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정 방식 따라 대주주 또는 소액주주에 유리
포스코인터, 국민연금 8.11%‧소액주주 27.57%
최근 동원그룹 합병비율 재산정 사례도 있어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가 합병을 추진하는 가운데 '합병 비율' 산정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비상장사인 포스코에너지에 대한 적정한 기업가치 산정, 주주들의 수긍 등에 실패할 경우 불공정 합병 논란이 벌어질 수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양사 간의 합병은 상장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비상장사인 포스코에너지를 흡수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를 위해 현재 기업가치 평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 [사진=뉴스핌DB] |
자본시장법 시행령에 따르면 상장사와 비상장사가 합병을 할때, 합병가액은 상장사의 경우 '기준시가' 또는 '자산가치'로,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평가해 가중산술평균한다. 상장사의 주가 기준 합병가액(기준시가)이 자산가치보다 낮으면 자산가치를 합병가액으로 선택할 수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순자산은 1분기 말 기준 약 3조9000억원이고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2조3750억원이다.
지분 구성을 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62.91%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민연금 8.11%, 소액주주 27.57%, 그외 기타 1.41% 등도 있다. 포스코에너지는 포스코홀딩스 89.0%, 자기주식 10.98% 등이다.
두 기업 모두 포스코홀딩스의 지분이 높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국민연금과 소액주주의 지분이 35% 가량 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합병가액으로 시가와 자산 둘중 어떤 것을 선택할 지에 따라 대주주(포스코홀딩스)와 국민연금, 소액주주의 이익이 갈린다.
또한 비상장사의 합병가액을 측정할 경우 '자산가치'는 객관적으로 구할 수 있지만 '수익가치'는 객관적으로 산정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사례로 동원그룹이 상장사인 동원산업과 비상장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 간 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원산업의 기업가치를 낮게, 동원엔터프라이즈의 기업가치를 높게 산정해 재산정한 경우도 있었다.
합병비율을 산정할 때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자산가치 대신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평가해 소액주주들의 손실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는 합병 비율을 당초 1대 3.8385530에서 1대 2.7023475로 변경했고 이를 위해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을 기준시가가 아닌 자산가치를 기준으로 해 종전 24만8961원에서 38만2140원으로 53.5% 상향 조정했다. 그만큼 동원산업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몫이 커졌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에너지의 합병 과정에서 이 같은 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yunyun@newspim.com