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2.25→2.50%…6%대 물가 상승률 억제
한·미 금리 역전 부담…원화 가치 높여 환율 안정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잡기 위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통방)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25%에서 2.5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은은 통방이 열리지 않은 지난 6월을 제외하고 지난 4월과 5월, 7월에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달까지 포함하면 기준금리 4회 연속 인상은 1999년 기준금리 도입 후 처음이다.
한은은 치솟는 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소비자가 1년 후 예상하는 물가 수준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4.3%를 기록했다. 지난 7월(4.7%)과 비교하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소폭 떨어졌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은은 지금과 같은 물가 상승 추이가 당초 전망 경로에서 벗어나지 않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두번째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대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올린 것으로 보인다. 한은과 정부는 오는 9~10월 물가 상승률이 정점을 찍는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미국 간 금리 역전 현상도 한은이 4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배경이다. 현재 미국 정책금리는 연 2.25~2.5%로 한국보다 0.00~0.25%포인트 높다. 한은이 이번에 기준금리를 2.5%로 인상하며 미국 정책금리 상단을 따라잡았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2.08.25 ace@newspim.com |
한·미 금리 역전 현상은 국내에 투자된 외국 자본 유출을 유발하고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한다.
지난달 말 한·미 금리가 역전된 후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은 1340원대를 돌파하는 등 13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을 안정시키려면 기준금리를 올려 원화 가치를 높여야 한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한국은행 물가 목표인 2%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고물가 상황"이라며 "높은 물가 상황이 기준금리 인상 논거"라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 다수 예상에 부합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1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예측했다.
이창용 총재는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인상 배경과 만장일치 여부 등 금통위에서 논의한 내용을 설명한다.
한편 이날 한은은 지난 5월 제시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수정해 발표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은 4.5%에서 5.2%로 올렸다. 경제성장률 전망은 2.7%에서 2.6%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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