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적별로 오피스텔 평균 매매 가격·거래량 차이 커
'중대형'에서 '소형'으로 선호도 옮겨가는 추세
"부동산 시장 침체로 당분간 소형 오피스텔 수요 지속"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이 수도권 소형 오피스텔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파트나 중대형 오피스텔 보다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적고 환금성이 높아 실거주를 비롯해 투자가치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서다.
주 수요층인 1인가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축 오피스텔의 경우 역세권 인근에 들어서 이동이 편리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적은 비용으로 직주근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당분간 수도권 소형 오피스텔 수요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중대형 오피스텔의 가격이 증가함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오피스텔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 가격 오름폭 낮은 소형 오피스텔, 경쟁력 갖춰
지난해 6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억1713만원으로 전년 동기(2억 776만원) 대비 4.5% 상승했다.
면적별로 보면 올해 6월 기준 전용 40㎡이하의 평균 매매가격은 1억4535억원으로 전년 동기(1억4303만원) 대비 1.6% 상승했다. 전용 40㎡초과~60㎡이하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6월 2억3347억원에서 4.1% 오른 2억4311억원이다.
중대형 오피스텔은 소형 오피스텔에 비해 증가폭이 늘었다. 올해 6월 전용 60㎡초과~85㎡이하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7463만원으로 전년 동기(3억4791만원) 대비 7.7% 증가했다. 전용 85㎡초과 오피스텔은 지난해 6월 7억 474만원에서 9.4% 증가, 올해 6월 기준 평균 매매가격은 7억708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1년사이 230만~960만원 가량 늘며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 반해 중대형 오피스텔은 적게는 2600만원에서 최대 66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수요자들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오피스텔 거래 역시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만큼 가격이 크게 오른 중대형 오피스텔보다 상대적으로 소형 오피스텔의 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면적별 매매 거래량은 감소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의 전용 60㎡이하 오피스텔의 매매 거래량은 2만6469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3만 714건) 대비 13.8%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전용 60㎡ 초과 오피스텔의 매매 거래량은 8479건에서 57.3% 감소한 3621건이 거래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올해 1~7월 서울 오피스텔의 매매 거래량은 1만 395건으로 전년 동기(1만1531건) 대비 9.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인천과 경기의 거래량은 9126건, 3215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6.8%, 35.3% 감소한 수치다.
다만 이들 지역에서도 면적별로 감소폭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올해 1~7월 60㎡이하 오피스텔의 거래량은 1만 139건으로 전년 동기(1만 579건) 대비 4.2% 감소에 그쳤다. 반면 60㎡초과 오피스텔 거래량은 952건에서 256건으로 1년사이 73.1% 급감했다.
인천 역시 60㎡이하 오피스텔 거래량은 지난해 1~7월 9143건에서 7945건으로, 같은기간 60㎡초과 오피스텔은 3321건에서 1181건으로 각각 3.1%, 64.4% 감소했다. 경기는 올해 1~7월 60㎡이하 거래량이 218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같은 기간 60㎡초과 오피스텔은 46.6% 감소했다.
◆ 신규 분양시장서 인기...인기지역 '브랜드' 오피스텔 100대 1 넘는 경쟁률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는 신규 분양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올해 2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 오피스텔은 96세대 모집에 1만2174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평균 126.8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3월 서울 용산구에서 분양한 '용산 투웨니퍼스트99' 오피스텔 역시 22세대 모집에 1328명이 몰리며 평균 60.3대 1의 경쟁률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낮고 임대수익률이 높은 소형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수요와 관심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수도권 신축 오피스텔의 경우 역세권 인근 등 입지가 양호하고 정주여건이 잘 갖춰진 만큼 직주근접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용 60㎡ 초과 중대형 오피스텔은 소형 대비 높은 희소성과 아파트값 급등, 주택 규제 등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수요가 늘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가격이 크게 올랐다"며 "투자금액이 커진 만큼 수요 진입이 제한될 수 있어 중대형의 거래가 주춤한 상황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임대수익률이 높은 소형의 경우,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차인 확보가 용이한 역세권 등의 신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거래가 꾸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윤석열 정부의 주택 250만가구 공급이 본격화되면 역세권 청년주택 등과 경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 경우 원룸 수요가 민간 오피스텔에서 공공 소형주택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공 소형주택은 시세대비 80% 이하에서 임대료 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민간 오피스텔보다 경쟁력에서 앞설 것"이라며 "다만 공공주택의 특성상 인기지역에 공급되기 어렵고 품질에서도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 만큼 입지와 브랜드를 갖춘 민간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는 위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