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 폭증하는 형사 사건…'나중에'라고 말할 권리, 누구에게도 없다

기사입력 : 2022년08월09일 14:53

최종수정 : 2022년09월29일 10:06

'아직요, 나중에 하면 되죠'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유독 자주 듣는 말이 '아직'과 '나중'이다. 형사 사건을 주로 맡는 변호사들의 경우 거의 매주 듣는 말일 것이다.

수사 단계에서 사건이 묶인 채, 멈춰 있기 때문이다. 경찰에 사건이 폭증하니 업무부담도 따라 폭증한다. 경찰관들이 수사 부서를 기피하게 되니 인력은 더욱 부족해진다.

원래 검찰이 처리하던 복잡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사건들까지 아무 대책 없이 경찰에 맡겨졌으니 처리가 늦는 것이 당연하다. 변호사가 달라붙어 법리와 증거를 정리하는 경우에는 그나마 조금 낫지만, 변호사가 선임되지 않았거나 담당 수사관이 바쁜 경우 몇 달씩 진전이 없다. 하릴없이 수사 지휘를 기다리는 경우가 태반이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이언 변호사 [사진=법무법인 강남] 2022.08.09 peoplekim@newspim.com

지난 주에는 고소한 지 5개월이 지난 사기 사건으로 경찰에 연락했다. 담당 수사관은 태연하게 아직 검토중이라며, 다음 달에 피의자가 출석한다 했으니 그때 조사하면 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채 10페이지도 되지 않는 간단한 사기 사건인데도, 피의자가 자백한 문자메시지와 입금내역을 모두 제출해도, 법리와 판례를 첨부하여 결정문 형태로 완성해 보내도, 수사관이 사건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조심스럽게 계좌 조회나 다른 피해자들 조사는 해보셨냐고 물었으나, 역시 예상했던 답변이다. "아직요, 나중에 하면 되죠".

그렇지 않다. 나중에는 늦는다. 이미 고소 사실을 알았으니 피의자는 참고인들과 입을 맞출 것이고, 민사집행을 피하기 위해 자기 명의의 재산을 은닉할 것이며, 다른 피해자들에게는 진술을 잘 해야 돈을 돌려준다고 압박할 것이다. 그 동안 자금을 사기당한 피해자는 결제를 하지 못해 거래가 끊기거나 도산할 것이다. 그러고 나면 너무 늦는다. 피해자에게, 나중이란 없다.

우리 헌법은 신속한 절차권을 규정하여,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님을 선언하고 있다.

법무부 장관은 국민의 알 권리는 나중에 알아도 좋은 권리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대세 드라마 우영우의 한 에피소드에서, 어린이들의 총사령관은 어린이들이 놀아야 하고, 행복해야 한다고 법정에서 외친다. 일견 식상한 말이지만, 그는 네 글자를 덧붙인다. '지금, 당장'. 어린이가 어린이로 존재하는 짧은 순간, 지금 당장이 아니면 의미를 잃는 행복이 있음을 그는 안다.

우리 법은 어린이에게, 사회적 약자에게, 고통받는 이들에게 법의 보호를 구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 그들에게 나중을 말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이언 변호사

- 법무법인(유한) 강남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염에 '온열질환자' 속출…환자 425명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지난 30일 서울 전역에 첫 폭염주의보가 시작되면서 올해 온열질환자가 400명을 넘었다. 1일 질병관리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6월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는 425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했다. 온열질환은 더운 날씨로 인해 열탈진, 열사병, 열 부종 등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현기증, 두통, 오한 등이 나타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오후 서울 성동구 마장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뜨거운 햇볕을 피해 걷고 있다. 2025.06.30 yooksa@newspim.com 기상청은 지난 30일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1일에도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30도, 강릉 35도, 대전 32도, 광주 35도, 제주 31도로 더운 날씨가 계속될 전망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온열질환자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5월 15일부터 5월 31일까지 온열환자 수는 62명으로 사망자는 없었다. 이 기간 중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는 21명이다. 반면 지난 28일에는 하루 최대로 발생한 온열질환자 수가 52명으로 늘었다. 지난 1일부터 29일까지 집계된 온열질환자 수는 361명으로 사망자는 3명에 달하며 급증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연령별 현황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대부분 고령층에서 발생했다. 60대가 78명(18.4%)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70명(16.5%), 30대와 40대는 각각 61명(14.4%)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직업은 미상을 제외하고 단순 노무 종사자로 68명(16%)에 달했다. 농림어업숙련종사자 40명(9.4%), 무직 39명(9.2%) 순으로 나타났다. 열탄진으로 인한 온열질환자는 222명(52.2%)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열사병 85명(20%), 열경련 61명(14.4%), 열실신 53명(12.5%)이다. 하루 중 온열질환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대는 오후 4∼5시(13.6%)다. 오전 10∼11시(11.8%), 오후 3∼4시(11.5%) 등의 순이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시원한 곳에서 지내야 한다.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어르신은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육현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온열질환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더운 낮 시간대 활동을 피하는 것만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라며 "방치할 때 생명을 위협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육 교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등 온열질환이 발생할 경우 체열을 신속히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옷을 느슨하게 풀고, 찬물에 적신 수건을 몸통에 덮거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 부위에 찬 물병이나 선풍기 바람을 활용해 체온을 낮추는 응급조치가 도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7-01 11:24
사진
내란 특검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 통지"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내란 특검(특별검사)'이 1일 윤석열 전 대통령 측에 2차 소환조사 일자를 다시 통지했다. 특검팀이 다시 통지한 일자는 오는 5일 오전 9시다. 박지영 특별검사보(특검보)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윤 전 대통령이 금일 특검 출석에 응하지 않고 불응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게 오는 5일 오전 9시까지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5일 오전 9시 출석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전날 윤 전 대통령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서 5일 이후 출석에는 응하겠단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만약 그때도 출석에 응하지 않으면 요건이 다 갖춰진 이상 법원에서도 (체포영장을) 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특검보는 특검이 재통보한 일정에 윤 전 대통령이 응하지 않는 경우 형사소송법상 마지막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hyun9@newspim.com 2025-07-01 11:2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