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권리 예산 외면하는 것은 나치의 T4와 같아"
출근길 지하철 운행 지연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요구하면서 한 달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전장연은 1일 오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 모여 출근길 시위 재개 기자회견을 열고 여의도역 방향으로 가는 열차에 탑승했다. 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달 4일 이후 28일 만이다.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5호선 광화문역 승강장에서 출근길 시위를 재개했다. 2022.08.01 krawjp@newspim.com |
전장연 활동가들은 기자회견 직후 오전 8시부터 지하철에 탑승했다.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철제 틀 안에 들어가 갇히는 퍼포먼스를 보였고 일부 활동가들은 철제 사다리와 쇠사슬을 목에 걸었다. 이후 이들은 역마다 승하차를 반복해 지하철 운행이 지연됐다.
권 대표는 "시민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면서 "대한민국은 OECD 10대 강국이라 하지만 장애인들은 아직도 지역에서 삶을 제대로 만들어가지 못하고 있는데 권리 예산이 확보될 때까지 계속 지하철을 타면서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 24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가 열리는 은행회관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과 짧은 면담을 가졌으나 추 장관이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고 주장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기획재정부 장관을 얼마전에 만났지만 60조원 부자감세는 된다고 하면서 장애인들의 권리에 대해서는 이 이야기 저 이야기 들어주면 나라 망한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저희가 지금까지 이렇게 34번 지하철을 타면서도 답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을 요구하면서 기획재정부가 이를 외면하지 말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기획재정부가 비용 문제로 장애인들의 기본적인 시민권을 보장하지 않는 것은 1939년부터 1941년까지 독일 나치가 사회체제와 재정부담을 이유로 30만명의 장애인을 학살한 한국판 T4 프로그램"이라면서 "기획재정부는 한국판 T4 프로그램을 멈춰줄 것을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이후 여의도역에서 9호선으로 갈아탄 뒤 국회의사당역에서 하차해 국회 정문 앞에서 마무리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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