범죄로 기소된 당직자의 직무 정지를 최종 판단하는 주체를 규정한 당헌 80조 제3항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당초 해당 조항은 정치탄압 등 부당한 이유로 기소됐을시 예외를 두는 판단 주체를 윤리심판원으로 규정하고 있었지만, 당 지도부가 포함된 당무위원회로 변경되면서 기소 이후에도 당 대표직을 유지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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