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고] 동반자살이 아닌 살인으로 불러야 되는 이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아이의 크기를 묻자 산부인과 의사는 내 엄지손톱 정도일 것이라고 했다. 임신 6주차 초음파 사진 속 내 아이는 곰돌이 모습이었다. 동글동글 머리와 몸이 이등신 정도로 보이고 거기에 두 눈을 크게 떠야 보이는 작은 팔과 다리가 있었다. 이토록 신기하고 경이로운 존재가 내 몸 안에 있다는 감사함에 가슴이 벅찼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정혜진 변호사 [사진=본인] 2

시험 준비하듯 공부하고 그 공부를 계획적으로 실천해 된 임신이었다. 몸을 따뜻하게 한다는 복분자, 장어, 콩을 신경써서 섭취하고 영양제도 챙겨 먹었다. 배란기 즈음엔 주사도 맞았고 무리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산고 끝에 무사히 아이를 낳고 그 아이를 키우는 동안에도 나의 시간과 돈, 간헐적인 눈물은 여전히 무한대로 투입 중이다.

노력을 들여 무언가를 얻었다면 그 무언가가 온전히 자기 소유라고 믿는 게 인간의 속성인 거 같긴 하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경계하는 마음은 이 아이를 통해 내가 못 이뤘거나 가지 않은 길을 가보려는 욕심, 더 나아가 이 아이가 '내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렇지만 내 노력이 들어갔다고 해 내 아이가 내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다. 자아가 있는 자기 자신이 자기 부모님의 소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듯, 내 아이가 내 것이라는 생각만큼 오만한 것도 없다.

전남 완도군 신지도 바닷속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조유나(10) 양의 부모가 극단적 선택 전 '익사 고통' '극단 선택' 등을 검색할 때, 아이에게 수면제를 먹일 때, 마침내 바다로 차를 몰 때 그 괴로운 심정과 고뇌의 시간을 함부로 말하긴 어렵다.

그러나 한 생명이 부모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우주의 미처 다 알지 못하는 섭리가 만든 생명을, 그 섭리 속의 극히 작은 일부분을 담당했던 부모가 마음대로 할 권리는 없다.

"'예상치 못한 선물'이, '계획에 없던 가족여행'이 두렵습니다." 박주영 판사가 생활고로 자폐가 있는 9살 딸을 살해한 40대 어머니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며 읽은 판결문 속 문장이다. 이 어머니는 아이를 살해한 뒤 본인도 자살하려고 했으나 살아났다. 살고자 함은 인간의 본성이다.

살고 싶은 아이를 그 의사에 반해 살해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명백한 '살인'이다. 범행 동기는 '생활고'겠지만 그 저변에는 한 생명을 본인이 만들었으니 그 생명을 처분할 권리도 자신에게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지 않을까. 동반자살이라고 미화되는 이런 일들을 명백히 '살인'으로 정의해야 하는 이유다. 

정혜진 변호사

- IHQ 경영전략본부 법무실장(상무)
- 로고스 변호사
- 전 동아일보 기자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李대통령 오늘 '첫 청와대 국무회의' [서울=뉴스핌] 김종원 선임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한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청와대 세종실에서 케이티비(KTV)로 생중계되는 56회 국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어떤 발언을 하고 국무위원들과 어떤 발언을 주고받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로 첫 출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첫 일정으로 본관에서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을 비롯해 참모진과 아침 차담회(티타임)를 주재하며 주요 현안과 업무 계획을 보고받았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 이전 후 첫 국무회의가 대국민 생중계로 진행되고 올해 마지막 국무회의이기도 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내각에 주문할지 관심사다. 청와대 출근은 이튿날이지만 내각의 전체 국무위원이 모두 참석한다는 의미에서는 사실상 청와대 이전 후 이재명 정부의 첫 상징적인 대국민 공식 일정이기도 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로 첫 출근한 29일 오전 첫 일정으로 청와대 지하벙커인 국가안보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찾아 안보와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청와대로 이전과 함께 집권 2년차를 시작하는 병오년 2026년 새해 공식 일정도 예정돼 있겠지만 다시 청와대 시대를 여는 첫 국무회의의 상징적 의미가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인 여민1관에서 주한 베냉공화국 대사 내정자 아그레망를 청와대 이전 후 첫 재가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특히 국무회의 생중계는 국정 운영의 투명성과 공개성, 책임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국민과 함께 국정의 철학을 공유하고 공직사회에 긴장도를 불어넣는 측면에서 이재명 정부가 손꼽는 큰 성과 중에 하나다. kjw8619@newspim.com 2025-12-30 06:45
사진
이혜훈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혜훈 전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은 민주주의 파괴하는 일이며 실체파악 잘 못했다"라며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5.12.30 yym58@newspim.com   2025-12-30 10:27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